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대학동기 홈피에서 퍼 왔읍니다.(둘째 아들 군대 보낸 저와 같은...)
이주필, 양총무님 걱정마세요...구총장은 이미....최회장도...
천사표 아들녀석이 백일 휴가를 나왔습니다.
백일만에 처음 얼굴 본 건 아니지요.
정초에 식구들 우루루 떼지어 면회갔던 일,
비비홈 고객들 중에서 아시는 분은 다아 아시는 바이고요.^ ^
속내야 어떻든 주소지 강남이고, 대학 재학이란것도 특수층에서나 당연한 일이라니
남자분들 듣기만 해도 목에 힘줄 세우시는 최전방 양구 21사단도 그러려니 했습니다.
자식 고생하는 일엔 비교적 둔감한 편이라 원빈이처럼 철책선 근무인들 어떠랴 했지만,
전공이 전공인지라(외식조리..거창하게 파티쉐 지망생) 취사병으로 배치.
한 달쯤 지나고, 클렌징폼에 바디로션 보내달라 할 땐,
유난히 겉포장에 신경쓰는 녀석이지만, 아주우 XX 을 떨어요, 흉깨나 보았습니다.
문자 그대로 음력 정월 초이틀. 허위허위 물어물어 산 넘고 물건너 찾아간 곳.
박수근 미술관 갈 땐 이렇게 고달프지 않았는데, 원 참,
양구 시내에 깔린 군인 아저씨들 푸석한 몰골이며 천지삐까리 모텔 간판에 혀를 찼지요.
위병소 입구에서 만난 조장 청년의 멀쑥한 인물에 우선 깜짝 놀라기.
저 역시나 고슴도치과를 못 벗어나는지라,
해말끔한 내 자식 헌병이나 당번병정도 했던게 쑥스러울만치 남의 집 아들들 다아 훤합니다.
연락 받고 달려나온 내 아이의 인물 역시나 멀리서 봐도 훠~언.
쥐었다 짜 놓은 행주같았던 제 형 첫번 면회때 얼굴과 오버랩되네요.
그래도 명색이 처음인데 싶어 코스트코 식품부를 떠메가듯 장 봐가지고 갔지요.
같이 나온 내무반 식구들, 과일이며 좋은 냄새 풍기는 간식거리에도 심상한 눈치입니다.
그저 조금만 주십시요...라니??
화장실 들어가 초코파이 몰래 먹다가 눈물 한 방울 찔끔하는게 군인 아저씨 디폴트값 아닌가?
이런 생각은 아이 입에서 나오는 다음 말에 여지없이 무너집니다.
그래도 내깐엔 식구들 생각 딜리트하고 덜어간 갈비찜인데, 뚜껑 열면서 한다는 소리가,
에~이, 우리 내일 메뉴가 갈비찜인데...
이런! 안 먹으면 관둬,우린 없어 못 먹는다. -.-;;
한 방에 여섯 명씩 침대생활 한다는거야 전화로 들었지만,
소위 자기 작업장이라는 취사장은 솔직히 저희 집 부엌보다 훨 깔끔했지요.
조리 도우미라는 <어머니>, 화통하게 생긴 아주머니가 씩씩하게 웃으십니다.
잘들 하구 있어요, 아들 하나 뺏긴 셈 치세요.
왜 아니랍니까. 휴가 나와서도 내둥 입에 달고 있는 고 '어머니'란 단어..
김치가 밀려서 겨우내 '어머니'가 김치전 해 줬어(이잉~ ㅠ.ㅠ). 어머니가..어머니가..
피엑스에서 마스크팩 파는건 보다 또 처음입니다.
이등병땐 티브이 개콘 보면서 맘대로 웃지도 못한다던데..묻는 말이 무색하지요.
일부러라도 웃으라고 그래, '왕고'들이. 넘 군기 들어가면 자기들이 혼난다구.
최전방이라는 특수상황 고려한다 해도 지 형 입에서 '우리 때는..' 소리가 자꾸 나올만 합니다.
몇 년 전인가요,
엎으러지면 코 닿을 거리에서 컴퓨터만 끼고 앉았던 녀석도,
얼굴 보고 난 뒤엔 왠지 감상에 푸욱 빠져 자판 투닥거렸던 기억이 새로운데..
수백명 먹을거리 책임이라는것 (쫄따구가 뭘 책임지겠습니까만 ㅎㅎ)
본인이 워낙 룰루랄라 포커페이스니 식구들도 따라서 으싸으싸 편한 줄로만 생각하지만
아침먹고 돌아서면 점심때, 설겆이통에서 손 빼면 바로 저녁 준비.
일요일도 없는 취사병 생활은 그래서 휴가 날짜 뽀오너스가 있다나요.
오자마자 전화통 붙들고 캐나다 여친과 만리장성이니 저 역시나 잔소리부터 구구절절입니다.
얘, 아무갠 일본 연수 시절에 전화비 이백오십만원 나왔다더라. #$%^&*(
돈도 돈이지만 금쪽같은 따옹이한테 시샘하고 있는감? 시방 내가?
시샘이고 뭐이고 얼굴을 봐야 말이지요. ^ ^
사박오일이라는 날짜도 받아놓으면 눈 깜짝 할 새입니다.
오늘 들어갑니다.
수압 낮고 보일러 성능도 시원찮은 저희집보담 부대 샤워실이 훨 낫다니..
빨랑 가라,이넘아.^ ^
아침저녁으로 씻고 벗어놓는 빨래감이 한무데기인데, 그간 찬 물에 어찌 빨아댔을까.
넌지시 물어보다 이구우~ 했습니다. 드럼 세탁기에 건조기까지 있다니깐요.
