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 빅리그의 슈퍼스타 이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지난달 9일 역대 최고 이적료로 이탈리아 유벤투스에서 스페인 레알마드리드로 지네딘 지단(프랑스)이 새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
세계 축구의 흐름을 좌우하는 곳은 넓은 선수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유럽이다.유럽 각국리그는 지난달 말 프랑스 독일이 2001∼2002시즌의 뚜껑을 먼저열었고 벨기에가 11일 개막했다.17일 네덜란드,18일 잉글랜드에 이어 이탈리아가 오는 25일,스페인이 26일 각각 새 시즌을 시작한다.새 시즌이 시작되면 팬들은 스타 플레이어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다.그곳에는 프로선수 능력의 척도인 ‘돈’이 함께한다.올해에도 시즌을 앞두고 거대한 트레이드 시장이 한바탕 회오리처럼 유럽전역을 휩쓸고 지나갔다.
이번 시즌 최대의 관심사는 2000년 ‘FIFA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지네딘지단(프랑스)이다.98프랑스월드컵과 유로2000에서 연거푸 프랑스에 우승컵을안긴 지단은 2001∼2002시즌을 앞두고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에서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그것도 역대 최고이적료(4580만 파운드,약 6500만달러)의 새 기록을 세우면서.지단의 이적이 더욱 화제가 되는 것은,레알마드리드에는 지난해 5600만달러의 최고 이적료를 기록한 루이스 피구(포르투갈)가 있기 때문이다.세계 최고 고액선수 두 명이 펼치는 환상적인 미드필드 콤비는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을 증폭시킨다.지단의 이적에 따른 관심은여기에 그치지 않는다.레알 마드리드는 최고 미드필드진을 갖춰 UEFA챔피언스리그 9번째 우승을 노리고 지단은 유벤투스 시절 끝내 이루지 못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꿈꾼다.
지단의 이적료는 페루지아 이적문제로 갈등을 빚고있는 ‘테리우스’ 안정환에 비하면 40배에 가깝다.한국의 A급 스타와 세계 수준과의 격차를 느끼게하는 대목이다.유럽에서는 A급 선수들이나 장래가 촉망되는 신예들은 으레몸값이 천만달러를 넘는다.2001아르헨티나 세계청소년(20세 이하)선수권대회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면서 대회MVP와 득점왕에 오는 하비에르 사비올라는 19살의 어린 나이지만 스페인의 명문구단 FC바르셀로나의 끈질긴 구애를 받은 끝에 2000만 파운드(약 360억원)에 아르헨티나 리버플레이트를 떠났다.
그동안 트레이드 시장을 포지션별로 보면 주로 포워드,즉 스트라이커들이‘축구 귀족’의 지위를 누렸다.역대 최고이적료를 경신한 선수들인 비에리(이탈리아) 호나우도(브라질) 크레스포(아르헨티나) 등이 그 예다.그러나 이는 최근 큰 변화를 겪고 있다.지난해와 올해 최고이적료를 연거푸 바꾼 선수는 미드필더.플레이메이킹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는 얘기다.이번 시즌 최고이적료 5걸에 든 6명(5위가 2명)의 선수 가운데 미드필더가 무려 5명.지단을 비롯해 멘디에타(스페인) 베론(아르헨티나) 루이코스타(포르투갈) 네드베드(체코) 등.이탈리아 라치오는 베론을 잉글랜드 맨체스터유나이티드,네드베드 살라스(칠레)를 이탈리아 유벤투스로 각각 내주고 멘디에타를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받아들였다.베론의 이적료(2810만파운드)는 잉글랜드 프레미어리그 역대 최고이적료.
또 하나의 특징은 골키퍼와 수비수의 몸값 상승.그동안 골키퍼와 수비수는공격수에 비해 푸대접을 받았지만 최근 위상이 달라졌다.올시즌을 앞두고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의 두 골키퍼 부폰과 톨도는 특급대우를 받았다.부폰은라치오의 터줏대감이던 반데사르(네덜란드)를 밀어내고 파르마에서 팀을 옮기면서 이적료 3070만파운드로 역대 이적료 4위,GK 최고 이적료를 기록했다.톨도도 피오렌티나에서 인테르밀란으로 이적하면서 1800만파운드를 기록.수비수 가운데서는 프랑스대표팀의 철별수비수 튀랑이 파르마에서 유벤투스로이적하면서 역대 수비수 최고이적료인 2350만파운드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