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크리에이터/ 감독, 가렛 에드워즈/ 2023
너무나 감동적인 영화를 봤다. 영화 <크리에이터>다.
그동안 숱하게 봤던 SF 영화가 무한한 상상력에다 인간애를 가미한 작품이었다면 크리에이터는 거기에 철학적 담론까지 포함했다고 보면 되겠다.
흔히 말하는 공상과학영화는 어렸을 때 읽었던 무협지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이면서도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영화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ET를 시작으로 혹성탈출 시리즈와 아바타까지 아직도 기억에 남는 SF 영화가 많다.
혹성탈출에서는 원숭이가 인간보다 더 진화를 해서 훗날 인간이 원숭이의 지배를 받는다.
총을 들고 전쟁을 벌여 인간에게 이기기까지 하고 지금의 동물원 사자처럼 쇠창살에 인간을 가둬 놓고 구경을 한다.
나는 지금도 혹성탈출 시리즈 영화를 SF 고전이라고 생각하는데 인간이 지구의 지배자라는 거만함을 꾸짖기라도 하는 듯하다.
영화 크리에이터는 제목 그대로 인간이 개발한 AI 창조자를 말하고 있다.
내 누이가 어릴 때는 절구에 보리방아를 찧어서 밥을 했고 가마솥 걸린 아궁이에 불을 때야만 밥이 되었다.
호롱불 켜고 바느질을 했던 그 시절이 60년 만에 변해 로봇이 청소를 하고 버튼만 누르면 50층 집까지 엘베가 태워다 준다.
영화 크리에이터 배경은 현재로부터 50년 후다.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검색엔진으로 온갖 정보를 몇 초 만에 알 수 있는 세상도 천지개벽할 일이었는데 50년 후는 모든 군인이 AI다.
물론 청소부터 요양원 간호사까지 그들이 담당을 하고 있지만 인간이 시켜야만 했었는데 50년 후는 AI 로봇이 스스로 판단해 알아서 지구를 지킨다.
무심코 쓰는 AI는 무슨 뜻일까. 현재는 세계적인 고유명사가 된 AI는 artificial intelligence의 약자다. 말 그대로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은 날로 발달해서 이세돌과 바둑 대결을 승리한 알파고가 있고 작년에 나온 챗GPT가 있다.
챗GPT는 이미 가공할 만한 능력을 증명한 바로 미국의 로스쿨 시험과 의사면허시험(USMLE),
그리고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MBA 과정까지 쉽게(?) 합격했다고 한다.
빌 게이츠가 말하길 챗GPT와 같은 AI의 등장은 과거의 인터넷 발명만큼 세상을 바꿀 가장 중대한 사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는데
영화 크리에이터에 나오는 50년 후 인공지능 세상은 지금과 비할 바가 아니다.
이 영화에서는 사이보그, 휴머노이드,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형태의 로봇들이 인간과 함께 섞여서 산다.
겉으로 봐서 로봇이구나를 알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사람과 똑같이 생긴 AI를 보면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인공지능의 편리함을 맘껏 누리던 어느 날 미국 LA에 핵폭탄이 떨어져 그 지역이 초토화된다.
인간이 시키는 임무를 착실히 수행하던 AI가 공격을 한 것이다.
실은 인간의 잘못으로 인해 생긴 일이지만 인간은 모든 책임을 AI에게 떠넘기고 그들을 소탕할 계획을 세운다.
AI와 인간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세돌이 AI와 바둑을 둬서 판판이 깨진 것처럼 AI는 이미 인간의 지식을 넘어선지 오래다.
과연 인간은 AI를 물리치고 평화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아직 상영중인 영화라 스포 때문에 더 이상 설명을 못하지만 잠시도 한눈을 팔지 못하게 영화는 흥미진진하게 흐른다.
영화 부제를 <인간적인가, 인간의 적인가>로 붙인 것처럼 인간과 평화롭게 공존하던 AI는 인간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선한 쪽을 지향한다.
선이든 악이든 인간이 시키는 것만 하던 기계가 인간보다 더 진화를 해서 오히려 인간의 잔혹함을 깨우쳐주고 있는 셈이다.
서구 영화가 언제나 그랬듯이 이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동양을 2류로 보는 시각도 여전하다.
왜 미국을 공격하는 주체는 본토 세력이 아니라 동양이어야만 하는가.
영화에서 지구를 멸망시키기 위해 미국을 공격한 로봇도 동양에 본거지를 둔 악의 세력이다.
어쩌면 끝까지 인간을 배신하지 않는 것이 기계다. 사람처럼 생긴 어린이 인공지능이 되레 인간을 걱정하면서 묻는다.
