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촛불집회 그리고 국회 탄핵 1
2016년 10월 29일 이제 시작이다!!! 2만 명이 시청 앞 청계천 광장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나타났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매주 놀라운 역사를 써내려갔다. 1차 촛불집회 - 2만명, 2차 촛불집회 - 20만명, 3차 촛불집회 - 100만명, 4차 촛불집회 - 서울 74만명 (전국 100만명), 5차 촛불집회 - 서울 150만명 (전국 190만명), 6차 촛불집회 - 서울 160만명 (전국 232만명) 사람은 갈수록 늘어만 갔다.
학생들도 있고 중장년층도 있고 더 어린 애들도 엄마 아빠 손잡고 나왔다. 외국 뉴스에도 여러 번 나왔고 촛불집회에 참여한 많은 외국인들은 이렇게 많은 인원이 참여하면서 질서정연하고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참으로 부럽다고 했다. 누구는 노벨평화상 깜이라고 말을 하고 있다. 6월 4일 홍콩에서 우리를 본 따 촛불집회가 있었다. 이는 한층 승화된 민주의식이다.
처음에는 잠잠하던 태극기 부대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선동성이 짙은 그들의 억지는 날로 드세졌고 나중에는 폭력도 서슴치 않았다. 수백대의 버스가 전국에서 몰려들었다. 일당 5만원이라는 말도 들었다. 그많은 경비는 도대체 누가 부담을 하는가.엉뚱한 목적으로 태극기를 흔들어대는 바람에 오해를 살까 봐 나중 삼일절 행사에 정작 태극기를 못 드는 안타까운 촌극도 벌어졌다. 그들이 중구난방으로 떠드는 말들은 참으로 안타까운 적폐대상이 아니겠는가 싶어진다. 어디 그들의 졸변 한 대목을 들어보자.
<젊은 주부들 !아줌마들은 왜 그리 박근혜대통령을 못 잡아먹어 안달이 났소 ? 같은 여자로서 잘 나서 그게 그렇게 시샘을 합니까 ? 아니면 당신들과 국정을 논하지 않고 최순실과 같은 아줌마하고 국정을 논해서 그럽니까 ? 당신들은 절친이 없소 ? 최순실은 그저 친구로서 여자 대통령에게 챙겨줄 수 있는 것들을 챙겨줬을 뿐인데 뭔 국정 농단이라고 수다들 떨고 다니쇼 ? 오로지 박근혜대통령만 끌어내리면 나라가 어떻게 되던 상관하지 않겠다는 거요? 당신들 자녀들이 전교조 선생들의 삐뚤어진 교육으로 당신들 애들의 머리가 빨개지는데 그런 건 상관없고 오로지 박근혜대통령만 끌어내리면 된다 이거지 ? 당신들도 여자라 예뻐지고 싶은 욕망이 있지 않수 ? 뭐 보톡스 맞았다 뭐했다 그게 뭔 탄핵감이요 ? 세월호 7시간에 그랬다고 ? 그거 다 상세히 밝혔는데도 왜들 떠드냐 ? 할 일들 그렇게 없냐 ? 너희들 애들 완전 빨갱이 되기 전에 학교 가서 역사교과서나 잘 선택하라고 운동들 하라 ! 큰 일 난다 이 아줌마들아 !(일간베스트 저장소 2017년 03월 21일(촛불집회에 참여한 모든 사람에게 묻는다!중에서)>
수없이 난무하는 말의 홍수, 촛불의 민심을 자극하려 가진 애를 다 썼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이번 촛불집회에서 유독 눈에 들어온 것은 중고등학생하고 젊은 여성들이었다. 이대 입시부정 정유라의 괘씸죄가 크게 작용한 측면도 있다. 찬조 출연한 가수 전인권은 그들이 뺨을 때리면 그냥 맞으라고 했다. 양희은은 노무현이 즐겨 부르던 상록수를 불렀고 '애국가'와‘행진' 을 부른 전인권의 공연은 집회 참가자들을 울컥하게 만들며 이후 관련 동영상이 유 튜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화제가 되기도 했다. 12월 3일 무대에 선 가수 한영애는 노래 중간 집회 참가자들에게 "지치지 말라. 힘내라.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꼭 반드시 올 것이다"고 말해 큰 호응을 받았다.
