둠 III의 실질적 게임플레이가 E3에서 공개중이다. GameSpot은 데모를 시연하고 큰 충격을 받았는데, 기사를 읽고 직접 스크린샷을 보면 그 이유를 이해할 것이다.
LA 컨벤션 센터에서 가장 붐비는 장소는 아마도 둠 III(Doom III)를 시연중인 액티비전(Activision) 부스 중앙일 것이다. 이는 그다지 놀랄만한 일도 아니며, id 소프트웨어(id Software)가 개발하는 1인칭 슈팅 게임의 초기 버전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거의 모든 게이머들을 흥분시킬 만하다. 막상 우리가 데모를 확인하고 보니 id 소프트웨어의 시연장은 행사가 진행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둠 III에 대한 놀라운 소문이 사람들 사이에 빨리 확산될 것이기 때문이다.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우리가 받은 인상을 자세히 전하겠다.
게임을 보기 위해 다소 좁은 시연장에 사람들이 빽빽하게 모여들었다. 동영상으로 보여질 모든 장면이 id 소프트웨어가 게임을 위해 자체 개발한 3D 엔진에 의해 실시간으로 생성된다는 내용의 짧은 설명으로 데모가 시작되었다. 데모의 배경은 2145년, 화성의 달 중 하나로 보이는 소행성의 컷신으로 시작했다. 장면이 바뀌고 소행성의 표현에 첨단 기술의 도시 외관이 보이고 강한 인상을 주는 유니온 에어로스페이스 코퍼레이션(Union Aerospace Corporation)의 군사 시설로 카메라가 이동했다. 무기와 갑옷으로 중무장한 경비병들이 시설 입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명이 헬멧을 벗자 카메라가 이동하여 놀라울 만큼 자세히 표현된 둠 III의 캐릭터들을 보여주었다. 대화를 하는 캐릭터들의 표정은 매우 생생했다. 그러나 더욱 인상적인 것은 개인의 피부톤과 혈색에서 볼 수 있는 섬세함이었다. 지금까지 게임에서 볼 수 있었던 실시간으로 생성된 3D 캐릭터 모델중 가장 사실적인 외형이었다고 말하더라도 과장이 아니다. 캐릭터 모델의 질적 수준, 그리고 그들의 최첨단 갑옷의 시각적 디자인조차도 작년에 개봉된 컴퓨터 애니메이션 SF 영화 파이널 판타지 : 더 스피릿 위딘(Final Fantasy : The Spirits Within)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경비병들이 대화할 때 수상스럽게 보이는 사람이 그들 옆으로 급히 지나갔다. 그가 과학자이기 때문에 경비병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얼굴이 화면에 확대됐을 때 그에게서 어떤 이상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기밀 연구개발 시설로 들어가서 통신기로 음산한 목소리의 누군가에게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 과학자가 곧 일어날 일에 대해 불안을 표시했지만 보고를 받는 사람은 그에게 조용히 하라고 명령한다. 갑자기 붉게 빛나는 문이 열리며 사악한 기운이 뿜어 나왔다. 사람의 해골 모양을 한 그림자들이 그 지옥문으로부터 쏟아져 나와서 시설 안을 가득 채웠다.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앞에서 본 경비병 두 명이 희생되고 그중 하나는 자신의 몸으로 에너지가 통과할 때 경련을 일으켰다. 그의 피부가 회색으로 변하고 근육이 사라지면서 뼈대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마치 원작에 등장했던 유인원 병사와 같이 끔찍해 보였다. 다만 이 장면이 훨씬 더 공포스럽고 잘 만들어져 있었다.
내레이터가 '오직 한 사람'만이 지금의 위험을 중지시킬 수 있다는 말을 했고 그 때 해병 한 명이 시설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눈앞의 끔찍한 장면에 분노하고 있었고 겁을 먹는 대신 절망스러워 했다. 그는 좌우를 둘러보고 어둠 속을 응시하며 이런 문제를 일으킨 원인을 찾고 있었다. 이 부분은 원작에서 주인공의 얼굴을 화면 아래쪽에서 비춰서 더욱 강인하고 때로는 슬픈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게임플레이가 시작되었다. 분명한 1인칭 슈팅 게임이었으며 둠 시리즈라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굉장한 화면이었다. 동영상의 모든 배경은 공장 분위기의 복도와 사무실, 그리고 최첨단 장비 및 연구 기지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대단히 자세했다. 모든 시설은 큰 재앙이라도 당한 듯이 보였다. 비상등만이 암흑 같은 어둠을 비추고 있었으며 흔들리는 전등에 의해 매우 사실적인 그림자가 실시간으로 움직였다. 배경은 게임의 SF 소재에도 불구하고 무척 소름끼치고 사실적으로 보였다.
