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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장 구환유령검법(九?幽靈劒法) - 2
- 무음무형무세의 검법은 사패천을 유린하고.
흑사월의 교주인 천사월 유금종에게 있어 신이란 저주의 대상이었
다. 유금종의 나이 오세가 되었을 때, 그의 어미는 흑교라는 종교
단체에 빠져서 맹신도가 되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아가던 그였지만,
이 일로 전혀 새로운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고, 그의 집안인 사천성
유씨 집안은 그날부터 불행이란 무엇인가를 착실하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근교에서 가장 예쁘다는 그의 어미는 집안의 재산을 흑교에 마구
헌납하는 것도 모자라 흑교의 교주와 놀아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집안은 가파르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결국 부정함이 들키면서 그의 어미는 집안에서 쫓겨났지만, 그녀
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곧 신의 저주가 있을 것이란 험
담을 하면서 집을 나갔다. 그런데 그녀가 사라지고 채 한달도 되지
않아 언제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르게 그의 아비와 조부모는 시체
가 되었었다.
그리고 그녀는 너무도 당당하게 다시 집안으로 돌아왔다. 바로 유
금종의 어미이자 집안의 최고 어른으로.
그 후 그녀는 유씨 집안의 전 재산을 흑교에 바치고 유금종은 교
주의 제자가 되었다.
유금종의 나이 십 오세가 되어서야 그는 자신의 스승이 아비와 조
부모를 살해했고, 자신의 어미가 그것을 사주하고 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유금종은 더욱 더 자신의 스승을 극진히
모셨다. 친자식이라도 그렇게는 못했으리라.
그렇게 되자 유금종을 경계하던 그의 스승도 점차 그에 대핸 경계
가 무디어 졌고, 그는 흑교의 중요 위치에 올라 스승의 무공을 몰래
흠쳐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나이 이십 오세가 되어 스승
의 모든 것을 물러 받은 날, 유금종은 자신의 스승과 어미를 기습
해서 생포한 후 열흘에 걸쳐 손가락과 발가락을 잘라가며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여 버렸다. 뿐만 아니라 교주의 칠십이명이나 되는
자식들을 그 앞에서 한 명씩 전부 죽여 버림으로서 복수의 끝을 보았
다. 그는 이후 흑교를 흑사월이라 고치고 스스로 신이 되었다.
유금종은 심심했다. 벌써 이 천금마옥에 들어 온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 그도 잘 모른다. 시간을 세다가 포기한지도 오래
전이었다. 그러나 진수성찬에 손만 뻗으면 마주 가효가 즐비했던
흑사월의 시절이 항상 그립고 또 그리웠다.
심혼연 앞에서 누구인지 이름도 모르는 애송이가 나오길 기다리며
망이나 보는 신세가 되고 보니 참으로 인생이 서글펐다. 언제나
자신의 의지대로 살던 사람이 타인에게 자신의 운명을 건다는 것은
쉽게 적응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유금종은 온 몸이 근질거렸다.
겨우 하체의 중요한 곳만 가린 천 조각과 허리에 달랑거리는 검이
거추장스럽기만 했다. 확 짜증이 치미는 것을 참고 심혼연을 지켜
보던 유금종의 눈이 조금씩 커져 갔다.
“어....... 어!”
천천히 심혼연을 걸어 나오는 그림자는 분명히 사람이었다.
마치 허공을 밟듯이 미끄러져 나오는 것이 결코 만만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물론 유금종이 놀랄 정도는 아니었다. 형색으로 보아 맹
호림이 말한 그 애송이가 틀림없어 보였다. 하긴 그 애송이가 아니
면 천금마옥에 자신이 모르는 인간이 존재 할 리가 없었다.
유금종의 얼굴에 아주 흐뭇한 미소가 어렸다. 새로운 인간에 대한
호기심과 고기에 대한 갈증으로 그의 입에 침이 고였다. 또한 무
엇인가 심심함에 대한 갈증도 한꺼번에 풀릴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유금종은 기쁜 마음을 속으로 숨기고 어기적거리며 걸어갔다. 아
주 최대한 인자하고 착하며 유약한 모습으로 가장을 한 채.
그 모습은 혹시라도 자신의 사냥감이 자신을 보고 무서움에 도망
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가득한 그런 표정이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애시 당초 필요 없는 고민이었다.
