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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앞에서도 자비를 애원하지 않는 여자의 투쟁!
덴마크의 걸출한 범죄 소설 작가 유시 아들레르 올센의 범죄 미스터리 『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 특별 수사반 Q와 수사관 칼 뫼르크의 활약을 그린 「디파트먼트 Q」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북유럽 추리 소설답게 서늘하면서도 지적인 깊이가 돋보이며, 범죄 드라마의 흥미진진한 요소도 놓치지 않았다. 첫 이야기는 덴마크의 유명 감독 라스 폰 트리에 감독에 의해 영화화될 예정이다.
살인 사건 전담반에서 미결 사건 특별 수사반으로 밀려난 수사관 칼 뫼르크가 5년 전 사라진 여성 정치인의 실종 사건을 재수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2002년 3월, 젊고 진보적인 여성 정치인 메레테 륑고르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실종된다. 그녀는 감쪽같이 종적을 감춰 버렸고, 수사는 그대로 종결되고 만다. 그로부터 5년 뒤, 수많은 강력범죄를 수사해 온 칼 뫼르크가 이 사건을 맡게 된다. 칼 뫼르크와 그의 조수 아사드는 이전 수사에 큰 허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메레테 륑고르의 행방을 뒤쫓는다. 그녀는 철저한 암흑 속에 갇혀 끔찍한 고문을 견뎌내고 있었는데….
저자 : 유시 아들레르 올센
저자 유시 아들레르 올센은 1950년 8월 2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태어났다. 정신과 의사인 부모 아래서 자라며 평범하지 않은 유년기를 보냈으며, 대학에서는 의학과 사회학, 정치학을 전공했다. 이후 잡지 편집자와 출판 편집자로 일했다. 부모의 영향과 정치학을 전공한 이력이 더해져, 인간의 심각한 광기에서부터 국제정치적 음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작품에 담는 스펙트럼 넓은 작가로 알려져 있다. 1997년에 출간한 첫 작품 『알파벳 하우스(Alfabethuset)』가 영미권을 비롯해 스위스, 네덜란드, 핀란드, 스페인, 남아메리카, 노르웨이에 수출되고 영화화되는 성공을 거두었고, 2003년 범죄소설 『회사 혐오자(Firmaknuseren)』를, 2006년에는 『워싱턴 포고령(Washington Dekretet)』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 갔다.
2007년 특별 수사반 Q와 수사관 칼 뫼르크의 첫 번째 사건을 다룬 <디파트먼트 Q 시리즈>로 다시 돌아온 저자는 다시 한 번 평단과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디파트먼트 Q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 『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Kvinden I Buret)』에 이어, 두 번째 이야기 『꿩 도살자(Fasandræberne)』, 세 번째 이야기 『병 속에 담긴 메시지(Flaskepost fra P)』, 네 번째 이야기 『저널 64(Journal 64)』가 연이어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북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범죄 소설 작가로서의 위치를 완벽하게 굳혔다.
역자 : 서지희
역자 서지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하였으며 인문, 소설 분야에서 활발하게 번역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진주색 물감』 『똑똑한 심리학』 『비버 가족』 『작은 자전거 가게』 등이 있다.
덴마크가 배출한 천재적인 작가
유시 아들레르 올센의 치명적인 유혹
2012 배리상 최우수 작품상 수상작
전세계를 사로잡은 초대형 범죄 미스터리
덴마크와 스페인에 이어 독일 60주 연속 베스트셀러 기록
2010년 글래스키 상 수상에 이어 2012년 배리 상 석권!
덴마크의 천재 범죄 작가 유시 아들레르 올센, 드디어 한국 상륙
몇 해 전부터 스티그 라르손, 헤닝 만켈, 요 네스뵈, 안네 홀트,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카밀라 레크베리 등 그 이름만으로도 독자들의 심장 박동수를 높여 놓는 스칸디나비아 출신 작가들의 북유럽발 추리 소설들이 줄기차게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에 더해 여기 독자 여러분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이름이 하나 있다. 바로 덴마크의 걸출한 크라임 노블 작가인 유시 아들레르 올센이다. 유시 아들레르 올센은 2010년 헤닝 만켈, 스티그 라르손, 요 네스뵈 등이 거쳐 간 북유럽 최고의 추리문학상인 글래스키 상 수상을 포함해 북유럽 범죄 소설가가 받을 수 있는 상은 모조리 휩쓸었고, 2012년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추리문학상인 배리 상 최우수 장편소설에 선정되면서 다시 한 번 그의 진가를 확인시켰다. 그가 쓴 소설은 영국,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 러시아, 스페인, 스웨덴 등 36개국에 수출되었고, 특히 독일에서는 수개월에 걸쳐 세 편의 작품이 베스트 목록 20위 안에 들면서 ‘2011년 한 해 가장 인기 있는 작가’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국내 출간 전부터 이미 그 소문만으로도 추리 소설 독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던 그의 작품이 드디어 한국에 첫선을 보인다.
