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클합창단 근황 533번째 글입니다. 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습도 지속되고 있
는데, 이날의 연습은 앞으로의 연습의 변곡점이 되는 연습입니다. 연습의 내용은 존 레빗
의 [미사 페스티바]를 한번 훑어 보는 것이었는데, 오늘 연습을 기하여 일단 존 레빗 미사
곡의 연습은 중단하고 다음 주 화요일은 휴가로 한 주 쉬고 그 다음 주 화요일인 8월 7일
날 다음 연주회 레퍼토리인 하이든의 [전시 미사]연구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1부 연습을 간단히 하고 2부는 회식 장소로 옮겨, 새로운 단장과 단무장과 함께
새롭게 출발하는 합창단의 단합을 다지는 자리도 마련된 날인데, 막상 연습 시간에 모인
인원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신입회원을 포함하여 소프라노는 5명쯤 되는데, 앨토는 2명,
테너는 한 명도 없고, 베이스가 3명 해서 모두 10명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공연이 끝나
고 나면 이런저런 사연으로 인원이 교체되기가 일쑤였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반복되는
군요. 나중에 2부 때에는 4명쯤 더 와서 모두 14명 정도가 모여 조촐한 회식 자리를 갖고
모두 해어졌습니다.
그러니까 오늘 1부 연습은 7시 40분경에서 8시 20분까지 약 40분 가량밖에 하지 못했는
데, 내용은 의외로 알찹니다. 먼저 미사곡의 시작인 <키리에>로부터 마지막 <아뉴스 데
이>까지 다 훑어 볼 수 있었고, 이어서 <키리에>는 아카펠라로 불러보는 데까지 할 수 있
었으니까요. 지금 <키리에>는 별 지적 사항없이 거의 완벽에 가깝게 불러 낼 수 있는 지
경이 되어 지휘자는 경우에 따라서는 이 부분만을 실제 연주에서 오프닝 넘버로 할 가능
성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키리에>가 완성도가 높은 반면, <글로리아>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내가 생각해
도 음정이나 박자에 확신이 서지 않는 부분이 여러 곳 있는데, 내 예상에 실제로 피아노
앞에 앉아서 차근차근 개인 연습을 해 보면 실제 연주를 따라 부를 만큼 부를 수 있겠다
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지금 불러지지 않는 것이 개인 연습이 부족해서 그렇지 곡 자체
가 지나치게 어렵기 때문이라 여겨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휘자 말이 쉽게 보이는 곡도
실제는 어려울 수 있고, 어렵게 보이는 곡도 의외로 극복이 가능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
면서 모든 곡 하나하나에 소홀해서도 안되겠지만,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도 없음을 강조
했는데, 이것은 매번 연습할 때마다 우리 스스로 느끼는 바입니다. 그 모든 것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여겨지는군요.
<크레도> 부분도 별 지적 사항없이 넘어 갔습니다. 연습시간이 얼마 안되기 때문에 세부
를 일일이 따질 수 없어서 그리 된 것 같기도 한데, 챤트 풍으로 정해진 박자에 따라 레시
타티브로 부른다는 원칙만 지키면 이 부분은 넘어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쌍투
스> 부분으로 넘어 오면 <베네딕투스> 언저리에서 심한 박자 얽힘과 음정 혼란이 나타납
니다. 아무래도 이 부분은 좀더 집중적인 연습을 해야할 것 같은데, 오늘의 간략한 연습
으로는 불가능할 것 같고, 오늘을 계기로 당분간 이 악보는 펴들 일이 없을 듯 한데, 차후
에 어떤 변수가 작용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아뉴스 데이>는 또 의외로 조금 되는 편입니다. 지휘자는 <아뉴스 데이
>가 어렵다는 사실을 수 차례 강조했고, 우리도 전체적인 윤곽이 잡혀 있지 않아 좀 불안
정한 상태인데 불러보니 의외로 과거 불렀던 기억이 남아 있어 그대로 불러지더군요. 저
번 공연 때 경험한 바이지만, 부분적으로 박자에 혼선이 오더라도 흐름을 놓치지 말고 곡
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한데, 그럴 정도의 수준은 일단 확보된 듯 합니다. 앞으로 세부를
더더욱 다져야 할 것이지만 당분간 더 이상의 연습은 없을 듯 하니, 그 이상의 것은 앞으
로의 과제로 남겨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곡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번 불러 본 뒤, 시간이 대략 10분 정도 남았을 때, 이
번에는 <키리에>만 아카펠라 형식으로 불러 보았습니다. 별 무리없이 불러지더군요. 이
런 식이라면 이를테면 <크레도>같은 곡도 충분히 분위기 있게 불러 낼 수 있겠다는 생각
을 했었습니다만 이윽고 연습시간이 끝나게 되었고 이어 회식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2주후의 화요일에는 새 악보가 준비될 듯 하고, 일단 남성 파트와 여성 파트로 나누어 실
제로 <전시미사>를 불러내기 위해서 어떤 점에 유의하고 어떤 점을 힘주어 가다듬어야
할지 구체적으로 논의해 보자고 했습니다. 그러자면 악보를 들고 실제로 연주된 곡을 들
어가면서 곡을 꼼꼼히 분석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런 식의 연구야 요새 유튜브를 통한
자료가 넘쳐나는 실정이니 각자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효율성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연습 및 공연 예상 이인입니다. 회식 시간에 지휘자와 논의된 바이지만 지
금 테너는 변수가 너무 많이 작용하고 있어 파트 자체가 소멸될 위기에까지 봉착해 있는
데, 이런 점이 한시바삐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 어떤 사태가 도래할지 짐작하기 어렵습
니다. 하지만 진정성만 유지하고 있으면 사태는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는 기대도 하게 됩
니다. 이번에야 말로 대관시기를 확실하게 잡아채고, 부산문화재단에 지원신청도 좀더
확고하게 해서 13회 정연부터 다시 한번 변곡점을 돌아 전환기를 마련하는 기회가 되기
를 간절히 바라며 오늘의 후기에 가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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