잠시 후 죽은 사람들이 좀비가 되어 주인공을 향해 비틀거리며 다가오기 시작했다. 권총을 발사했지만 좀비들은 쉽게 쓰러지지 않았다. 여러 발을 명중시켜야 몸집이 비대해진 걸어다니는 시체들을 쓰러뜨릴 수 있었다. 초반의 총격전에서 둠 III의 배경이 어느 정도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빗나간 총알이 선반의 상자에 맞았을 때 상자들이 바닥으로 쏟아졌다. 게임의 물리 엔진이 작동하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단순히 스크립트로 구성된 장면이 아니었다. 주인공이 계단통 꼭대기의 뚱뚱한 좀비를 맞춰서 시체가 굴러 떨어질 때 게임의 물리 엔진이 작동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다음 장면에서 원작의 다른 무기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중에는 어썰트 라이플과 고성능 샷건이 포함되었다. 데모의 그래픽과 마찬가지로 음향에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배경 음악, 소름끼치는 음향 효과, 그리고 권총이 발사되는 소리들이 그래픽을 더욱 실감나게 해주었다. 주인공의 무기는 그가 더욱 무서운 적과 대면하기 전까지는 충분히 효과적으로 보였다. 새로운 적은 괴물처럼 생긴 사람으로 거대한 체인건으로 무장했다. 그와 정면으로 맞붙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으므로 주인공 해병은 적을 구석으로 유혹하여 뒤에서 기습했다. 다른 하나는 원작 둠의 핑크 데몬을 약간 수정한 것처럼 보였다. 이 괴물의 앞모습은 거의 벌레 같은 모습이었고 뒷부분은 기계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주인공에게 굉장한 힘으로 돌진했으며 정말 무시무시했다. 또 다른 몬스터는 좀비 병사였는데 한 팔이 있던 자리에 끔찍한 촉수가 달려 있었다.
또한 원작 게임의 임프를 둠 III 버전으로 볼 수 있었다. 그는 여전히 파이어볼을 발사했지만 피부는 매끈한 검은 색이었고 거미처럼 여러 개의 악마의 눈을 달고 있었다. 임프는 파이어볼 공격도 상대하기 어려웠지만 임프는 주인공에게 사납게 돌진해서 발톱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주인공이 배경의 몇 가지 객체들을 조작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전형적인 둠의 방식대로 다양한 첨단 장비를 이용하고 문을 열었다. 또한 그가 점프하는 장면도 몇 번 있었다. 어떤 이들은 점프 기능이 둠에서 삭제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우리 눈으로 주인공이 점프하는 것(별로 높이 뛰지는 않았다)을 확인했다.
게임의 액션은 격렬하고 긴장감이 넘쳤다. 원거리 사격은 볼 수 없었고 계속 숫자가 변하는 무서운 적들과 여러 차례 접전을 벌였다. 만약 충격적인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 확실히 성공할 것이다. 어떤 장면은 주인공이 바닥에 흥건한 핏자국이 구석진 곳으로 연결된 것을 보고 따라가 보니 퉁퉁 부은 사람의 시체가 있었고 거대한 괴물이 튼튼한 입으로 시체의 내장을 파헤치고 있었다. 이 장면은 공포 영화를 그대로 옮겨온 것 같았고 게임이 내년에 출시될 때 미성년자 불가 등급을 받을 것이 틀림없다.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자신의 등뒤에 커다란 그림자가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구석에 숨어서 살펴보니 거대한 괴물 같은 휴머노이드가 방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아마도 원작의 바론 오브 헬의 둠 III 버전인 것 같았다. 그 몬스터가 주인공을 발견하고 결전이 시작되었다.
데모에서의 결과는 주인공의 패배였다. 우리는 그가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보았는데 전형적인 슈팅 게임에서 화면이 검게 어두워지는 것과 달리 우리는 계속해서 해병의 눈을 통해 그의 움직이지 않는 사지를 볼 수 있었다. 괴물이 시체에 다가와 주인공의 머리를 잡고 몸을 땅에서 들어 올렸다. 그리고 머리를 몸에서 떼어내 한 입에 삼켰다. 놀라울 정도로 훌륭한 데모는 이렇게 충격적인 엔딩으로 끝이 났다.
둠은 2.2GHz 시스템에 ATI 그래픽 카드를 장착해야 실행이 가능했다. 게임은 내년 중에 출시될 예정이다. 멀티플레이 기능의 유무와 같은 게임플레이에 대한 세부사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게임에 대한 의문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그러나 둠 III는 대단히 희망적이며 그래픽 면에서 매우 훌륭하다. 그리고 이번 데모는 둠 III가 전작을 계승하기에 충분한 게임으로 완성되고 있음을 확신시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