북유럽발 초대형 미스터리 시리즈 <디파트먼트 Q>!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새로운 신화가 베일을 벗는다
『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는 인간적인 결함과 매력을 동시에 갖춘 노련한 수사관 칼 뫼르크와 매사 엉뚱하면서도 탁월한 추리력을 발휘하는 시리아 출신 조수 아사드 콤비를 탄생시킨 <디파트먼트 Q>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미결 사건 전담 수사반인 ‘디파트먼트 Q’의 활약상은 이후 『꿩 도살자』『병 속에 담긴 메시지』『저널 64』로 이어지는데, 시리즈 모두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가히 그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실감케 하고 있다. <디파트먼트 Q> 시리즈는 무엇보다 북유럽 추리 소설답게 서늘하면서도 지적이면서도 깊이가 있다. 특히 정신과 의사인 부모 아래서 보낸 평범하지 않는 저자의 유년기와 대학에서 사회학과 정치학을 전공한 이력이 더해져, 인간의 심각한 광기와 정치적 음모가 잘 어우러지며 세밀하게 묘사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면서도 미드에서 찾아볼 수 있는 범죄 드라마의 요소가 강조되면서, 기존의 북유럽 소설과는 또 다른 압도적인 흡입력을 자랑하는 것이 커다란 특징이다. 소설의 드라마틱한 요소는 자연스레 영화 판권 경쟁에도 불을 붙였고, <디파트먼트 Q> 시리즈 첫 권의 영화 판권은 치열한 다툼 끝에 덴마크의 유명 감독 라스 폰 트리에가 세운 제작사 젠트로파에 돌아갔다.
지금껏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끔찍한 형벌
그 극한의 고통 앞에서도 자비를 애원하지 않는 여자의 고독한 싸움
『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는 살인 사건 전담반에서 미결 사건 특별 수사반으로 밀려난 수사관 칼이 5년 전 사라진 여성 정치인의 실종 사건을 재수사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특이하게도 2002년 피해자의 상황과 2007년 수사관의 상황이 역으로 맞물리면서 점점 그 간극을 좁혀 가고, 그와 함께 두 가지 다른 시선이 어우러지며 팽팽한 구도를 이어 간다. 독자들은 첫 장면에 묘사된 피해자의 독백에서부터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낯설고 격리된 공간에 내팽개쳐진 여자는 손끝에 피가 맺힐 때까지 미끄러운 벽을 긁어 대지만, 두꺼운 유리창과 묵직한 철문만이 여자를 두려움 속으로 몰아넣을 뿐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것은 인체 실험을 방불케 하는 범인들의 고문이다. 일 년 동안 계속되는 칠흑 같은 어두움과 다시 일 년 동안 계속되는 대낮 같은 밝음은 여자를 극한의 상태로 몰고 간다. 고문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굳게 닫힌 공간을 육중하게 내리누르는 공기의 압력은 점점 위력을 더해 가며 여자의 폐와 신체 조직을 조금씩 조금씩 으스러뜨린다. 여자는 이곳에서 한없이 무력하지만 어떻게든 스스로를 지켜야만 한다고 다짐한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도 여자는 결코 싸움을 포기하지 않는다. 과연 여자는 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원인과 결과가 어긋나기 시작했다
도대체 피해자는 누구이고 가해자는 누구인가
“조용히 해, 널 죽이려는 게 아니니까. 오히려 너에게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을 기회를 주는 거야. 질문에 대답만 해. 우리가 왜 널 여기에 가두고 있을까?”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비틀린 목소리는 더할 수 없이 잔인하다. “왜 널 여기에 가두고 있을까?” 이것이 이 책에서 저자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중요한 질문이다. 도대체 가해자는 누구이고 피해자는 누구인가? 왜 젊고 매력적인 여성 정치인이 이곳에 갇힌 것일까? 그러나 여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누가 자신을 이곳에 가두어야만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럴수록 형체 없는 목소리는 그녀를 유린하며 답변을 강요한다. 수사관 칼과 조수 아사드가 밝혀낸 일련의 증거는 그림자 없는 범인의 뒤를 위협하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원인과 결과가 어긋나기 시작한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자신하는 순간에도 그들의 믿음은 보기 좋게 배반당하고 만다. 사건의 연관 관계는 드러날 듯하면서도 어느 순간 모호해진다. 끔찍한 감금은 지속되고 독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점점 더 증폭된다. 단순히 어떻게 해서 한 여자가 수년 동안 격리된 공간에 갇힌 채 자신의 자아를 지켜 내는지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은 돋아나는 소름을 주체할 수 없을 것이다. 유시 아들레르 올센의 간결한 문체와 섬뜩한 묘사는 그런 상상을 돕기에 가혹할 정도로 충분하다.
