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한 만두에 담긴 사랑 / 이헌 조미경
추운 겨울이면 생각나는 따끈한 음식 중에서 직접 손으로 빚은 만두는 고향의 맛이고
추억이 깃든 음식이다. 매콤한 김장김치를 송송 썰어서 각종 야채와 돼지 고기를 넣어서 별미를 만들어 주신
엄마가 몹시 그리운 날이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사연을 들으니 예전 만두를 빚으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던 시절의 추억에 빠지게 한다. 가슴으로 낳아 정성껏 키우고, 지금 까지도 물가에 내놓은 어린애 같은 심정으로
늘 잔소리를 빼놓지 않으시는 고모님과 하늘에 계신 엄마가 그리운 날이면 먹고 싶은 음식이 만두다.
겨울이면 김장 김치를 잘게 채 썰고, 두부와 돼지고기 갈은것과 숙주나물 당면을 넣어
맛깔난 김치 만두를 만들어 주실때, 나는 마트에 가서 만두피를 사고 필요한 재료를 사는 등
심부름을 도맡아 했다. 결혼 후 지금 까지도 난 고모의 음식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늘 고향처럼 정겨운 고모의 음식 솜씨가 그리울 때가 많다.
지금도 가족 행사에서 만나면 음식 강연을 하시는데, 사실 난 살림에 취미가 없어서
새로운 것을 배우기 보다는 늘 하던 것만 해서 먹고 사는 편이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어린시절 고모가 해 주시던 음식이 너무나 그립기만 하다.
결혼 전 휴가철이면 고향집에 다니러 가면 엄마는, 온 가족이 먹을 만두를 빚을 준비를 하셨다.
엄마는 만두피를 만드시고 나는 만두소를 만들었다.
만두 만드는 법을 고모에게 배운 나는 당면을 삶고 두부를 의깨고, 돼지고기를 잘께 썰고
마늘과 각종 야채를 다져서 큰 통에 담아 두고 양념을 했다. 마루에 커다란 상을 놓고 만두를 빚을때면
집안일, 특히 부엌에서 직접 요리를 하시지 않으시던 아버지도 상 앞에 앉으셔서
투박한 손으로 만두를 빚으셨다. 검은 가마솥에서는 뜨거운 수증기가 피어나고
삼베보자기를 깔고 찐 만두를 먹으면 그 어느때 보다 행복 했던 우리 가족의 모습이
슬라이드 사진처럼 스친다. 엄마가 얇게 민 밀가루 반죽을 주전자 투껑을 꾹꾹 눌러서 그속에 만두소를
잔뜩 집어 넣어서 만두를 빚었다. 할머니는 얌전하게 만두를 빚어야 한다고 말씀을 하시고
이렇게 빚은 만두는 온 동네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정작 우리들이 먹으려 하면 이웃에게 나누어 주고 없어서 못 먹었던 추억이 새록새록 하다.
오늘도 왠지 그날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먹었던 따끈한 만두가 그립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찜통에 직접 빚은 만두를 쪄서 그 자리에서 먹으면, 겨울의 별미 중에 별미였는데
지금은 바쁘다는 핑계로 만두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예전 엄마처럼 고모처럼 가족들을 위해서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들고
사랑을 선물 하고 싶은데 늘 마음 뿐이다.
장조림이며 각종 찌개 종류도 그리고 새콤달콤한 회무침까지
늘 배우지만 따라갈 수 없는 솜씨...
늘 만나면 요리 강습을 받지만 그 맛을 흉내 낼 수 없다.
그리운 나의 엄마 나의 고향의 맛 고모의 음식이 그립다.
흉내 내고 싶지만 잘 안 되는 그 맛이 오늘따라 그리운 것은 세월 탓인가 보다.
사람은 죽을때까지 배우고 또 배워도 배워야 할 게 많다고 하는데
그말이 맞는 것 같다. 음식도 계속 배워서 가족들에게 맛있는 식탁을 선물해야 하는데
마음 뿐이다. 언제쯤 차분하게 집안에 앉아서 살림을 할 지 모르겠다.
남들은 이제와서 새로운 것을 배우느냐 말하지만, 못하는것과 하지 않는 것은 다르기 때문에
평생 배워도 모자랄 음식 만들기 조금씩 천천히 배워야 겠다.
첫댓글
이제는 많이 늘었겠지요
김치도 잘 담그지요
만두는 좀 힘들 겠지요
잠이 어디로 갔나
이제는 살림이 많이 늘으셨군요
저는 점점 살림이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