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의 호헌, 30년 뒤 문재인의 호헌
- 탄핵에 집중하기 위한 개헌반대, 탄핵 후에는 개헌에 나서야
-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한 전두환의 개헌반대, 권력쟁취를 위한 문재인의 개헌반대
2016. 12. 7
1980년대 등장하는 각종 발언이나 문서들은 대부분 '88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라는 문구로 시작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역사적인 88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는 마치 시대적 사명처럼 받아들여졌습니다.
30년 전 1987년 전두환은 정치권의 개헌논의를 일방적으로 중지시키는 이른바 4.13 호헌조치를 발표했습니다. 그가 내세웠던 명분은 역시 88올림픽이라는 국가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1985년 예상 밖으로 개헌을 앞세운 YS와 DJ의 연합정당 신민당이 관제야당 민한당을 꺾고 제1야당으로 등장한 이후, 그동안 정치권은 개헌논의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전두환의 갑작스런 4.13 호헌발표는 결국 6월 10일 당시 민정당의 노태우 대선후보 지명일에 맞추어 전국민의 저항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호헌철폐와 직선제 개헌이라는 국민적 요구와 민주화라는 시대적 소명은 결국 국민의 손에 의하여 쟁취가 되었습니다. 전두환의 호헌은 자신의 후계자인 노태우에게 안정적으로 권력을 이양하고, 전두환 자신은 상왕으로 물러 앉을 계획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시대흐름이자 소명인 개헌에 반대하는 전두환의 호헌조치는 결국 국민 저항의 촉매제가 되면서, 전두환을 몰락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30년이 지난 지금 2016년 개헌에 대한 요구가 등장을 하고 있습니다. 역대 대통령 모두 측근과 친인척비리라는 스캔들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현재 헌법이 가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승자독식의 현행 대통령제는 정치를 대화와 타협의 협치가 아닌 끊임없는 대결구도와 지역주의 고착이라는 병폐를 나았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바로 가장 후진적인 현재의 정치권이라는 사실에 국민 다수는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
최순실게이트가 등장하기 전까지 국민과 국회의원 다수는 권력구조에 대한 차이는 있었지만 개헌 그 자체에 대하여는 대부분 찬성을 하였습니다. 대통령은 2년 전 10월 정치권의 개헌논란에 대하여 '개헌은 블랙홀이며 지금은 경제살리기에 집중할 때'라고 반대를 하자, 당시 문재인을 비롯하여 야권은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을 했었습니다. 또한 20대 국회에서 의장으로 선출된 정세균이 개헌을 언급하자 이를 지지했던 것은 바로 문재인과 민주당이었습니다.
그런데 최순실게이트 이후 개헌에 대하여 이제 문재인과 민주당은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지금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전념을 할 때라는 이유였습니다. 그렇다면 탄핵 후 이제 개헌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그러나 문재인은 이제 다시 개헌과 정계개편을 추진하는 세력은 새누리당 재집권을 위한 세력이라면서 개헌에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해도 조기에 스스로 사퇴를 해야한다는 문재인의 주장은 결국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기대선을 만들겠다는 것이며, 현행 헌법 아래에서 대선을 치르겠다는 주장입니다. 문재인이 개헌을 반대하는 세력을 모두 박근혜 부역자 또는 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결국 자신의 집권에 방해가 되는 세력은 모두 적이라는 극단적 진영논리의 이분법일 뿐입니다.
문재인은 헌법이 무슨 죄가 있냐고 말합니다. 그런데 5년마다 반복되는 임기 말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의 국정농단은 결국 시스템의 문제임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문재인 자신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있는 동안에도 성완종 2차사면이나 노무현 가족과 측근 비리를 막지 못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이를 막지 못한 문재인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헌법이라는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한편으로 현행 헌법의 이런 부작용을 이유로 문재인 역시 개헌을 주장했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문재인의 지금 개헌 반대는 설득력이 없습니다.
국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결정한다면, 이제 남은 것은 헌재의 인용여부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국회는 이제 개헌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지금 문재인이 대통령이 탄핵을 당해도 즉각 사퇴를 해야 한다는 주장은, 시대의 요구사항인 개헌을 막기 위하여 군중에게 투쟁을 선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후계자 노태우를 대통령에 앉히고 자신은 상왕으로 앉아 사실상 대통령직을 계속 유지하려고 했던 것이 바로 30년 전 1987년 전두환의 4.13 개헌반대 호헌조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대통령 당선을 위하여 지금 개헌에 반대하고 있는 문재인입니다. 전두환과 문재인의 개헌 반대 모두 자신들의 권력을 위한 것일 뿐, 국가의 미래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약수거사
첫댓글 약수거사님 혹여 약수동에 있는 자유총연맹 소속원 아닌가요 넘 균형추가 기울어진 느낌입니다. 멘탈이 어찌된건 아닌지요?
저는 서울 서초구에 거주합니다..................그리고 어떤 면에서 균형추가 기울어졌다는 느낌인지 구체적으로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곳에 사시네요 하지만 균형을 잃었다는 저의 지적의 의미는 이 나라가 민주주의 이니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음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고 국민대다수와 유리된 사고를 하고있다는 의미입니다. 즉 지금 현시국을 바라보는 보통의 국민과 다르게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집단을 옹호하는 자체가 가치판단이 극우향이라는 의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