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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생태계, 세계를 지키다 ⑦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엔 무수한 동식물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공존한다. 새가 없으면 해충이, 최상위 포식자가 없으면 초식동물이 크게 늘어난다. 먹이사슬이 붕괴해 생태교란이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 인천시는 지속 가능한 지구환경을 만들어가자는 ‘탄소중립’을 정부 목표보다 5년 앞당겨 선언한 탄소중립 선도 도시다. <굿모닝인천>이 2023년 세계를 지키는 인천 생태계를 탐구한다. 일곱 번째 생태 탐험을 위해 7월 10일 국가지질공원 지정 4주년을 맞은 ‘백령·대청지질공원’ 땅을 밟았다.
▲ 백령도 두무진
# 10억 년을 흘러온 지질의 역사와 눈부신 풍광
바닷물에 젖어 여름 햇살을 반사하는 몽돌들, 10억여 년 동안 나이테로 층층이 쌓여 솟아오른 거암. 2019년 7월 10일, 정부는 서해 최북단 백령면(백령도)와 인근 섬 대청면(대청도, 소청도)을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했다. 10억 년을 흘러온 지질의 역사와 정신이 아찔할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한 인천의 섬이 국가의 공인을 받은 것이다.
백령도에선 두무진·용틀임바위·진촌리 현무암·콩돌해안·사곶해변이, 대청도에선 농여해변·미아해변·서풍받이·옥죽동 해안사구·검은낭이, 소청도에선 분바위와 월띠가 지질명소로 지정되기도 했다. 잔점박이물범과 괭이갈매기, 흰발농게, 대청부채, 저어새 등 동식물도 지질공원의 소중한 자원이다.
▲ 대청도 검은낭
■ 검은낭
해안 절벽과 갯바위가 검은색을 띠고 있어 ‘검은낭’이란 이름이 붙었다.
■ 콩돌해안
형형색색의 콩돌이 해변을 이루는 곳이다. 크고 단단한 규암이 파도와 바람에 깎여 작은 콩돌이 되기까지 아주 오랜 세월을 흘러왔다.
■ 용틀임바위
장촌포구 서쪽 해안에 있는, 용이 승천하는 듯한 모습을 한 바위다. 용틀임바위를 바라보며 우측 절벽으로 돌아가면 남포리습곡을 만난다.
■ 사곶해변
과거 비행기가 이착륙했던 천연 비행장으로, 1980년대 후반까지 군사 비행장으로 사용됐다. 규암 가루가 치밀하고 단단하게 쌓여 있어 자동차로 달려도 바퀴 자국이 나지 않는다.
▲ 백령도 콩돌해안
▲ 백령도 용틀임바위
▲ 백령도 사곶해변
■ 두무진
10억 년 전에 깊은 지하에서 쌓인 모래가 열과 압력에 의해 굳어져 사암이 되었다가 더 깊은 지하에서 고온·고압에 의해 변성된 규암으로 이루어진 바위이다. 단층 활동과 풍화작용으로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됐다.
■ 서풍받이
해발고도 100m의 거대한 규암 덩어리가 바다에서 직각으로 솟아오른 해안 절벽이다. 바닷바람이 너무 강해 서풍받이 절벽에는 식물들이 자라지 못한다. 다만 동쪽의 완만한 사면엔 다양한 식물이 분포한다.
■ 농여해변과 미아해변
하루 두 번, 바다가 들어왔다 나간 자리엔 거대한 모래섬이 드러난다. ‘풀등’이다. 바로 옆 미아해변 바위에는 10억 년 시간이 빚은 연흔漣痕이 선연하게 남아 있다.
▲ 대청도 서풍받이
▲ 대청도 농여미아해변
■ 옥죽동 해안사구
바닷물에 밀려온 모래가 쌓이고 쌓여 거대한 언덕을 이룬 지대이다. 바람에 실려 온 모래가 쌓인 언덕으로 사막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명소다.
■ 진촌리 현무암
진촌리에서 동쪽으로 1.3km 떨어진 해안에 분포한다. 검은 현무암에 노란 감람암 덩어리가 파고든 모습이 신비롭다. 감람암은 지표 아래 맨틀mantle을 구성하는 암석으로 지구별의 깊은 역사를 읽을 수 있다.
■ 분바위와 월띠
소청도 동쪽 해안을 따라가면 분칠을 한 것처럼 하얀 바위가 무리 진 거대한 분바위와 마주한다. 밤이면 하얀 띠를 두른 것 같아 ‘월띠’라고도 불린다. 석회암이 높은 압력을 받아 대리암으로 변한 것이다. 7억 년 전 만들어진 화석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는 지구 생성 초기 바다에 살던 남조류가 생명 활동을 하며 만든 부산물이 쌓여 형성된 연흔 화석이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화석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 대청도 옥죽동 해안사구
▲ 백령도 현무암
# 재인증을 넘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향하여
우리 시는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에 대해 현재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국가지질공원 재인증’ 절차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추진 중이다. 최근 환경부에 재인증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세계지질공원 신청을 위한 국내 후보지 선정 절차를 추진 중이다. 유네스코에 제출된 서류는 서면 평가와 현장 실사, 인증 심의를 거쳐 세계지질공원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 소청도 분바위
환경 칼럼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 인증 4주년 의미와 과제
노형래 환경 칼럼니스트
지구 생명 탄생의 비밀을 풀 마지막 열쇠가 숨겨져 있는 섬, 소청도.
움직이는 모래언덕과 10억 년 된 고목나무 바위가 버티고 있는 섬, 대청도.
10억 년 이상 우리 한반도를 지키고 있는 장군들이 모여 있는 섬, 백령도.
우리나라 서해 최북단에 자리한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가 2019년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지 4주년이 됐다.
▲ 백령도 잔점박이물범
인천시도 그동안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 활성화를 위해 지질공원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동시에 전문가 한 명을 채용해 운영 전반을 맡기고 있다.
3개 섬 주민들은 전문 교육을 받고 직접 지질공원 해설사로 나서 고향을 홍보하고 있다. 시는 2023년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 인증 4주년을 기념해 ‘인천 국가지질공원 지질·생태홍보기자단’을 양성하는 전문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는 이어 오는 7월 13일과 14일 양 일간 소청도에서 ‘인천 국가지질공원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초청 현장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특히 시는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기 위한 절차에 착수하며 큰 기대감을 품고 있다.
인천 국가지질공원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주민들이 주도하는 지오 트레일(지질여행), 지오 푸드, 지오 기프트, 지오 하우스 등 각종 프로그램 시행이 필요한 이유다.
백령도 두무진, 진촌리 하늬해변, 용틀임바위, 대청도 농여해변, 나이테바위, 소청도 분바위, 스트로마톨라이트 등 지질공원 명소에 해설사 배치, 부스 설치, 홍보판 및 덱 설치 등 거의 모든 사업이 시설 설치에 집중돼 있다.
서해 최북단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지질공원에 대한 시설 설치 등 제도 도입과 홍보 준비는 끝난 셈이다. 이들 3개 섬이 국가지질공원을 넘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으려면 주민들과 전문 기관이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
■ 노형래 / 글로벌에코투어연구소 대표, 해양문화교육협동조합 이사장, <바다 그리고 섬을 품다> 저자
원고출처 : 굿모닝인천 웹진 https://www.incheon.go.kr/goodmorning/index
글 김진국 굿모닝인천 편집장│사진 홍승훈 포토그래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