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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해톡방에 쓴 글인데 생각해보니 월드컵관련이라 이쪽으로 옮겨왔습니다.
후추의 김영주(sammer6)님께서 쓰신 글을 퍼온 겁니다. 좋은 글이라서 퍼왔는데 약간은 내용이 길어요, 천천히 읽어보시면 될겁니다~^^ 중간중간 욕이 좀 있어서 XX로 변환해서 씁니다.;;;;; 'Ego의 조건'이라는 두번째 글도 있는데 그것도 봐서 또 올려드릴께요.
글의 말미부분에 있는 것처럼 과연 누가 이번 월드컵 우승할까요? ---------------------------------------------------------------------------------------------------------------------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우승 후보 점치기가 한창이군요.
개인적인 바람은 브라질과 아르헨띠나가 결승에서 붙었으면 합니다. 언제나 월드컵은 못 사는 남미가 우승해야한다고 믿기 때문이구요. 유럽놈들이 돈XX에 맛 들여 클럽 축구에 목을 매는 통에 대표팀 차출에 불만들이 많은데, 결국 축구는 국가대항전이라는 걸 느끼게 해줘야죠. 별 소리 다 해도, 그들은 험블한 남미를 따라갈 수 없다는 걸 각인시켜줬으면 합니다. 그래서 전 둘 중 누가 우승해도 불만은 없습니다.
에스빠냐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더군요. 제 생각엔 에스빠냐는 결코 우승을 하지 못합니다. 그동안 에스빠냐가 우승을 못한 까닭은 간단합니다. 언론에서 흔히들 말하는 지역감정이나 대표팀에 대한 관심 부족은 당연히 아니구요. 바로 그라운드를 아우르는 Ego를 가진 선수들이 적었기 때문입니다. 리까르도 사모라나 에밀리오 부뜨라게뇨조차 그런 종류의 선수들이 아니었구요.
월드컵은 이번 주에 못하면 다음 주에 잘 하면 되는 클럽 축구 따위와 비교가 되질 않습니다. 유럽선수권이나 꼬빠아메리까같은 국가대항전과도 또 다르죠. 축구가 가뜩이나 그렇지만, 월드컵은 더더욱 집념의 충돌이고 Ego들의 충돌인거죠. 다리가 후들거려 바로 옆 동료의 콜조차 들리지 않는 혼란스러움 속에서 90분을 달리고 굴러야 하거든요. 그래서 월드컵은 기술적인 우위가 우승을 담보하지는 못하는 겁니다. 그런 극에 달한 혼란에서 애기들은 무엇도 할 수 없습니다. 결국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애기들에게 평정심을 줄 수 있는 것은 베테랑들이죠.
그 베테랑들이 돌아가면서 미쳐야 우승을 할 수 있는 것이 월드컵입니다.
즉, 그 나라가 미칠 수 있는 베테랑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느냐가 우승의 가장 큰 조건입니다. 극도의 혼미함에서 겨루는 진정한 진검승부인 셈이죠. `58 스웨덴 월드컵에서 고삐리였던 뻴레말고는, 모든 우승팀에서 미쳤던 것은 베테랑들이었으니까요.
한 명의 베테랑이 팀을 언제나 욱일승천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고비마다 각각의 베테랑들이 미쳐야겠죠. 그건 곧 최고 기량의 선수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실력은 기본으로 하고 강한 Ego를 가진 베테랑들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의 문제인 겁니다. 혼자서 아무리 XX거린다고, 평상심을 잃은 모든 애기들을 건사시켜 제대로 뛰게 할 수는 없거든요.
지난 주인가(글을 올릴 당시 3월 중순이었습니다), 뮌헨에서 치러진 독일과 아르헨띠나의 경기를 봤습니다. 썩어도 준치라고 그라운드에서 독일 선수들을 다독이고 독전하는 것은 결국 미하엘 발락 하나더군요. 하지만 그의 Ego는 그라운드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크기는 아니었습니다. 올리버 칸이 없는 독일은, 결국 다른 유럽팀들처럼 생명력 없는 평범한 팀이 되어있더군요.
다음 주장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바스티안 슈바인스타이거는 아직 미흡하구요. 미로슬라프 클로제 정도가 베테랑의 반열에 올랐다고 할 수 있는 선수인데, 역시 강렬한 Ego를 드러내는 선수는 아니지 않습니까. 좀치럼 지지 않던 독일적 미덕이 퇴색한 까닭은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죠.
반면 아르헨띠나는 달랐습니다.