심혼연 앞에 나타난 애송이는 검을 바닥에 늘어트리고, 오히려 자
신을 기다리는 듯 하지 않은가?
‘저 놈이 미쳤거나, 아직 우리가 누구인지 모르는 모양이구나? 하
긴 저 애송이가 태어날 때 우린 이 안에 있었을 테니.’
나름대로 결론을 내린 유금종이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애송이와
삼장 거리까지 좁혀 갔을 때였다.
“늙은이 검을 뽑아라! 반항도 못하고 죽으면 내가 너무 심심하잖
아!”
설마 잘못 들었겠지? 유금종은 말문이 막혔다. 하도 오랜만에 들
어보는 외지 사람의 말인데다가 그가 흑사월의 교주가 된 후 처음
들어보는 막 말이었다. 아니 후배에게 저런 말을 들으리라고는 전
혀 상상도 안 했던 유금종이고 보니 처음에는 자신이 잘못 들었겠
지 싶었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의 첫 만남이라면, 우선적으로 서로 통성명을
하거나 상대가 적인지 아군인지 서로 조심스럽게 상대를 살펴보는
것이 먼저가 아닌가? 그런데 이게 무슨 무지막지한 말이란 말인가?
자신은 사천 사람이고, 애송이의 말투로 보아서는 화북 지방의 말
투였다. 그래서 혹시 자신이 잘 못 알아들은 것 아닌가? 하고 의
심도 해 보았다. 그러나 상대의 말은 잘 못 알아듣기엔 너무 명확했다.
아주 조금씩 화가 나더니 잠사 후에는 도무지 스스로 주체하기가
어려웠다. 화를 폭발하려던 유금종은 다시 주춤했다.
생각해보니 상대가 자신을 알아 볼 리 없었다. 결국 모르고 한 말
이니 큰 죄는 아니다. 이제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나면 저 애송이의
얼굴이 어떻게 망가질까? 생각해보니 그것도 재미있었다.
“이 애송이야! 넌 내가 누구인줄이나 아느냐?”
사공운의 입가에 냉소가 어렸다.
“네가 멍청이 유금종인줄 내가 어찌 알겠느냐?”
“하하핫, 그렇지 네가 날 어찌 알겠느냐? 하지만 애송이 잘 들어
라 내가 바로.......”
그러면 그렇지 하고 기고만장이던 유금종은 갑자기 하던 말을 멈
추었다. 무엇인가 이상했다.
“에 그러니까, 에에.......”
한 동안 헷갈리던 유금종은 자신이 상대에게 농락당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그 순간 잠시 망연했던 그의 가슴을 차고 오르는
것은 분노였다.
“이, 찢어 죽여서 개가 먹을 애송이 새끼야! 네 놈이 감히 어른을
가지고 놀아! 이거나 쳐 먹고 뒈져라!”
고함과 함께 천사월 유금종의 몸은 삼장의 거리를 한 걸음에 단축
하면서 자신의 검으로 나타난 애송이의 입을 찍어 갔다. 혹시 잘못
찌르면 입을 놀리지 못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알아야 될 것과
바깥세상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을지 모른다. 그래서 유금종은 사공
운, 아니 이제 단엽으로 새롭게 태어나리라 마음을 다진 그의 입
한쪽을 찍어 간 것이다. 이빨 대여섯 개를 분질러 자신에게 함부로
말한 것을 후회스럽게 만들려는 술책이었다.
발검술이란 단순히 검을 쾌속하게 뽑는 것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
니었다. 검을 얼마나 빠르게 뽑아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상대를 공
격하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또한 형(形)이 집약되고 마음(心)
이 실려야 하며, 유와 강이 함께 어울려야 하고, 기백이 있어야 제
위력을 가질 수 있다. 빠르고 약하다면 이 또한 상대에게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한다.
마음이 일면 의(意)를 쫒아 검이 형(形)을 이룬다.
발검술의 가장 근본을 이루는 요결이었으며, 가장 도달하기 어려
운 경지를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금종의 검은 이미 그 단계에
들어서고 있었으며, 지금 유금종의 발 검술은 그 모든 것을 다 충
족하고 있었다. 또한 발 검술을 받쳐주는 신법도 능히 십대 사마로
서 부끄럽지 않았다.
