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활 속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에
"아직 미정입니다", "미리 예고해주세요", "여러분들" 따위가 있습니다.
모두 겹치는 말인데요.
이런 겹치는 말을 첩어, 군더더기 말이라고도 합니다.
대부분 자주 사용하고 있어 틀린 줄 모르고 쓰게 된다는 특징이 있지요.
KBS 아나운서를 역임하고 현재 방통위 방송언어특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성곤 위원은
"'예고'의 '예(豫)' 자가 '미리'라는 뜻이므로 '미리 예고해주세요'는 겹쳐 쓰는 말이다"라며
"'미정'의 '미'자 역시 아닐 '미(未)'자로서 아직 정하지 못했다는 의미이므로
'아직 미정입니다' 또한 겹쳐서 쓴 틀린 표현이다"고 지적합니다.
강 위원은 올바른 표현으로
'예고해주세요', '미리 알려주세요', '아직 정하지 않았어요', '미정입니다'를 제시했습니다.
강 위원은 이어
'여러분들'에 대해서도 "영어는 뒤에 복수형 표현이 붙는데 이것이 우리말에도 들어와
약간의 복수적 의미만 있어도 '~들'을 붙인다"며
"우리말은 숫자에 엄격하지 않고 '여러분'은 이미 '여러'에 복수의 의미가 있으며 하나의 단어다"고 강조합니다.
강 위원에 따르면 색깔을 나타내는 말도 겹쳐 쓰는 표현이 많이 유의해야 합니다.
'검정색'이라는 말 역시 겹치는 말인데요. '검정'이라는 말 자체에 색깔의 개념이 들어있기 때문이지요.
'검정색'은 '검정'으로만 써야 하며 '색'이라는 단어를 넣으려면 '검은색'으로 쓰면 됩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색깔도 '빨강색'이 아닌 '빨강'과 '빨간색'으로 써야 하는 게지요.
강 위원은 또 '머리가 하얗게 세다', '푸른 창공', '오래된 숙원', '버스를 탄 승객' 등의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모두 겹치는 표현을 쓴 잘못된 말이므로
'머리가 세다', '창공', '숙원', '버스 승객'이 맞는 표현이라고 지적합니다.
다만 '처갓집', '외갓집', '가정집', '박수를 치다' 등의 표현은
오랫동안 사용해 굳어진 말이라 겹치는 말로 보지 않는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강 위원은 마지막으로 말을 겹쳐 쓰게 되는 이유에 대해
"자기 뜻을 강조하고자 할 때나 과장하고 싶을 때 쓰는 경향이 있다"며
"군더더기를 빼면 말이나 문장이 산뜻해지기 때문에 이에 재미를 느끼며 적극 시도할 필요가 있다"
고 자기 의견을 전했습니다.
익은 말에 '곶감 접말 한다'는 게 있습니다.
했던 말 또 하고 다시 또 할 경우에 사용하는데
기왕이면 하고 싶은 말을 깔끔하게 하면 좋지 않을까요.
잦은 외래어 사용이나 줄임말 사용을 줄여가며
군더더기 없는 우리말 사용에 힘쓰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