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주니어 1위를 한 프랑스의 가엘 몽피스.
4년이 지난 2008년.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4강에 올라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몇년간 남자 무대에서 뚜렷한 성적이 없는 프랑스로서는 몽피스의 활약에 살짝 흥분된 상태다. 사실 몽피스는 프랑스 롤랑가로스를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1986년 9월 1일생, 우리 나이로 23살인 몽피스는 그동안 프랑스테니스협회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아 주니어 시절에 눈부신 성적을 냈다.
몽피스에 대한 프랑스의 기대는 상상을 초월한다. 주니어시절 US오픈을 제외한 세개의 그랜드슬램에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2004년 프로로 전향한 이후 그랜드 슬램 성적으로는 호주오픈 3회전(2007년) 프랑스오픈 4회전(2006) 윔블던 3회전(2005,2007), US오픈(2회전) 이다.
이번 대회에서 몽피스는 단식과 남자복식, 혼합복식에 출전해 단식 4강에 진출했고 복식에서 이형택- 에르바티와 맞붙어 1회전에서 탈락했다. 혼합복식에선 2회전에 그쳤지만 3개 종목에 출전하는 파워를 드러냈다.
특히 단식 8강에서 다비드 페러(5번 시드) ,니콜라이 다비덴코를 꺾은 이반 류비치치를 16강전에서 물리치는 등 강호들의 킬러로 주목을 받았다.
주니어 시절 몽피스의 경기를 직접 관전해온 삼성증권 주원홍 감독은 몽피스의 동물적 감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평했다. 팔다리가 유난히 길고 운동신경마저 뛰어나 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상대의 포물선 큰 스매싱을 베이스라인 뒤로 따라가 펜스를 훌쩍 뛰어올라 잡으려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것이다.
1m93의 큰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포핸드, 투핸드 백핸드, 탑스핀 스트로크는 경기를 보는 이로 하여금 예술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게다가 몽피스가 자주 연출하는 다리 벌려 치는 타법은 테니스를 위해 태어난 신체조건을 가진 것으로 보게 만든다.
성큼성큼 다가가 다리를 쫙 벌려주는 묘기에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공에 대한 집착과 순발력마저 갖춰 6일 열릴 페더러와의 준결승에서 어느 정도 기량을 펼칠 지 기대된다.
몽피스의 현재 랭킹은 59위로 이번 대회 4강 진출로 다음주 30위권에 재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종전 최고랭킹은 2006년 6월 23위.
몽피스는 누구?몽피스는 중앙아메리카 프랑스령 출신의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루핀은 과달루프 출신으로 프로축구선수를 지내다 프랑스텔레콤 대리점 영업을 하고 있다. 역시 프랑스령 중앙아메리카 마르티니크 태생의 어머니 실비에트는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한국 선수와의 경기 결과(종합 전적 4승1패)몽피스는 그동안 한국 선수들과 5번 대결했다. 이 가운데 이번 프랑스오픈 복식에서 이형택-에르바티 짝에 패한 것 외에 이형택, 전웅선, 김선용과 맞붙어 모두 이겼다.
이형택 오스트리아(클레이,07/05/20, 16강전) 7-6(5) 6-4
이형택 미국 마이애미(하드, 05/3/23, 2회전) 7-6(5) 3-6 7-6(1)
이형택-에르바티 프랑스오픈 복식(클레이,08/05/25,1회전)
3-6 4-6
전웅선 엉클토비호주하드코트(하드,04/1/14준결승) 6-4 6-2
김선용 호주빅토리안주니어챔피언십(하드, 03/1/8,64강)
4-6 6-2 6-3
역대 주니어 1위 어디에?전 세계 주니어 랭킹 1위,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마르티나 힝기스가 주니어 세계랭킹 1위 출신이라는 사실, 알고 있는가?
몽피스를 계기로 역대 주니어 1위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어린 나이에 세계 무대에 올라섰던 주니어들은 그만큼 잠재력을 인정받고 프로에서도 좋은 실력을 펼칠 수 있다. 페더러는 16살이던 1998년 주니어 1위에 올랐고 바로 프로에 데뷔해 6년 만에 ATP 1위에 등극했다.
1978년 설립된 ITF 주니어 월드 챔피언은 해마다 연말랭킹 1위에 오른 선수들을 소개하고 있다. 초대 챔피언인 이반 렌들과 하나 만들리코바 이후 지나 개리슨, 가브리엘라 사바티니, 힝기스, 안나 쿠르니코바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들부터 현재 현역으로 뛰고 있는 옐레나 도키치(호주), 스베틀라나 쿠즈넷소바(러시아), 미카엘라 크라이첵(네덜란드) 등 프로에서도 좋은 활약을 하는 선수들이 많다.
또한 팻 캐시, 스테판 에드베리, 마르셀로 리오스 등을 필두로 앤디 로딕(미국), 마르코스 바그다티스(사이프러스) 등이 성인무대에서도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어린 나이로 정상에 오르는 것은 톱 선수의 발판이 될 수 있지만 그만큼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1992년 US오픈 주니어 챔피언인 브라이언 던은 그 해 세계 1위에 올랐지만 무릎 부상으로 어린 나이에 은퇴를 할 수밖에 없었고, 14살에 정상에 오른 도키치의 경우 국적취득, 극성인 아버지와 코치 등의 문제로 현재는 랭킹조차 없다.
국가별로 보면 프랑스가 총 8명으로 가장 많고, 사바티니의 고향 아르헨티나와 로딕의 조국 미국이 7명, 러시아에서는 4명이 주니어 1위를 배출했다.
한국에서도 세계 1위가 탄생했는데 비록 연말랭킹은 아니지만 19살이던 1992년에 1위에 올랐던 송형근과 올해 22살이 된 김선용이다.
김선용은 2005년 1월 3일자로 세계 정상에 올랐는데 단 3일 차로 연말랭킹 1위를 기록하지 못했다.
현재는 어엿한 프로선수로 외국 서키트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은퇴한 송형근은 테니스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한편 현재 국내 선수 중에는 조숭재(마포고)가 17위로 가장 높고, 여자는 한성희(중앙여고)가 94위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