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곳에서 10분 거리에는 경의선 기차역인 가좌역이 있다. 이 역을 거쳐 문산, 임진강, 도라산역 으로 이어져 있는데 이보다 한참 후에 생긴 자유로는 일산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잘 어울려서 이젠 외국의 한 도시처럼 변하였어도 경의선만큼은 아주 조용히 자기 모습대로 있기를 고집 하며 버티고 있다.
가좌역에 들어서니 나무로 된 긴 의자며, 거기에 앉아 있는 아낙이며, 애기를 업고 있는 새댁, 뾰족구두를 신고 멋을 낸 아가씨며, 모두가 대합실 분위기 탓인지 마치 어느 시골 간이역의 정겨운 모습을 자아낸다. 어쩌면 시골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가기위해서 기다리고 있는 그 모습이다.
시속 300km/h 까지 뽐내며 도착과 출발을 알리는 방송이 흘러나오고 무엇에 쫓기는 망아지처럼 말없이 바쁘게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의 틈 사이에 간혹 노숙자와 눈을 마주 쳐야 하는 서울역과는 아주 대조 적이다.
대합실에는 한 시간 간격으로 다니는 기차를 기다리느라 모두가 한적한 모습 인데 좀 성미가 급해 보이는 한 남자가 양미간을 찌푸리며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빤히 보더니 투덜거린다.
“이놈에 기차가 또 연착이군! 10분이 지났는데도 올 생각을 안 해”
나도 모르게 내 차표를 들여다보다 웃으며 아직 시간이 남았다고 표를 내밀며 그 양반 표와 비교를 하니 시간이 재 각각 이다. 저만지 서있는 역무원에게 물어 보았더니 당연한 듯이 이표는 자유권 이니까 신경 쓰지 말고 시간표대로 운행 한단다.
기차가 오기는 왔다. 차내 풍경도 조금은 낯설다. 전차나 전철처럼 가로 길게 늘어진 의자가 있는가 했더니, 기차처럼 앞을 보고 두 사람씩 안거나 반대편으로 앉는 의자도 놓여 있다. 간이역을 설 때 마다 전철처럼 두 조각문이 옆으로 열였다가 닫친다. 옆에 서 있던 이뿐 아가씨가 부스럭대더니 귀에 휴대폰을 갖다대고 조잘 되는 소리가 없었더라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있다는 착각에 잠길 뻔 했다.
창밖을 내다보니 번잡한 도시 풍경은 보이지 않고 들판에서 쫓아온 찬 공기가 몸속을 스며드니 영락없는 어느 시골의 기차 길이다. 임진강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린다. 나도 내렸더니 아니나 다를까! 장단콩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풍악도 울리고, 미2사단 군악대가 신나게 연주도 하고, 도리깨 콩타작 하는 모습을 재연하기도 하며 큰 축제 판이 벌어져 있다.
제10회 파주장단콩 축제 속에 빠져 들면서 처음으로 놀란 것은 DMZ 곤충관에서 잘 보존된 청청 자연환경을 본 것이다. 내 눈을 의심해야 하나, 우리나라에 이런 아름다운 나비며, 건강한 곤충들이 살고 있다는 점이 표본을 보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우리나라 자연의 아름다움과 정말 잘 보존된 자연이 있다는게 놀라왔다.
예로부터 임금님께 진상하던 이천의 쌀, 금산의 인삼, 그리고 파주의 장단콩 이란다. 각 마당을 돌면서 시식이라는 핑계로 이것저것 맛보는 재미도 좋아서 굳이 점심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없다.
되돌아오는 길도 임진강역이 시발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차 오길 기다린다. 모두들 콩이며 많은 것 들이 손에 들고 지고 있다. 그러고 보니 내가 들고 있는 것들도 만만치 않다. 대책 없이 나선대다 검은 비닐봉지에 가지 수가 여럿이니 거추장스럽다.
내가 탄 기차는 한역씩 거치면서 점점 집에 가까워진다. 갑자기 아내 얼굴이 떠오른다. 내 돈 쓰고 물건 건네주고도 핀잔 받을 내신세가 가련해 진다. 오!!!오!!!! 통제라, 그러나 어찌 하겠는가 코를 막는다면 숨이 막히니 불가능 하다 하겠으나 귀는 막았다고 어려움이 있겠는가???? !!!! .....잠시 귀를 막으면 무슨 일이 있을 라고, 그래도 쉴 곳은 내 집 뿐이렸다.??
집에 와서 찻잔에 바쳐온 따끈한 커피 한잔, 그 향에 취해 앉아 있는 내 주변에는 벌써 어두움이 깊어있네. 보아 하니 이번 가을도 하늘이 맑더니만 끝자락에 걸쳤구나!! 이제 추운 겨울이 오겠지!!
그러나 저러나 오늘 하루 구경 한번 잘했네 그려..........................................
하, 하, 하,............
첫댓글 시골의 구수한 된장국 같은 맛 나는 글이 항상 좋다. 그동안 잘 지냈는가? 다음 또 만나세....
"간이역"운치에 한참 빠져있었는데, 나중에는 마누라한테 핀찬받을 걱정으로 끝이났네. 아무튼 잘 읽었고, 그림이 나오지 않는데, [file:///C:/DOCUME~1/master/LOCALS~1/Temp/UNI3da7.gif]이런 파일은 자네의 컴속에만 있어서 자네만 보이지 다른사람한테는 보이지 않는다네. 우리카페 자료실에 올려서 주소를 하나 받은후에 그 주소를 사용하여 올리면 되지. 그림이 궁금하네.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면 한번 강의 하도록 하지.
"건일"이 좋은곳에 살고 있구나.... "운치"있는 간이역 시장만 돌아 다녀도.... 사람 사는 냄새를 느끼겠구만.. 구수한 맞갈스러운 글 잘 보았다. 송설 "Korea" 화이팅구다 !!
건일아! 좋은 구경했네, 2년전인가 대구에서 ktx를타고 서울역에서 완행열차를 타고 임진각 도라산를 가서 통일 전망대까지 감명깊게 갔다왔는데 자네 글을 보니 눈에 선하고나. 정말 자네는 지리산이고 뭐고 좋으데 많이 다니는구먼 부럽다. 건강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