평범하면서도 매력적인 인물들이 엮어 내는 치밀한 스토리
암울한 배경 속에 절묘하게 녹아든 위트 있고 긴장감 넘치는 전개
놀라운 완성도를 자랑하는 인물 설정과 묘사는 소설과 드라마의 경계 구분을 모호하게 만드는 주요 장치이다. 이 책에는 가해자와 피해자, 범죄자와 수사관은 물론, 상사와 부하, 가족과 동료 등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인물들의 스토리가 치밀하게 얽히고설켜 있다. 동료들의 죽음과 사고를 겪으면서 외상 후 장애에 시달리는 수사관 칼 뫼르크는 오랜 경찰 생활로 인해 신경질적이고 까다로운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가슴 한구석은 여전히 따뜻하다. 그의 조수인 아사드는 고무장갑을 끼고 맛없는 커피를 내오고 사무실을 청소하는 와중에도 뛰어난 직관력과 추리력으로 칼을 놀라게 만들지만 결코 밝힐 수 없는 비밀이 있다. 두 사람은 서로 너무나 다르지만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서로를 조금씩 인정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어지러운 칼의 인생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드는 데 일조하는 인물들도 있다. 결정적인 순간에 휴대전화를 울려 대는 이혼한 전 부인, 늘 칼에게 반항하는 사고뭉치 의붓아들, 그의 집에 세 들어 사는 신경과민인 세입자가 빚어내는 블랙코미디는 책 전반에 걸쳐 이어지면서 작품에 독특한 색깔을 덧입힌다. 그들의 삶에는 저마다의 비극이 담겨 있다. 유시 아들레르 올센은 그들의 아픔과 슬픔을 힘들여 포장하지 않고도 암울한 배경 속에 위트 있게 녹여 낼 줄 안다. 용의선상에 오른 인물들의 위선과 양심이 교차하는 순간에도 그런 저자의 실력은 유감없이 드러나며, 용의자들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보류하게 만든다. 그야말로 왜 유시 아들레르 올센의 작품이 전 세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까닭에 비단 추리 소설 독자가 아니더라도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 물론 범죄 소설과 미스터리 소설을 찾는 독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조금의 모자람도 없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누구라도 일단 이 책을 집어 들고 읽기 시작하면 그 외의 다른 일들은 모두 일시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서평이 꼭 들어맞는 이유이다. 마지막 책 장을 덮고 나면 자주 언론에 의해 요 네스뵈와 스티그 라르손 등에 비견되지만 정작 스스로는 다른 작가와의 비교를 거부한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유시 아들레르 올센의 당당함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줄거리
2002년 3월 쌀쌀한 초봄의 어느 날, 젊고 진보적인 유력한 여성 정치인 메레테 륑고르는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고 실종된다. 흥분한 미디어는 앞다퉈 가며 정치적 살인과 자살에 가능성을 두고 근거 없는 추측만 늘어놓는다. 경찰은 즉각 광범위한 수사를 펼치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말 그대로 메레테 륑고르는 지구 표면에서 감쪽같이 종적을 감춰 버렸고, 수사는 그대로 종결되고 만다. 그로부터 5년 뒤, 수많은 강력범죄를 수사해 온 칼 뫼르크가 이 사건을 맡으면서 수사는 결정적인 진척을 거둔다. 칼 뫼르크와 조수인 아사드는 이전의 수사에 커다란 허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메레테 륑고르의 행방을 뒤쫓는 일에 박차를 가한다. 메레테 륑고르는 살해되지도 자살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철저한 암흑 속에 갇혀 있을 뿐이다. 과연 누가 그녀를 가두었으며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한 여자가 이토록 끔찍한 고문을 견뎌 내는 건 가능한 일일까?