무대에 서지는 않았지만 이효리 조인성등등 많은 연예인들이 집회에 참석했으며 과감히 인증 샷도 날렸다. 남녀노소 누구라 할 것 없이 참여한 많은 사람들은 아무리 충동질을 하고 유혹했지만 한 치 흔들림 없이 각목대신 촛불과 풍선을 들고 손난로, 피켓과 핫 팩을 나누어 주고 평화시위를 자처했다. 누군가 조금 과격해지면 그들은 전경차에서 내려오라며 ‘내려 와’를 외치며 자체 정화가 이루어졌다. 그들은 저항이란 의미로 폭력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때를 노려 박사모 집단이나 어버이 연합, 일베 동원해서 폭력사태로 변질 될까봐 대한문 근처는 얼씬도 않했다. 빨갱이 취급을 받았지만 그렇게 마음을 다스리고 냉정하게 사태를 바라보고 끝까지 평화롭게 대응하며 긴 추운 겨울 밤 이었지만 마음만은 따뜻하게 광화문을 채웠다.
경찰도 예전의 경찰은 아니었다. 현장에 많은 경찰인력이 투입됐지만 멀찌감치 물러서 그저 경계만 그엇을 뿐이다. 법으로는 청와대와 국회의사당, 외교기관 등 국가 주요 시설의 경우, 건물 경계로부터 100m 이내 집회·시위는 전면 금지하고 있지만 경찰은 대규모 집회의 경우,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200~ 1000m 지점까지 불허했었다. 촛불 시위 초반에도 경찰은 청와대로부터 800m 떨어진 경복궁역 인근 내자로터리 부근까지만 시위대의 접근을 허용했는데 하지만 법원의 판단에 따라, 12월 3일 '6차 촛불 집회'부터 청와대에서 100m 떨어진 효자치안센터 앞까지 집회를 허용했다. 돌이켜보면 결정적인 시기는 11월12일 3차 집회(100만명 참여)와 12월3일 6차 집회(232만명 참여)였다. 3차 집회 이후 김무성 의원의 탄핵 주장이 나왔고, 6차 집회의 압력으로 탄핵안이 드디어 국회에서 가결되었다. 탄핵을 둘러싼 여론의 흐름은 대선 구도를 결정했다. 촛불민심에는 두 측면의 걱정이 함께 포함되어 있었다. 하나는 탄핵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고, 또 다른 하나는 국가질서가 마비되면 안 된다는 걱정이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 탄핵안이 의결되고 특검·헌재·검찰 기능이 작동하자 촛불집회에 결집된 민심은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의 완성이라는 과제로 옮겨간 것이다.
<1> <234> <56> <7> 이 숫자는 2016년 12월 9일 대한민국을 일시에 뒤덮은 절묘한 숫자행렬이다. 이 숫자행렬이 가능했던 것은 단연 맨 처음 등장한 <1>의 숫자 덕분이다. 친박 수장답게 탄핵 투표 불참을 한 최경환 의원, 그가 서두를 장식한 덕분에 이 행렬은 가능했다. 그의 노고가 실로 크다. 불참 1, 찬성 234, 반대 56, 무효 7. 여기에 탄핵소추안이 8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고 9일 본회의에서 가결됐다는 점까지 반영하면 '123456789'가 굳세게 완성된 셈이다.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고 하더니만 (대통령이 2015년 4월 중남미 순방 중 브라질 경제인 행사에서 말했다) 이의 실현이 비로소 이루어졌다. 내막을 들춰보면 여론조사 리얼 미터가 단지 숫자놀음만은 아님을 바로 알 수 있다. 긴급여론조사에서 탄핵 찬성 의견은 78.2%로 조사됐고, 18.6%에 해당하는 탄핵 반대표(300명 중 56명) 역시 리얼 미터 여론조사 탄핵 반대 16.8%와 유사한 수치가 나왔다. 그뿐이 아니다. 전국에서 232만 명이 모였다더니 국회의원 234명이 탄핵찬성으로 묘한 비율도 성립했다.
