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는 일이 책보기,라디오듣기,텔레비전보기 등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오늘도 역시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다. 지난 번처럼 민법, 형법 내지 형사소송법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파리채 만드는 '법'처럼 드라마보는 '법'이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아저씨는 산소? 아니 법없이 살 수 있어요?' 아니구 이런 헛소리가 나다니. 어서 본론에 들어가자.
경고 : 드라마가 싫거나 너무 바빠 텔레비젼을 볼 수 없는 사람은 이하의 내용을 볼 수 없다. 임산부나 노약자는 봐도 된다. 텔레비젼 드라마가 아닌 영화나 비디오를 볼 때도 응용될 수 있다.
1. 드라마 고르는 방법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의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 탤런트, 작가, 연출자 등을 기준으로 선택한다. 진행중인 드라마의 경우는 신문에 나오는 시청률 순위, 각 방송사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지난 줄거리를 참고할 수 있다. 특히 고민이 되는 경우는 동시간대에 재미있는 드라마가 다수 존재할 때인 데 현재 가장 좋은 예는 '여인천하'와 '겨울연가'이다. 이 경우에는 더 좋아하는 드라마를 생방송으로 보고 다른 드라마는 재방송이나 인터넷의 다시보기를 이용한다. 리모콘을 이용해서 두 개를 다 보는 것은 다소 피곤한 방법으로 권장되지 않는다.
2. 드라마 보는 법
소설을 쓸 때 시점이 있듯이 드라마 보는 방법도 시점에 따라 나눌 수 있다.
(1) 1인칭 주인공 시점
내가 극중 주인공으로 생각하고 드라마에 몰입하면 정말 재미있다. 꼭 주인공이 아니라도 자기와 성격이 비슷하거나 닮고 싶은 인물을 자기와 동일시하여 그 속으로 빠져들면 현실감이 더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겨울연가'의 경우 나는 박용하의 캐릭터가 제일 마음에 든다.
주의할 점은 드라마를 본 후에도 자신이 드라마 속의 인물이라고 계속 착각하면서 생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러다가 본의 아니게 실수할 수 있다.
(2) 전지적 작가 시점
시청자가 '전지적'일 수는 없으나 일반적으로 전체 줄거리나 결말은 보통 예상이 된다. 드라마를 많이 보게 되면 세세한 장면에서 다음 상황을 예상하게 되는 '능력'이 생기게 된다. 예를들어 '겨울연가'에서 최지우가 건물들을 사진촬영하는 장면을 보면 곧 그 사진기가 배용준의 모습을 몰래 담게 되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그 예상이 맞으면 약간의 '짜릿함'이 느껴진다.
(3) 연출자 시점
연출자 시점은 다소 기술적인 측면을 주로 보는 방법이다. 저 장면의 배경이나 소품은 어떠한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서 어느 장면에서 이번 회를 끝내야 하나 등 자질구레한 사항등을 고려한다. 이 시점은 드라마에 몰입이 잘 안되어 자신이 선호하는 배우의 모습이 나오는 것에 만족하는 경우에 잘 사용할 수 있다. 그 배우가 나오지 않는 장면을 볼 때에도 덜 지루해진다.
(4) 3인칭 관찰자적인 시청자시점
아무 생각없이 보면서 주제가를 따라부르고 배우들의 멋진 모습에 '와 정말 멋있다.', '야, 멋있다.'는 감탄을 하면서 본다. 기분이 좋으면 일어나서 가벼운 율동을 하면서 본다. 주의사항은 배우자나 애인이 옆에 있을 때 그들과 탤런트를 비교하거나 탤런트를 지나치게 칭찬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것은 영화관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겠지.
3. 맺음말
드라마는 인물간의 갈등구조가 중심 내용이 되고 그 갈등구조는 사실, 사건의 발생으로 인한 정보의 발생, 정보의 이동에 따른 갈등상황의 변화, 정보를 얻은 후 인물의 행동에 의한 갈등구조의 심화 내지 갈등의 해소로 이루어진다. 다소 추상적인 설명인 데 드라마 '수호천사'나 드라마 '줄리엣의 남자' 등을 예로들면 이해가 쉽다. 구체적인 분석은 다음을 기약하자.
너무 글이 길어져서 읽는 분들이 짜증날 시점이 된 듯 하므로 이제 마무리를 하자.
평범한 감성을 가지고 일상에 쫓기면서 생활하는 대중들에게 있어서 텔레비전 드라마는 무시할 수 없는 여가시간 활용방법이며 그 영향력이 크다. 그리고 나 역시 대중문화의 소비자로서는 그러한 평범한 감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중적인 드라마를 보면서도 약간 특별한 나만의 시각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도 재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누구일까?라는 생각이 가끔씩 드는구나~~~
재미없고 지루한 글을 읽어준 분들에게는 감사를, 읽다가 '이거 뭐야'하며 돌아서신 분들에게는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주고 싶다.
점심먹고 졸려운 가운데 횡설수설하고 있는 희환 씀. 2002년 2월 1일 금요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