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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태권V 벌써 서른이란다.
오는 7월 24일은 ‘태권V’의 서른 번째 생일이란다. 1976년 김청기 감독이 만든 극장용 애니메이션 ‘태권V’는 서울 관객 27만명을 동원했고, 일본에서 온 ‘마징가Z’의 아성을 무너뜨리며 한국 로봇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것인데 벌서 서른 살이 되었다니 세월과 함게 태권V도 나이를 먹은 것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마징가Z’의 원작자는 나가이 고다. 그는 1972년 인간이 탑승하여 직접 조종하는 방식의 로봇인 ‘마징가 Z’를 탄생시켰고, 이어 그레이트 마징가, 그랜다이저 등도 제작했는데 태권V는 어느정도 마징가Z의 영향을 받은 캐릭터다.
지금까지 제작된 태권V는 몇 편이나 될까? 김청기 감독이 제작한 것은 총 7편이다. 1976년 ‘로보트 태권V’ 1편의 탄생 이후 2편 ‘우주작전’(1976년), 3편 ‘수중특공대’(1977년), ‘로보트 태권V와 황금날개의 대결’(1978년), ‘수퍼태권V’(1982년), ‘84태권V’(1984년), ‘로보트 태권V90’(1990년) 등이 제작됐다.
어려서 TV가 없었던 것이 비단 우리집 뿐 아니라 일부 부유한 집이 아니면 별로 없었을 때라 학교다녀 오는 길에 길거리 전파사에 쭈그리고 앉아서 보았던 만화영화들이 아직도 눈가를 맴돈다.
바다의 왕자 마린보이, 유성가면 피터, 우주소년 아톰, 짱가(원제"아스트로 강가 アストロガンガ Astro-Ganga), 마루치 아라치등 만화 영화들의 화면은 어릴적 소중했던 꿈과 현실의 혼동이고 돌아본 지금에는 웃음이 베어나오는 추억이다.
온통 일본 만화 일색이었는데 사실 그때는 즐겨보던 만화가 일본 것인지 우리 것인지 알 이유도 없었고 알지도 못하고 그저 악당들을 물리치는 장면에서는 박수를 치고, 혹시 주인공이 수세에 몰리기라도 할때면 손에 땀을 쥐면서 조바심을 떨었던 것을 기억한다.
일본만화 일색에서 어느날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한 이 로봇 태권V는 그야말로 충격적인 캐릭터였던 것이다. 일단 마징가Z와 비슷한 스타일이지만 늘씬한 몸매와 유연한 몸놀림, 태권도복을 입은 주인공과 로봇의 동시동작등으로 악당을 물리치는 장면은 마징가Z가 주지 못했던 시원함을 가져다 준 것인데...
친구들이랑 앉아서 마징가Z와 태권V가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라는 설전을 하곤 했었다. 어느게 어느 것인지도 모르고 무조건 태권V가 이긴다고 목소리 드높였던 것을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몸안에 흐르던 민족성이 발현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지금에 돌아보니 조금은 있었던 것같다, 좀더 많은 것들을 구경하며 자랐던 시절이 만화영화 속의 주인공들과 호흡하던 더 어렸을 시절보다 그다지 기억이 선명하지 않은 것은 그만큼 이 만화가 주었던 영향이 컸을 것이고, 만화의 영향으로 한때는 수도꼭지만 돌리면 콜라가 쏟아져 나오고, 바퀴없는 자동차를 타고 손오공처럼 어디든 갈 수 있는 세상..먹고싶은 것은 뭐든지 먹을 수 있는 별나라를 꿈꾸던 어린 시절이었다.
아톰처럼 맘껏 하늘이든 우주든 날아다니고 힘도 세상에서 가장 센 상상의 세계가 머릿속을 온통 차지한 어린 시절 한때의 모습들이다.
이 태권V가 나이가 30 이라니 세월만큼 만화도 변하고 세상도 변했지만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 태권V의 강력한 발차기와 태권도의 동작들은 여전히 살아있는데, 어려서의 악당들과 지금의 악당은 현실과 가상으로 갈린 만큼이나 다양하다.
약방의 감초라는 말이 있듯이 이 태권V에도 빠질 수 없는 친근한 캐릭터가 있는데 깡통로봇이다. 가진 것은 양철로 만든 주전자와 물통을 붙인 껍데기와 고추가루밖에 없지만 발랄한 움직임과 장난끼, 사고뭉치임과 동시에 태권V의 둘도 없는 동생...마치 말썽꾸러기 남동생을 보는 느김이다. 친근한데다 앙증스럽기까지 했던 모습들이다.
잃어버린 것이 추억속의 그리움만이 아니다. 순수했던 눈망울과 사심없이 보았던 새로운 것들에 대한 동경과 희망..지금 모든 것들을 약간의 계산과 함께 나에게 돌아올 무엇인가를 세어보고 이익이 없으면 가차없이 돌아서는 비정한 세상에 대한 신물나는 반복에 대한 반동으로서의 추억일 수 있지만 돌이킬 수 없는 어린 시절의 순진함에 대한 무한한 그리움이고 기약없는 추억이다.
태권V를 통해서 보았던 勸善懲惡이란 주제들은 당시에는 참으로 터무니없었을 사회현상이 분명했을 것이고, 지금도 그것은 변하지 않았고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요원한 희망일 것이다. 그래서 마음속의 태권V가 필요하고 그리운지 모른다.
힘없는 자의 동경...악에 대한 불타는 마음이 만들어 낸 태권V...그것이 필요없는 태권V없는 세상을 꿈꾸다 느닷없이 만나는 태권V30회 생일에 떠오르는 생각들이다.
☞ 민주의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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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로봇 태권V 나이가 30이라구요..그렇게 되었겠습니다..지금 40대인 조카들이 꼬마둥이일 때 저의 집에 놀러오면서 골목에서부터 부르고 오더 노래라서 기억하고 있지요.. 요즘의 세월은 유수가 아니라 시위를 떠난 화살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