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랖/오지라퍼

[최상호]

안녕하세요.

세상만사에 온갖 참견을 해대는 사람을 보면 어떤 표현이 떠오르세요?

MZ세대라면 ‘오지라퍼’라고 대답할 듯합니다.

남의 일에 간섭하는 사람, 염치없이 행동하고 참견하는 사람을 가리켜 요즘 말로 ‘오지라퍼’라고 합니다.

‘오지라퍼’는 ‘오지랖’에 사람을 뜻하는 영어 접사 ‘-er’을 붙여 만든 신조어인데요.

그런데 ‘오지랖’이 원래 무엇을 가리키는 말인지 물어보면 아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

심지어 ‘오지랖’을 ‘오지랍’으로 잘못 알고 쓰는 사람도 많거든요.

‘오지랖’은

원래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을 의미합니다.

“날씨가 추워지니 오지랖을 자꾸 여미게 된다”

“엄마는 오지랖을 걷어 아이에게 젖을 물렸다” 등처럼 쓸 수 있지요.

옷의 앞자락이 넓으면 그만큼 다른 옷을 덮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일을 모두 감쌀 듯이 참견하고 다니는 것을 빗대어

“오지랖이 넓다”고 표현하게 됐습니다.

이후 ‘오지랖이 넓다’는

쓸데없이 지나치게 아무 일에나 참견하는 사람을 비꼬는 관용구로 자리 잡게 됐거든요.

‘오지랖이 넓다’란 관용구는 많이 쓰이는 데 반해 ‘오지랖’이란 단어 자체만으론 잘 쓰이지 않다 보니

‘오지랖’의 원래 뜻이 무엇이었는지 모르는 사람이 늘어났나 봅니다.

또 관용구가 아닌 ‘오지랖’만 떼어내

‘쓸데없이 지나치게 아무 일에나 참견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로 표현하는 이도 많아졌습니다.

“오지랖 좀 그만 부려” 등이 그러한 예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관용구의 영향력이 강해져 원뜻이 소멸해 가는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요즘 갑자기 등장해서 사회를 혼란스레 만드는 여러가지 사건을 두고도

'정치적음모론'을 펴는 몇몇 정치인들 언동을 보자니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속담이 생각납니다.

참 오지랖 넓은 오지라퍼들이 야권에 몰려 있나 싶기도 하네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