군바리표라면 양말짝부터 어쩐지 구정구정한 듯 싶던 것도 옛말,
군복 속에 입고 나온 내복 색깔부터가 하쿠라이네요. 베이지에 갈색이라..으흠..
빨래 널다가 푸석 웃습니다. 빤쮸 허리에 보기 좋게 새겨진 짙은 갈색 라벨.
" THE BRAVE MAN "
이기적이고 어린애같은 서방님에게 체머리 흔들며 평생을 사신 우리 어마마마 어록.
" 그저어 남자는 군대를 갔다 와야 사람이 되는거여. 니 아부지 봐라 " 푸하하!! ^ ^
(걱정말고 군대로...)
첫댓글 난 삭풍이 불어대던 정월 초이렛날 혼자서 논산훈련소로 걸어 들어갔었소. 군대기간에도 들어가지 않았던 수용연대에만 보름썩었고. 그때의 기억이 생생이 떠으르네. 내 아들은 작년에 제대했소. 아들들 군대보낼 친구님들 한번 읽어들 보소
군에 보내는 부모 마음. 어찌 모르리요. 건강하게 잘 다녀 올겁니다. 구총장, 최회장 아들은 제대할 때가 다 되어 가제...
요즈음은 웬만하면 다들 외아들인데...부산의 주규철군 아들도 3월 1일 입대(논산) 했으니 이주필 아들과 함께 논산에 있겠구먼...잘들 할테니 너무 심려들 마시게.
우리 큰놈은 퇴계원의 15보급대대에서 중대본부 서무계하고 있다카네..이등병땐 폐타이어 분리작업한다고 뺑이 치더니만..기침도 콜록콜록하고 .이 애비 마음이 찡하였었는데..그래도 그때 이런말을 하여 주었던 기억이 나고마..맡은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거라..그라다 보면 웃사람이 니 진가를 알아 안주겠나..구 상병..
또 둘째놈은 요번 가을에 군대간다..창원 예비사단으로..나의 두 아들들..지홍,태홍아.. 이 나라를 굳게 지켜다오..이 애비,애미 걱정은 말고..흑흑
39사단 창원훈련소 . 군번 510942**.보병후반기- 10주 훈련에 기가찰 때 , 우리 2세가 태어나 성인이 될 때면, 남북통일이 되어 군대 보내지 않아도 될 것이란 굳은 믿음이 세월이 흘러 흘러 흘러갔건만,다시 논산훈련소를 아들을 데리고 갔을 땐 춘삼월에도 눈발이 날리고, 연병장 군악대 소리에 도열한 젊음을 볼 때 ...
39사 동기회 한번할까..5110....내가 제일 쫄병같다...장상대 병장님 건강하세요...
나도 5109....
알 수 없는 서러움이 올라와 눈시울이 붉어졌다오. 하지만 옛날 군대가 아니고 현대화 되었고,폭력이 없어졌다니...또,,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세속의 명언도 있으니. 믿어보는 수 밖에.....배슈맑 고맙소.
요즘 군대 좋아졌다카니 넘 염려 마시고...군대 갔다와야 사람된다는 말은 맞는 것 같소.우리 아들녀석은 이제 고3인데 군에 갈때쯤되면 더 신식 군대가 되겠지...
배주필님!자상한 배려에 감사드립니다.아들 입대 전날 누나가 너 빨리 머리 깎아라 하니까 아들왈 경사 났구만 경사 났어 완전 축제 분위기네 해서 웃었습니다.머리 깎고 모자 쓰고 온 아들보고 그 머리가 제일 잘 어울린다고 해서 또 애써 웃었습니다.그런데... 논산 훈련소 연병장 스텐드에서 부모님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입영자들은 운동장으로 모이라는 방송을 들으며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루룩 흘렀습니다.아들에게 우는 모습을 안보이려고 노력했지만 저절로 흐르는 눈물은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돌아오는 길에 남편은 아들 입대보다 혼자 쓸쓸히 돌아오는 저를 위해 꼭 같이 올 필요가 있다고 저 혼자 생각하며 남편 팔짱을
슬며시 껴봤습니다.그때처럼 남편이 듬직한 적도 없었습니다.세월은 흐르겠지요.회원님들 모두 행복하시고 건강하십시요.
이 글을 퍼다 올린 기호도 둘째 군에 보냈지..이런 동기들의 아들들이 있기에 오늘의 조국이 건재한다고 믿고 멀리서 마음으로나마 건강들을 기원해 봅니다.
시간금방간다.우리아-는 9월에 제대다. 병장을 딴넘들보다 한달 빨리달았다고 유세뜨는걸보면 더러워서..카투사는 헨펀도 가지고 댕기고 완전날라리다.1973년도 구정 진해해군병훈련소에서 새벽2시에 비상걸어서 연병장에 발가벗겨서(엄청추웠다) 고향앞으로 향하게 해놓고 부모님한테 절을시키는 그때가그래도 군대같았다.
하지만 우리애들 기준으로보면 지네들 나름데로는 엄첨고생한다고 생각할끼다. 집에 오면 잘해주소...주필 돈주는걸 제일 좋아하더라...철도 쬐끔씩은 들어서 돈달라고 불쑥불쑥 손안내밀고 눈치보더라...ㅋㅋㅋ...
총무님! 시간이 지나면서 쬐끔씩 나아지겠죠 든든한 아드님이라 더욱더 맴이 ... 저도 꼭 1년전에 논산 훈련소 쪽지를 받고 마음이 괜히 울적했었조 비록 연기가 되긴했지만 애미마음이... 잘 할꺼구만요 걱정마시고 건강챙기시고 산에서 자주 뵙기바래요 봄소식이 여기저기서 막 쏟아지는구만요
우리 둘째놈도 오늘 제2야수교에서 32사단으로 배치받았다네. 면회는 언제부터 될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