단 한걸음에 삼장의 거리를 좁히는 신법은 능히 축지성촌의 묘가
잘 살아 있었고, 찔러오는 검은 허리에서부터 단엽의 입까지 직선
이었다.
‘이놈, 이제 넌 죽었다.’ 라고 생각했던 유금종의 눈이 갑작스럽게
접시만 해졌다.
자신의 복부를 향해 찔러오는 사공운의 검을 본 것이다. 한데 기
척이 없다. 그리고 빠르다. 같은 발 검술인데 자신의 그것보다 분
명히 반수가 빨랐고, 저렇게 빠른 검이 어떻게 무음무영이란 말인가
? 더군다나 언제 검을 뽑아서 언제 찔러왔는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
의문은 있었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우선 급한 것이 있었다. 찔러가
던 유금종의 검이 아래로 호선을 그리며 단엽의 검을 쳐 나갔고,
그의 몸은 급격하게 왼쪽으로 기울었다. 막으면서 피한다는 방어의
가장 기본적인 수칙에 따른 동작이었다.
한데 찔러오던 답엽의 유령신검은 갑자기 멈칫하였다. 아니 분명
히 허공에 멈추었다. 아주 잠깐이지만, 그러자 방어해 가던 유금종의
검은 아슬아슬하게 단엽의 검 끝을 스치고 지나갔으며, 단엽의
유령신검은 발 검술인 유령의(幽靈意)에서 구환유령검법의 제 이식
인 유령탄(幽靈?)으로 변환하였다.
마치 누군가가 튕겨낸 것처럼 급작스런 속도로 찔러오는 유령탄의
초식을 본 유금종은 다 급했다.
전 힘을 다해 뒤로 몸을 빼면서 바닥을 굴렀다. 남들은 이것을 뇌
려타곤이라고 부르지만, 유금종의 생각은 달랐다.
게으른 당나귀는 절대로 지금의 자신처럼 빠를 수 없을 테니까?
과히 전광석화처럼 몸을 피한 유금종은 젖 먹던 힘까지 전부 뽑아
서 몸을 일으키고 뒤로 돌면서 흑월쾌영검법(黑月快影劍法)의 최고
방어초식인 유금만종(遊禽滿倧)을 펼쳤다.
유금만종의 뜻이 무엇인가? 신인이 짐승들과 논다. 라는 뜻과 만
이란 가득 차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으니, 즉 신인과 짐승이 가득
앞을 가리고 논다. 라는 뜻이 된다. 물론 그 노는 동작은 시전 하는
자의 앞을 가리고 상대의 공격을 방해하는 동작이 될 것이다.
마치 춤을 추듯이 검을 휘두르던 유금종은 갑자기 동작을 멈추었
다. 그리고 몇 장 밖에서 자신을 차가운 눈으로 지켜보는 애송이를
보고 그만 부끄러움과 얼굴 팔림을 동시에 느끼고 말았다.
상대는 공격할 생각도 안했는데 혼자서 오도 방정을 다 떤 셈이니
다 늙어서 이 무슨 주책인가? 그리고 얼마나 비웃고 있을까?
부끄러움은 수치를 낳고, 수치는 필수적으로 울화를 탄생시킨다.
그리고 그 울화를 풀 상대란 처음 부끄러움을 느끼게 만든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자신의 처지를 정당화해야 한다. 어디든 명분이란 무척 중
요했다.
“흐흐, 애송이놈 내가 널 너무 얕본 모양이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좀 달라질 것이다. 각오 단단히 해 두 거라.”
그러니까 조금 전의 망신은 절대 자신의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
라 단지 방심했을 뿐이란다.
“제발 제대로 공격 좀 해라 늙은이.”
“이, 박쥐같은 자식아! 뒈져서 제발 식탁에나 올라가거라.”
사천성의 최고 요리 중 하나가 박쥐요리임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
었다. 지금 유금종의 시선에 단엽이 어떻게 보이는지 잘 표현한
말이라고 하겠다. 반드시 사로잡아서 나가는 길을 알아내야 한다는
사실은 두 번째였다. 일단 반 죽여 놓고 나가는 길을 알아 낸 다
음 그다음은 맛있는 요리시간이다.
침을 삼킨 유금종의 검이 허공을 갈랐다.
