문자로 받은 정전 안내를 받고 1시간 정도면 끝날 거라며 여상히 생각했다.
집 뒤편이 변전실이라 개가 짖어 나가봤다.
서너 대의 한전 차량이 왔고 작업자 몇 분이 점검하는 듯했다.
개가 짖으면 일하는데 방해가 될 것 같아 시월이 옆에 있었다.
담 너머로 1번과 4번 하거나 2번과 4번이라는 작업자의 소리가 몇 번 들렸다.
그러고는 몇 분이 지났을까 펑 하며 터지는 소리와 검은 연기가 솟아올랐다.
뭔가 크게 잘못된 듯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책임자가 전화를 받고 난감한 듯 작은 소리로 대답하는 음성도 들렸다.
해결이 쉽지 않겠다는 느낌이 왔다.
그 후 4시간이 지나서야 긴급 발전기 차량이 와서 임시 전력을 공급해 주었다.
담 너머로 슬쩍 보니 설비를 실은 차량이 도착해서 크레인 작업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통째로 변전설비를 교체할 모양이다.
저녁이 되어서야 모든 작업이 끝나고 정상적인 전력이 공급되었다.
무더운 날씨에 냉장고 음식이 걱정되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했다.
사고가 나기 전으로 돌아가 좀 더 신중하게 확인하고 점검했더라면
시간과 수고와 설비 손실은 줄였을 것이다.
1번과 2번이 의심되었다면 재점검한 후 결정해도 늦지 않았을 텐데
스트레스나 조급함이나 더위가 작업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전문가로 매번 해왔던 일이고
의심 없이 실행한 결과가 결국 사고로 이어졌으니 할 말은 없겠다.
말씀에 수고하여 친히 손으로 일을 하며 모욕을 당한즉 축복하고
박해를 받은즉 참고 비방을 받은즉 권면하니 하였다.
세상일이니 아무래도 모욕과 비방은 피하기 힘들겠다.
또 수고하여 친히 손으로 일을 하며 모욕을 당한즉 축복하고 박해를 받은즉 참고[고전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