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파 매표소에서 지프차를 타고 올라가는데 중국인 운전기사들은 차를 일부러(?) 난폭하게 운전해 관광객들이 놀라 비명 지르게 만든다. 그래서 차 멀미를 하는 어떤 이들은 안전하게 운전해달라는 마음으로 중국 돈을 주머니에 찔러준다고 했다.
커브가 심한 산길을 올라가 기상대 근처 주차장에서 하차하고 북파를 한 바퀴 걸으면서 천지의 장관을 즐긴다. 천지가 비구름 속에 숨었다가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등소평의 글씨를 새긴 天池 기념비 앞에서 사진을 담기 위해 줄을 서는 대신 우리는 남북 통일을 위해 기도했다. 건너편 북한군 초소를 바라보는 마음이 복잡 미묘했다.
비구름 속의 백두산 북파
(사진- 인터넷 자료)
일행과 되도록 동행하게 하지만 인파가 워낙 많아 밀리니 시종 동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다시 원위치로 돌아와 지프차를 타고 내려가기 전에 반드시 휴게소에서 인원 파악을 해야 하니까 개별적으로 하산하지 말라고 일러두었다.
일행과 같이 천지를 돌아보고 다시 휴게소에 모였는데 K가 보이지 않았다. 기다리면 오겠지 싶어 한참 기다려도 보이지 않아 애를 태웠다.
안 되겠구나 싶어 두 사람을 우리가 걸었던 역코스로 보내 찾아보라고 했다. 백두산 정상 북파를 걸으며 그 친구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다녔다고 한다. 그 당시 백두산 북파에 오르는 한국인들이 많았는데 모두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았을 것이다.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사람을 찾지 못한 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때 그의 부인이 말하기를 K가 얼마 전에 심장에 스텐을 끼우는 시술을 했단다. 그렇지 않아도 천지가 잘 보이지 않을 만큼 안개가 자욱했는데 만에 하나 사고라도 났다면...., 머리가 복잡해졌다.
혹시나 하고 산 아래 버스 주차장으로 두 사람을 먼저 내려보냈다. 그중 한 사람은 중국 핸드폰이 있어 나하고 연락이 되고 있었다. 소식이 올 때까지 안절부절이었다. 얼마나 조바심이 일던지..... 모두가 말이 없었다. 한참 후에 아랫쪽에서 애타게 찾던 사람을 만났다고 연락이 왔다. 사람 찾은 기쁨과 감사로 원망은 안개처럼 사라졌다. 잃은 양은 찾은 목자의 심정을 절감하는 일이었다. 오, 주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