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노인들, 그것도 귀가 들리지 않는 장애 노인들이 엉터리 약을 비싼값에 사들이고 있습니다.
건강보조식품을 만병통치약으로 속여서 파는 다단계판매행태, 이석재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올해 61살의 이 청각장애 할머니는 얼마 전 약 세 상자를 샀습니다.
어깨통증에 좋은 만병통치약이라는 농아인협회 간부 말만 믿었습니다.
약값은 모두 70여 만원, 그러나 글자를 못 읽는 할머니는 150만원이나 냈습니다.
⊙청각 장애 할머니: (먹었는데도) 어깨 아픈 게 안 나았어요.
다 거짓말이었어요.
⊙기자: 이 청각장애 농부도 발모기능까지 있다는 말에 100여 만원을 주고 이 제품을 샀습니다.
⊙청각 장애 농부: 그 간부한테 집에 찾아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약 사라고) 매일 찾아왔어요.
⊙기자: 이런 제품을 산 청각장애인이 이 지역에서만 10여 명에 이릅니다.
이 제품을 팔아온 협회 간부를 찾아가 봤습니다.
⊙농아인협회 당진협회 지부장: 전국적으로 많이 (판매) 하고 있는데 왜 당진 지부에만 와서 따져 묻습니까?
⊙기자: 이 판매사슬의 중간책임자 역시 충남농아인협회 전 간부였습니다.
청각장애 노인들을 상대로 한 이런 다단계판매 피해는 전라북도 지역에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정읍이나 김제 등 농촌지역뿐만이 아니라 전주 등 도시지역에서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전주지부에서도 30여 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부분 60대 청각장애 노인들로 이들을 노리는 다단계판매가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김상표(한국농아인협회 전주시 지부장): (농아인들이) 건강 보조 식품을 만병통치약으로 속아서 사는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기자: 청각장애인을 상대로도 광고를 해온 다단계판매회사는 판매사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다단계 판매회사 관계자: 폭리를 취한 사람이 있다면 철저히 조사해서 윤리 강령에 의해 제대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기자: 한국농아인협회는 일부 간부들이 개입된 이런 사기판매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정희찬(한국농아인협회 상담지도 팀장): 건강 보조 식품에 대해 선전하는 단체에 휩쓸리지 말고 제품을 안 사는 등 스스로 조심해야 합니다.
⊙기자: 같은 처지의 장애인을 울리는 다단계판매가 기승을 부리면서 청각장애인들이 더욱 궁지로 몰리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이석재입니다.
KBS 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