"천국이 있을까요?" AI의 물음에 인간이 대답한다.
기계는 사람이 아니기에 가지 못하는 천국이지만 인간은 나쁜 짓을 너무 많이 해서 못 갈 것이라고 시인한다.
볼거리가 많아 눈도 화려하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가슴이 먹먹해지는 좋은 영화다.
첫댓글
인간과 AI 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살지 않는 나를 다행이라 생각해야
할까요. 무한 상상으로 머리를
굴려봐도 내 지능의 한계는 거기까지만 ㅎ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드는 글 입니다.
SF 영화라면 줄서서 보러다녔는데
이젠 조금씩 시들해지는 걸 보면
상상의 한계점에 도달했나뵴 ㅎ
그래도 이 영화는 꼭 보겠어요 ~^^♡
저도 스마트폰을 예전 피쳐폰으로 여기며 쓸 만큼 기계치랍니다.
이 영화의 상상력이 놀라워서 보시면 후회 안 할 겁니다.
인간애, 종교, 가족사랑, 인과응보, 새옹지마까지 모든 것이 들어가 있는 종합세트 영화더군요.
카페에서 이 영화 번개를 치고 싶을 만큼 흥미롭게 봤습니다.
저는 아무 영화나 추천 안 한답니다.ㅎ
@유현덕
내 머리를 혹은 가슴을
감동시키지 않는다면
유 현덕님 머리나 가슴을
의심 할거임~~ㅋㅋ
한글날 띠어쓰기 엄청 신경 쓰입니다
@유현덕
이 댓글을 보니
사뭇 궁금해집니다
꼭 봐야겠어요
@보쳉
ㅎㅎ 맞아요
한글 날이라 띄어 쓰기 엄청 신경 쓰인데
하필 징하게 긴 댓글을
필요한 글이죵?
ㅎㅎ
후후
이래서 우리 한글이 예술이에요
인간적인가!
인간의 적인가!
그 뜻은 명료하게 다르죠 ㆍ
크리에이터는 보지 못했지만
우연히 돌린 티비 채널에서
아담 멕케이?
감독 이름이 정확한지 긴가민가
돈 룩 업ㅡ을
몰입하며 봤는데
내용인즉은
지구를 멸망 시킨 혜성이 날아오지만
하늘을 보지 말라(돈 룩 업)는 캠페인을
정부며 언론이며
서로 자기 이권다툼에 빠져 있는
절박한 상황을 그린 영화였죠
혹성탈출ㆍ돈 룩 업ㆍ크리에이터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세지는 같다고 봐요
경각심ㆍ
그래도
한가지 다행인 것은
이들은 털이 없고
가슴도 없어서
사랑도
노을 장사도
할 수가 없잖아요 ㅎㅎ
일테면
눈부신 동쪽 하늘
노을 한자락 잘라
마누라 월남치마 만들어 주고 싶다는
잘 읽었습니다 ㆍ
한글이 예술이라는 윤슬님의 말에 공감합니다.
이렇게 멋진 한글을 깨우쳐서 이런 댓글도 주고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요.
이 영화에는 AI가 진화를 해서 인간과 똑같이 하려고 애를 씁니다.
노을 장사는 못하겠지만 월남치마의 화학적 성분 분석은 우리보다 훨씬 잘 압니다.
영화 돈 룩 업을 보셨다니 윤슬님이 저와 취향이 비슷하네요.
하여, 블랙 코미디를 소화하는 전두엽 역할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행여 서울 오시거든 저와 영화를 보러 가심은 어떨런지,,ㅎ
아! 세상은 점점 발전되어 가건만
이넘 지존이는 여직도 산속에서 벋어나지 못하고 조선시대를 살아가니
AI 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나만이 뒤로 가고있다는
세상 변화에 전부 따라가려고 하지 마시고
적당히 꼭 필요한 것만 취해도 사는 데는 문제 없을 겁니다.
스마트폰으로 이 댓글 쓰는 것으로 형은 충분히 시대와 잘 어울리고 있는 거네요.ㅎ
좋은 영화 관람하셨습니다.
영화평이 너무 좋아 영화를 안봐도 만족합니다.
그렇지요...
인간의 적인가?..인간적인가...
인간이 하기에 따라 AI로봇 가는길은 정해지는데
워낙 사악해 천국에도 못가는 인간이니 AI로봇 앞길도 험난하도다..뭐 이런 뜻이겠죠?..ㅎ
그나저나
미국의 시각은 그런거 같습니다.