흑월검법의 절초들이 분노의 둑을 뚫고 마치 물보라처럼 뿜어져
나왔다. 흑도 역사상 가장 강하다는 오대 쾌검 중에 하나라고 스
스로 바득바득 우기는 흑월쾌영검법은 빛의 그림자를 만들며 단엽
의 인중과 단전 그리고 심장을 노리고 공격해 왔다. 그 기세 하
나하나가 진한 살기를 머금고 있었다.
단엽의 검이 짧게 호선을 그렸다가 앞으로 쭉 내밀어졌다. 순간
유령신검의 검첨이 일곱 개로 산개하면서 유금종의 칠개 대혈을
노리고 공격해 들어갔다. 이는 소천대검식 중에 칠점만형(七點瞞形
)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유금종도 만만치 않았다. 그의 검이 환월망망(幻月
網罔)의 초식으로 바뀌면서 마치 고기를 잡는 어망처럼 뿜어진 검
기로 촘촘한 그물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순간 단엽의 공격이 그물
에 걸린 고기처럼 허망하게 유금종의 검기에 얽혀 흩어져 버렸다.
비록 자신의 공격이 실패 했지만, 단엽은 신경 쓰지 않고 다시 유
금종을 향해 공격하기 시작했다.
유금종의 그물을 뚫은 것은 구환유령검법의 유령섬쾌(幽靈?快)였
으며, 그를 몰아친 것은 유령삼기(幽靈三氣)요.
단엽의 공격을 막으려는 상대의 검을 마치 뱀처럼 타고 오르며 유
금종의 목을 노린 초식은 유령사(幽靈蛇)의 초식이었다. 마치 물이
흐르듯 이어지는 단엽의 연환 공격에 유금종은 오금이 저려오는
것을 느꼈다.
‘이건, 뭐 이런 괴물 같은 놈이 다 있냐?’
유금종은 처음의 호기가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상대할수록 상대가 무서워졌다. 이미 단엽의 유령검법은 천금마옥
에 들어오기 전과 비교해서 상당한 발전을 이룬 후였다.
제일식인 유령의(幽靈意)에서 제이식인 유령탄(幽靈?), 제삼식인
유령궁(幽靈弓), 제사식인 유령무혼(幽靈無魂), 그리고 제오식인
유령사(幽靈蛇), 제육식인 유령삼기(幽靈三氣), 그리고 칠식인 유
령섬쾌(幽靈?快)까지 일곱 개의 초식이 마치 하나의 바퀴처럼 돌아
가며 빈틈없이 펼쳐지자 유금종은 절대 절명의 위기로 몰려가고 있었다.
마치 유령을 상대하는 듯 상대의 공격을 종잡을 수가 없었다.
남을 핍박해보았지만, 자신이 생명의 위협을 느껴본지가 건 오십
년만의 일인 유금종은 이 낯설고 이질적인 감정을 감추느라 얼굴에
식은땀을 흘려야만 했다.
‘이건 귀신이다. 인간이 아니다.’
유금종은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의 상황을 설
명하기 난감한 일이었다. 어떻게 채 삼십도 안 된 애송이에게 자
신이 이렇게 밀릴 수 있을 것이며, 움직여도 움직이는 것 같지 않고
검을 내쳐도 살기가 없는데, 배이면 아프다. 벌써 다섯 군데나 상
처를 입었기에 그 느낌을 절절히 잘 아는 유종금이었다.
상대가 귀신이 아니라면 저렇게 은밀한 검법이 존재 할 수 없었
다. 그도 아니면 지금 자신은 악몽을 꾸고 있는 것이리라.
정말 유금종은 이를 악물고 전 힘을 다했다. 삼십년간 아껴 놓았
던 정력을 전부 쏟아 부었다.
자신이 아는 흑월쾌영검법을 뭐 빠지게 휘둘렀지만 돌아오는 것은
절망이었다. 상대의 검은 자신보다 언제나 반수 빨랐고, 반수가 강
했다.
“오냐, 이놈 이것도 받아봐라!”
악에 받친 유금종은 흘월쾌영검법의 최후초식인 흑월강(黑月?)을
펼쳤다. 드디어 마지막 밑천까지 전부 동원한 것이다.
사천성의 무림동도들에겐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었다.