길거리에 쏟아진 성난 민중들, 그들의 수에 모두들 왜 괄목하는 것일까. 주간 여론조사 결과의 신뢰수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포인트, 응답률 27%)도 합리적 추산 가늠자이지만 촛불민심이 중요한 것은 평면적 조사 그러니까 XY 좌표에 Z 축을 형성하는 입체적 형태로서 보다 실질적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민심 표출의 직접적인 양상으로서 그 노도의 정도를 바로 알아 볼 수 있다. 이 세상 불의를 못참는 현장 참여 열혈인(열 명 중 한 명 꼴)은 늘 존재하기 마련이며 그로 민심의 깊이와 향배, 들불처럼 번질 파급과 파괴력을 바로 실감할 수 있다.
여론조사결과 4주 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전체의 5%에 그쳤으며 91%는 부정 평가를 택했다. 거기에 3차원적 가늠이라 할 촛불민심은 실로 놀라웠다. 단 7차례 주말 촛불집회 만에 연인원 700만명(주최측 추산)을 돌파했다. 이는 평균 100만 명이 매주 촛불집회에 참가 한 것으로 일정 기간 이어진 시위로도 1987년 6월 항쟁(연인원 300만~500만 추정)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누가 주인인지 바로 보여준 것이다.
이로써 대통령은 18년 정치인생의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됐다. JTBC의 ‘최순실 태블릿 PC’ 보도 이후 꼭 46일 만이다.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대통령은 정치적 치명상을 입은 것이다. 30%대의 ‘콘크리트 지지층’은 결국 5%라는 벼랑 끝에 내몰려 즉각 퇴진 하야 등의 민심의 거친 항변 속에 1달 보름 만에 무너지고 만 것이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대변되는 탄핵사유는 너무도 많고 빼곡하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법(法)치주의 아닌 인(人)치주의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주된 관건은 ‘삼성·SK·롯데 뇌물죄’-'세월호 7시간' 포함한 "헌법질서 위협"이라 할 것인데 46일간 국민대장정의 실록으로서 이루어진 이번의 역사 대하드라마는 국민적호응에 힘입어 그야말로 흥미진진한 말의 파노라마 또한 거침이 없었다. 그토록 대통령이 염원하던 문화융성대국이 단 46일 만에 7백4십만 명이라는 거대 퍼포먼스로 길거리에서 자연스레 이루어진 것이다. 수천억을 들여 헛물을 밝히며 난산을 거듭하던 국책과제들이 이렇게 돈 몇 푼에 단숨에 이루어지리라고 대통령인들 생각을 했을까.
이 문화융성에 한 몫 한 소재들은 너무도 많다. 태블릿 PC,말, 길라임, 백옥주사, 태반주사, 비아그라,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자괴감이 든다, 구조를 하라니 구경을 하고, 조사를 하라니 조작을 하고…책임을 지라니까 남 탓을 하니, 하지를 않으려면 하야를 해라., 촛불은 촛불일 뿐, 바람 불면 다 꺼질 것,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 지은 사상누각, 예수 팔아먹는 유다 돼 달라는 거 아니냐." 그렇다면 박 대통령이 예수라는 얘기냐",야당은 약이 좀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손에 장을 지진다', 최순실 씨와 박근혜 대통령은 거의 같은 급에 있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질서 없고 불명예스럽고 빠른 퇴진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