지2,지3,지4가 동양권이고..이미 일본에게 한번 당한 바도 있었고
그러니 미래의 위험은 아시아라 생각할 겁니다
네, 오늘 오후에 보고 온 따끈한 영화네요.
가을이오면님이 이 영화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셨습니다.
맞춤법, 독해력 A+ 드립니다.
이 영화가 SF이면서도 굉장한 인문학적 고찰을 요구합니다.
뭐든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선을 넘을 때 사단이 나지요.
핵폭탄이 터지든 기후변화로 극한 날씨가 도래하든 지구가 멸망할 일은 없습니다.
어떤 환경에도 지구는 그대로 있을 것이고 오직 인간이 지구에서 사라질 뿐이겠지요.
행간까지 읽어내는 가을님의 독해력에 박수 보냅니다.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최근 챗gpt의 활약을 보면서 각국이 AI 개발을 자제하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답니다.
핵무기의 위력을 알고 나서 스스로 핵억제 조약을 맺은 것처럼 말이죠.
어떤 영화든 제 방식대로 감상하고 해석을 합니다.
물론 원본의 의미를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말이지요.
반지름님께서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셨다니 다행입니다.ㅎ
챗 gpt ㅎㅎ 독후감으로 빼 놓고 직접 수기로 쓴 것과 비교 해보니 문장면에선 챗이 훨 우수하단걸 ㅎㅎ 수기로 쓴 것은 감상만 쬐끔 빼면 별게 없는, 정말 서구 사회 시인 방송작가 배우들이 Al 때문에 못해먹겠다고 파업한다는 뉴스 들었을 때 알 수 없는 위기감 느꼈어요 현덕님 글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는 병원에서도 AI가 진찰을 하고 수술도 한다는군요.
챗GPT보다 더 똑똑한 놈들이 이 영화에 엄청 많이 나옵니다.
아마도 지금의 반려동물처럼 로봇과 한집에서 사는 현실은 올거라고 보네요.
동물병원처럼 나중 AI 수리하는 전용병원이 생길지 누가 알겠습니까?ㅎ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로 감동적인 영화라 하시니 이 영화 꼭 한 번 봐야 겠습니다. ^^~
수피님,
아무리 좋은 영화도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으니 책임은 못 집니다. ㅋ
다만 이 영화는 꼭 극장에서 봐야 제대로 단물을 뽑을 수 있는 영화라고 할까요?
현란한 눈요기 또한 극장 스크린에 최적화된 영화입니다.ㅎ
와우
이런글을 삶의 이야기방 에서 볼수 있다니요
흥미진진 하네요
소리만 듣고도 모든 서비스를 제공 하는
요즘은 그야말로 AI 천국 이라해도 과언은 아닐거에요
혹성탈출을 보고 며칠은 잠을 설쳤던 기억들
크리에이터 같은 좋은 영화 꼭 봐야겠습니다
고전이라 평 하시니 더욱요^^
아! 리즈향님이 혹성탈출 팬이셨구나.
저도 시리즈 나올 때마다 챙겨 봤는데 갈수록 진화하는 원숭이들의 문화 수준이 흥미로웠습니다.
어쩌면 크리에이터가 SF영화의 분기점이 되어 새로운 고전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삶방이 좋은 점은 이런 글 읽어주는 리즈님 같은 독자가 있다는 거 아닐까요.ㅎ
SF, 공상 과학 영화 ~
상상력과 예측할 수 없는 소재들이 흥미롭고 몰입하게 하지요. 좋아하는 장르예요.
온유님이 공상과학영화 팬이시나 보군요.
저도 어릴 적 무협지에서 출발한 호기심이 SF영화 애호가로 진화를 했습니다.
이 영화에도 기발한 상상력은 물론이고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가 흥미롭게 펼쳐지네요.ㅎ
올려주신 정보 덕분에
영화관에 와서
즐겁게 관람 시청하겠습니다~
일찍 시작해서 그런지..
관람객은 저 한사람입니다 ㅎ
영화가 곧 시작하네요 ^^
즐건 하루 되세요.
이루소님이 바로 실행에 옮기셨군요.
이 영화가 생각보다 알려지지 않아 관객이 많이 들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인문학계와 과학계의 여러 셀럽들이 찬사를 보내는 데는 이유가 있답니다.
보시고 나면 이 가을이 더욱 풍성해질 겁니다.
이루소라는 닉도 눈에 착 달라붙네요.ㅎ
@유현덕
덕분에 즐겁게 시청하였습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크리에이터 ~
캬 ! 멋찐영화 해설도 짱 !
꼭 보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