추천의 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스토리. 북유럽 소설 팬이라면 뜨거운 찬사를 보낼 소설.
_「가디언(The Guardian)」
유시 아들레르 올센은 새로운 북유럽 소설의 장르를 열었다.
_「타임스(The Times)」
충격적인 소설.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구성이 돋보인다.
_「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
범죄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무섭게 빠져들 것이다.
_「영국 공영 방송(BBC)」
이 책을 집어 든 순간 당신이 계획한 모든 것들은 일시 중지될 것이다.
_「오리고니언(Oregonian)」
복잡한 퍼즐이 풀리듯 페이지가 넘어간다. 스티그 라르손의 팬이라면 이 책에 빠져들 것이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Publishers Weekly)」
유시 아들레르 올센은 상투적인 문학에 맞서 새로운 힘을 지닌 범죄 소설을 선사한다.
_「율랜츠 포스텐(Jyllands?Posten)」
새장에 갇힌 새와 같은 심리를 간결하고도 숨 막히게 담고 있다. 스펙터클한 결말이 놀라움을 더한다.
_「비켄다비젠(Weekendavisen)」
‘특별 수사반 Q’라고 새겨진 놋쇠 문패가 걸린 문은 이음새가 분리된 채 기다란 지하실 복도를 따라 설치된 난방관에 기대어 있었다. 지금쯤은 사무실 모습을 갖추었어야 할 방 안에는 여전히 반쯤 페인트가 찬 양동이 열 개가 강한 냄새를 풍기며 놓여 있었다. 천장에 매달린 네 개의 형광등 때문에 방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심한 두통이 밀려왔다. 다행히 벽에 칠한 페인트는 말라 있었다. 다만, 벽 색깔만 보면 자신도 모르게 루마니아의 병원 건물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대단하군.”
칼은 투덜대며 완성된 사무실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 보려 애썼다.
지하실 복도에서도 끄트머리인 그의 사무실 부근에서는 사람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곳은 사람은 물론이고 햇빛과 공기조차 들지 않는 강제수용소를 연상시켰고, 세상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었다. (_p.37)
그녀는 곧, 이게 다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황이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으며, 더욱 잔인하게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그녀의 운명이 너무도 무서운 것이라서 죽음이 오히려 구원으로 여겨질 수도 있으리란 생각이, 죽기 전 끝없는 고통과 잔혹함에 시달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신체적 폭행, 심리적 테러, 고문 같은 것들. 아마도 누군가가 지금 그녀를 주시하고 있을지 몰랐다. 저 유리판을 통해 적외선 카메라가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다니고 있을지도.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눈과, 그녀를 엿듣는 귀가 있을지도.
그녀는 단순한 유리판인지 창문인지 모르는 곳을 쳐다보며, 침착하게 보이려 애썼다.
“제발, 살려 주세요.”
그녀는 그 어둠을 향해 아주 작게 속삭였다. (_p.105)
“방금 무슨 말을 하려고 했나, 아사드?”
“담배 말이에요.”
“담배가 뭐?”
“경관님은 얼마나 오랫동안 같은 담배를 피우셨어요?”
칼은 코를 긁적였다. 럭키스트라이크를 피운 지 얼마나 됐지?
“사람들은 자기가 피우던 담배 종류는 잘 안 바꾸잖아요, 그렇죠? 아까 보니 울라 옌센은 빨간색 프린스 열 갑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더라고요. 완전히 새것이었죠. 게다가 손가락도 노랬어요. 그런데 그의 아들은 안 그랬다고요.”
“자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가?”
“그녀는 필터가 달린 프린스 담배를 피우고, 아들은 담배를 안 피워요. 그건 확실해요.”
“그래, 그래서?”
“그런데 왜 재떨이에는 필터 없는 담배꽁초들이 들어 있었을까요?”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칼은 비상등을 켜고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 (_p.454)
첫댓글 유시 아들레르 올센 지음 / 역자 서지희 옮김 / 역자평점 7.5 / 출판사 살림 | 2012.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