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외부세계뿐만 아니라 내면세계에도 적응하며 살도록 되어 있다. 우리 마음속에 내가 모르는 더 깊은 마음인 무의식이 있음을 안다. 내면세계란 곧 이 무의식의 세계를 말한다.
사람에게는 남에게 보여 지는 사회적 가면인 외적인격(페르조나)이 있듯이 이 외적인격과 매우 대조되는 내적인격도 있다. C. G. Jung은 이를 아니마(Anima), 아니무스(Animus)라고 불렀다. 한마디로 아니마는 남성속의 여성, 아니무스는 여성속의 남성을 말한다.
여기선 천명화님의 글에 관련된 아니마(남성의 무의식에 내재하는 여성적 인격)이야기만 해보자.
한 남자의 외적인격과 그의 아니마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만약 외적으로 세심하고 여리고 소심하고 부드러운 성격의 남자라면 그는 공격적이고 터프하고 활달한 아니마를 갖고 있을 것이고, 외적인격이 권위적이고 강하고 집요하고 공격적인 남자라면 그의 내면에는 반드시 자유분방하고 나약하고 부드러운 아니마를 갖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현실에서 남자들은 이 자신의 내적인격 아니마에 상응하는 여자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그 아니마의 포커스가 정확하게 맞아 느낌이 강할수록 우리는 <첫 눈에 반했다>는 말을 한다. (한마디로 내 타입을 찾았을 때) 주위에 흔히 서로 정 반대인 성격과 외모를 가진 부부들이 잘 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일리가 있는 것이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사회적 체면, 가면으로 인해 자신이 억압하고 무시하고 돌보지 않았던 자신의 내적인격과 결국 온전하게 하나가 되고자 하는(대극합일)본능적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아니마의 형태는 그 남자의 나이, 인생경험, 성향, 지적수준, 정신연령 또 삶의 목표에 따라 4가지 타입으로 변화하며 나타난다. 어디에 나타난다는 말인가? 꿈에서도 상징적으로 나타나고, 현실에서는 자기가 혹해서 빠지는 타입이 바로 그 아니마라고 믿어도 좋겠다. 아니마는 4단계로 변하며 발전한다.
첫째 단계 - 하와(Chawwa, 에바 또는 이브로서 대지를 상징) 단지 생물학적인 것으로 아기를 낳는 생산성 밖의 다른 아무것도 아닌 경우이다. 여자를 아기를 낳기 위한 어머니로만 보고 그런 여자를 찾는 남자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두 번째 단계 - 헬레네(Helene) 성적인 에로스가 아직 지배적이지만 미적이고 낭만적인 수준으로 여성이 어느 정도 그 남자에게 개성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경우이다.
세 번째 단계 - 마리아(Maria) 마리아에서 에로스는 가장 높은 가치, 종교적 헌신으로 드높여지고 에로스는 영성화(승화)된다.
네 번째 단계 - 소피아(Sophia) 마리아의 가장 거룩하고 순수한 것을 뛰어넘는 사피엔치아의 경우이다. 아니마의 최고단계이며 보통남자들은 이 경지에 이르는 일이 없다고 융은 말한다. 모나리자의 이미지가 이와 같은 <지혜의 아니마>에 가장 가깝다고 한다. 이 단계는 의식의 일방적인 발전단계처럼 단순한 일직선상의 발전이 아니고 대극합일을 통한 성숙된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불교에서 보는 이 네 번째 단계의 아니마는 <관세음보살>이다.
남성은 이 4가지 단계 중에서 자신이 지금 어느 아니마단계에 있는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자신이 지금 가장 호감 가는 여성의 타입을 통해서도 알 수 있고, 자신의 성격 , 취향을 판단하여 미루어 짐작할 수도 있고, 꿈의 상징적인 의미를 분석하여 알 수도 있다. 천명화님의 글에서 말하는 제레미 아이런스는 분명히 이 아니마의 두 번째 단계에 속한다.
남자든 여자든 자신의 아니마, 아니무스를 아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자신의 아니마, 아니무스가 결국 현실에서 자신에게 결여된 인격의 한 부분으로 이해한다면 그 부분을 개선시키고 발전시키면 된다. 만약 제레미 아이런스(영화에서)가 자신의 아니마를 알았다면 그렇게 파괴적인 방법으로 자신을 파멸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인간은 충분히 건설적이고 건강한 방법으로 자신의 내적인격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온전하게 행복한 삶을 누리려면 어차피 자신의 내적, 외적인격을 동시에 발전시키고 완성시켜야 한다. 자신의 반쪽 인격을 계속 무시하고 억압하면서 사회적 인격(페르조나)만을 자기 자신이라고 믿고 살면 언젠가 반드시 그 반쪽의 <나>가 칭얼거리며 귀찮게 굴거나, 심하면 보복을 하게 된다.
심리장애, 노이로제, 정신분열증, 강박적 행위(중독증) 등등의 위험한 무기로 말이다.
참조: 이부영(한국 융 연구원), 분석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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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울 멋~~~~진 선배님...ㅋㅋㅋ! 몰랐던 사실 잘 배우고 갑니다.감사합니다.선배님..즐거운 여행되세요..글구 여행사진도 올려주세요..^..^ ()()()...
염화실의 닥터 리! 이처럼 명쾌한 글을 주루룩 올려주시니 보는 마음이 다 시원합니다. 다음에 사람사는 이야기만 모아서 책 한권 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자료 잘 알고 갑니다`!! 감사한 마음만 두고 갑니다.^^*()
역시 무위자님 답습니다. 좋은 글 감사하게 읽었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
존경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