세사르 루이스 메노띠가 다시 알비셀레스떼를 맡아도 우승하기는 힘들 겁니다.
잉글랜드와 네덜란드도 마찬가지죠. 일단 다른 대륙에서 하는 월드컵이기에 당연히 유럽팀은 우승을 못하지만, 더더욱 큰 내부적 요인은 그들에겐 하드맨이 없기 때문입니다. 뭐 그들이 매 대회 엔터테이너였던 까닭도 거기에 있구요. 월드컵 4강이라는 무대가 도대체 어떤 전율과 중압을 주는 무대인지 모르는 하룻강아지들 아닙니까.
에스빠냐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용키들이 주는 압박도 이겨내지 못한 팀입니다. 뻔하죠 뭐. 모두가 평등한 애기들로 즐거운 패싱게임의 팀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팀은 엄청난 압박과 혼란이 닥치면 어찌 해야할 바를 모르거든요. 월드컵 토너먼트는 또한 유럽선수권이나 꼬빠아메리까와도 비교할 수 없는 무대이기 때문입니다.
에스빠냐나 잉글랜드, 네덜란드는 결국 언제나처럼 엔터테이너로서 대회의 흥미만 돋우고 물러날 겁니다. 남미팀들을 만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4강에 오르는 유럽팀이 있다면 그건 결국 이딸리아나 독일이겠죠. 월드컵이니까요.
4-5-1이든 4-4-2든 그런 것들은 실제 축구에선 큰 의미가 없습니다. 축구오락에만 존재하는 판타지인 셈이죠. 자연히 수치화된 선수들의 능력치가 존재한다고 믿는 세상이 되어버렸구요. 하지만 그런 것은 없습니다.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는데 공격력 90이면 뭐 합니까.
시시각각 변하는 흐름을 끊으려고 드는 것이 축구입니다. 선수들의 진형을 벗어난 압박과 집중과 산개의 타이밍을 잡는 것은 그라운드에서 콜을 하면서 XX거리는 베테랑들이구요. 어떤 감독도 그러한 실시간 변수들에 대처하는 지시를 그때그때 하달하지는 못합니다. 선수들에게 들리지도 않을 뿐더러, 들을 여유도 전혀 없거든요. 일반적인 평가전도 아닌데 그럴 정신이나 있을까요.
축구가 멘탈게임이라고 불리는 까닭은 간단합니다. 후달리면 자기가 바라는 방향으로 공도 차지 못하기 때문인거죠. 날고 기는 애기들이 아무리 많아도 월드컵은 결국 베테랑들이 해줘야 하는 것이죠. 애기들은 결국 여기저기서 베테랑들이 부분전술적인 콜을 하고, 독전을 하고, 욕을 해대고, XXX을 떨어야, 관중들의 함성 너머로 자신들의 역할을 인지하기 때문입니다.
`66 잉글랜드 월드컵의 우승팀인 잉글랜드는 상대적으로 우승팀들 가운데 조용한 팀이었죠. 그 안에는 Ego를 뿜어내는 선수는 없었습니다. 보비 무어도, 보비 찰튼도, 조프 허스트도 누구도 팀을 들었다놓았다 하는 Ego를 가진 선수들이 아니었잖습니까. 다만 그 팀은 엘리자베스 2세와 웸블리라는 집념의 수렴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축구는 실력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다면 결국엔 집념이거든요.
우리요?
Ego는 그라운드에서 아무나 뿜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패싱게임과 드리블 잔치의 중심축이라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구요.
모르죠 뭐. 에스빠냐가 우승할 지.
그라운드에서 뿜어내는 Ego가 무엇인지 단적으로 드러내는 경구가 하나 있습니다.
"Elfmeterschießen üben, des is a Schmarrn. Des kannst net üben!" |
첫댓글 아주 멋진 글이네요. 이 월드컵이란 무대는 선수들의 기술 우위 만으로는 우승을 못하지요. 대표적으로 74 서독 월드컵에서의 네덜란드 대표팀이 기술과 전술만 따지면 역대 월드컵 팀중 최강이라 평가 받지만 서독의 xx같은 집념에 무너졌지요.
넵~큰 국제대회일수록 베테랑들의 역할과 우승을 향한 집념이 기본실력이상으로 승부를 가르는 요소가 되더군요~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가 보니또에서 빵~~ 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페인에 대한 평가는 동의하기 힘드네요... 스페인이 08유로컵에서 우승을 못했다면 이 글에 동의를 하겟지만 스페인에 대한 평가는 솔직히 동의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