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떠오르는 신예 강자 최재영 3단(오른쪽)이 여자랭킹 1위 최정 9단에게 불계승을
거두고 16강에 올랐다. 16강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안국현 8단.
제23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24강전
최재영, 여자랭킹
1위 최정 꺾고 16강
프로기전은 참가 형태에 따라 크게
종합기전과 제한기전으로 나뉜다. 종합기전은 남녀노소를 구분짓지 않고 전체 기사에게 개방하는 기전이고, 제한기전은 신예기전, 여자기전, 시니어기전
등 출전 대상에 제한을 두는 기전이다. '바둑의 신'이라는 9단들이 참가하는 맥심커피배도 제한기전에 속한다.
기전의 다양화로 팬들의 흥미를 고취시켜 주는 면도 있고, 한편으로는 '실력차'를 감안한
것이기도 하다. 토너먼트 선수 시절이 지난 노승부사들에게는 세월무상이 느껴지고, 여자기사들은 젊고 강한 남자기사들의 높고 두꺼운 벽이 실감나는
것이 프로 바둑계의 현실이다.
▲ 조혜연ㆍ최영찬ㆍ강우혁을 꺾고 GS칼텍스배 본선 무대를 처음 밝은 최정
9단.
종합기전과 제한기전은 같은 1승이라도 여러 부분에서 그 가치를
다르게 평가한다. 랭킹점수나 승단점수, 우승시 부여하는 특별승단의 폭에서도 차이를 둔다.
종합기전 본선에서의 남녀대결은 간혹 열린다. 여자기사들의 본선 진출이 드물기 때문이다. 그 '드문 대국'을 1일 오후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3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최정(22) 9단과 최재영(21) 3단이 격돌했다. 최정은 국내 61명의 여자기사 중 독보적 강자. 여자랭킹 1위
자리를 50개월 연속으로 차지하고 있다.
▲ 최재영의 GS칼텍스배 본선은 이번이 두 번째. 처음이었던 지난해엔 바둑리그
킥스팀에서 활약한 덕분으로 후원사 추천시드로 합류한 바 있다.
이런
최정이지만 GS칼텍스배 본선은 처음이다. 8번째 도전에서 이뤘다. 1회전을 부전으로 통과한 후 조혜연 9단, 최영찬 2단, 강우혁 초단을 차례로
꺾었다. 국내파 여자기사로서는 김윤영(15기) 윤지희(16기) 박지연(22)에 이어 네 명째로 23기 전통의 GS칼텍스배 본선에 이름을
올렸다.
상대한 최재영은 입단 4년차로 들어선 신예. 2015년에 미래의 별
신예대항전 준우승을 차지하고, 2016년에 KB바둑리그 신인상을 받는 등 떠오르고 있다. GS칼텍스배 본선은 이번이 두 번째로, 처음이었던
지난해엔 바둑리그 킥스팀에서 활약한 덕분으로 후원사 추천시드로 합류한 바 있다.
▲ GS칼텍스배 본선 첫승을 향해 최정 9단이 국내파 여자기사로는 네 명째로 나섰으나
실패했다.
역대전적 1승1패에서 두 기사 간의 세 번째 대결로 치러졌다.
2015년 LG배 예선 1회전에선 최재영이 이겼고 2017년 LG배 예선 결승에선 최정이 이긴 바 있다. 랭킹은 최정 49위, 최재영
51위.
이번에도 해외파 루이나이웨이를 제외한 여자기사의 첫 16강은
좌절됐다. 187수 만에 최재영이 불계승했다. 때이르게 승부처로 도래한 좌변 첫 전투에서 점수를 올렸다. 형세가 크게 기운 결말. 그 장면부터
시종 주도했다.
"좌변 전투 이후엔 최정 선수가 거의 일방적으로 공격당하면서
끌려 다녔다"는 김영환 해설자와 "초반 좌변 처리가 생각보다 잘되어 꽤 좋다고 봤다"는 국후의 최재영.
▲ "입단 때 세웠던 목표를 향해 아직은 순항중이라 생각합니다. 바둑팬 여러분은 제가
누군지도 잘 모르실 텐데 이변을 많이 만들어서 이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최재영은 16강에서 안국현 8단을 만난다. 전기 대회에서 입단 7년 만에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디펜딩 챔피언이다.
안국현에게 1승 후 2패를 기록 중인 최재영은 "저한테 잘 맞는 선수는 아니고 감각이 좋아서 초반에 밀리지 않도록 해야겠다. 전투로 가면
조금이라도 승산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278명의 프로기사가
참가했던 예선에 이어 24강 본선토너먼트, 결승5번기로 우승자를 가리는 제23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의 상금은 우승 7000만원, 준우승
1500만원. 2일엔 홍성지-윤찬희의 24강전이 이어진다.
▲ 최재영 3단은 1월 12일부터 7연승을 이어갔다. 현재 JTBC 챌린지 매치 4강에
올라 있다.
▲ 좌변에서 꼬여 버린 실타래를 끝내 풀지 못한 최정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