검은 달이 뜨면 죽는다.
지금 그 검은 달이 허공에 떠 있었다. 뿐이랴, 마치 살아 있는 종
자처럼 꿈틀거리며 사공운을 향해 날아갔다. 순간 사공운의 검이
유성처럼 빠르게 흑월강을 정면으로 가르고 지나갔다.
이는 바로 유령검법의 제팔식인 유령만강(幽靈慢?)이었다.
“꽝”하는 폭음과 함께 “크억”하는 비명이 그 뒤를 이었고, 비명소
리가 가시기도 전에 동굴 바닥을 데굴데굴 굴러 뒤로 퉁겨진 유금
종이 간신히 일어서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단엽을 보았다.
코와 입으로 피가 조금씩 비추고 있었으며, 복부는 피가 엉겨 있
는 것으로 보아 상당한 손해를 본 것 같았다.
“부........ 분명, 강기가 안 보였는데, 아니 강기 같은 기세도 없었
는데.”
유금종은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히 저 애송이의 검법은 그저 평
범했다.
검강을 상대하려면 반드시 검강 뿐이었다.
자신의 검강이 어설프다면 빠른 신법이나 보법으로 피할 수 있었
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의 흑월강은 십일성의 수준이니 그럴
리가 없었다. 그리고 상대는 분명히 정면으로 공격해왔다. 한데 분명
히 저 애송이의 검엔 검강의 기세가 보이지 않았다. 아니 느끼지
못했다, 한데 충돌하고 나자 분명 검강이었다.
단엽이 유금종을 보면서 차갑게 대답했다.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공격을 막을 수 없다
면 이미 죽은 목숨이지.”
유금종은 할 말이 없었다. 무형검강, 상대는 무형검강으로 자신을
공격했고, 자신을 그것을 느끼지 못했다.
‘만약 결투 중에 내가 흑월강을 펼치지 않았을 때, 슬쩍 저 검초를
펼쳤다면.’
유금종은 가슴이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분명 자신은 저 검초가
그저 평범한 초식인 줄 알고 자신 또한 일반적인 초식으로 맞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결과는.
유금종의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 그리고 그의 눈이 다시 붉어지고
있었다.
“유....... 유령.”
그렇다. 지금 단엽의 공격은 유령이라고 밖에 볼 수 없었다. 마치
허깨비처럼 허공을 밟고 날아오는데, 보지 않았으면 그의 기척을
절대 알지 못했을 것이다. 단연코 저런 무형무음무세의 공격을 할
수 있는 것은 유령밖에 없다고 단정한 유금종이었다. 그리고 지금
펼치고 있는 검초는.......
유금종은 싸우고 싶은 생각이 달아났다.
“이....... 이보게 후배님, 우.......우리 다음에 보세나.”
보세나라는 말의 여운이 동굴 속에 맴을 돌때, 유금종의 신형은
벌써 사라지고 없었다. 공격하던 단엽의 신형도 그 자리에 멈추었다.
첫 대결치고는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어차피 지금 죽
이면 연습 상대가 없으니 그도 안 될 말이었다.
동굴 밖으로 도망친 유금종은 창피함과 부끄러움으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만약 지금의 사실을 동료들이 안다면 얼마나 비웃겠
는가? 절대 말할 수 없는 비밀이었다. 아니 믿지도 않을 것이다.
삼십년간 갇혀있더니 드디어 맛이 갔다고 미친놈 취급당할게 뻔했
다.
‘전부 당하고 나면 나 하나를 비웃진 못하겠지. 그래도 우리는 여
기서 삼십년간 동거 동락한 생사 지기 아닌가? 우리의 우정을 위
해서도 함께 당해야 한다.’
결국 유금종은 오늘의 일을 완전히 비밀에 붙이기로 자신과 합의
하였다.
첫댓글 ㅈㄷㄱ~~~~~~~````````````````````
재밌게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즐독!!!!!!!!!!!
ㅈㄷㄳ
잘보았음니다
즐독입니다
잘읽었습니다
ㅎㅎㅎ
즐~1
감사해요~~~^~
비밀
잘읽었습니다
즐감
즐독 감사합니다^^^
감사...
즐독
잘읽었습니다
재미 있게 읽고 갑니다
항상 건강 하고 행복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