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꿈의 구장’이 탄생했다.2002년 6월 전 세계 축구팬들의 축제인 월드컵으로 한밭벌을 뜨겁게 달굴 대전월드컵경기장이 2년8개월여의 오랜단장을 끝내고 마침내 당당한 위용을 드러냈다.
호남고속도로 유성톨게이트를 빠져나오면 지척인 유성구 노은동 270번지 5만여평에 건설된 대전월드컵경기장을 만날 수 있다.총공사비 1250억원,지하1층,지하 5층의 연면적 3만2000여평 규모.선과 면의 구성을 강조한 하이테크이미지는 거대한 우주선을 연상시키고 웅장함에 누구든 거침없는 감탄사를토해낼 판이다.
애써 꾸미기보다 단순미를 강조한 것이 두드러진 특징.가급적 장식을 배제해 단아하면서도 역동적인 외양이 친근감을 더해주고 우리나라 전통 가옥의안마당을 연상시키는 내부 구조에선 아늑함이 느껴진다.무엇보다 스탠드에서그라운드까지는 불과 10m 정도,선수들의 거친 숨결을 피부로 느끼도록 설계됐다.
대전월드컵경기장은 현재 당장 개장해도 좋을 정도로 일부 마감공사를 제외한 모든 공사가 마무리됐다.7월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갔고 개장 경기로 9월중순 대표팀과 파라과이 국가대표 간의 평가전이 예정돼 있다.
◆ 국내 최초의 반개폐식 지붕구조
대전월드컵경기장의 지붕은 당초 고정식에서 양쪽에서 열고 닫는 반개폐식돔구조를 채택했다.지붕을 여닫을 수 있게 설계를 바꾼 것은 남·북풍을 최대한 활용하는 통풍효과와 함께 잔디의 일조량을 늘리기 위함이다.폭 8.4m길이 40m의 기와형 알루미늄판 지붕이 스위치 조작을 통해 15m 가량 위아래로 이동할 수 있다.전국 10개 축구전용구장 가운데 처음 도입된 방식으로 전체 4만1000석의 관람석 중 67%인 2만5000여석을 덮을 수 있어 비를 피해 경기를 즐길 수 있다.경기장 조명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기준치 1500럭스보다 밝은 2000럭스로 조정해 야간경기를 한결 편하게 볼 수 있다.
◆ 유일한 금잔디구장
그라운드는 10개 구장 중 유일하게 토종 금잔디 씨앗을 개량한 난지형 잔디(제니스)를 조성했다.6월 초에 잔디를 심어 1주일에 한번 깎아주고 매일두 차례씩 물을 뿌려주는 등 세심한 관리로 눈부시게 싱그럽다.제니스는 사계절 양잔디에 비해 국내 기후 여건에 맞고 관리비가 적게 든다.병충해에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것이 특징.대신 동절기에는 색이 누렇게 변하고 회복이늦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지만 겨울에 경기가 없는 국내 여건상 별 문제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요사이 보조구장에서 연습경기를 치르고 있는 대전시티즌의 선수들은 느낌이 양잔디보다 좋다는 긍정적인 평가.
◆ 월드컵이 끝나면 시민들의 품으로
대전경기장은 월드컵 이후 시민들을 위한 종합스포츠타운으로 탈바꿈된다.지하주차장과 사무실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간을 스포츠시설과 스포츠전문매장으로 꾸민다는 계획.지하 1층은 실내 골프연습장과 초대형 게임센터,인터넷 도서관 등으로 임대되고,지상 1층에는 수영장과 스포츠전용백화점이들어설 예정.3층에는 대형 영화관,콜라텍이,4층에는 유스호스텔이 입주하게된다.고스란히 대전시민의 품으로 되돌아가 월드컵 이후에도 시민들의 휴식명소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