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年(노년)은 三光(삼광)을 겸한 三老(삼노)의 나이
’67년도 공주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새내기 사회초년생으로의 첫 출발!
그 해 4월1일부터 1년간 경기도 수원시소재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에서 근무(담당업무 통일벼(명명: IR667)의 교배 및 수도육종업무 보조)를 마치고, 이듬 해 고향인 공주군에서 지방공무원으로 근무명령을 받았다. 사령장을 받고 곧바로 현장에 나가 보리파종, 한해대책, 추경 객토, 퇴비증산, 추곡수매 등등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은 식량증산 뿐이라는 국가시책 추진을 위해 불철주야 동분서주하는 것이 지방공무원의 역할, 70년대 초 새마을운동의 시작으로 ‘잘 살아 보자’는 구호아래 농촌의 마을 길을 넓히고, 지붕개량과 환경개선, 경제개발 5개년계획, 산림녹화10개년계획등 주로 양적 성장의 국가발전을 추구했다면, 80년대 후반 부터는 민주화운동이 점화되고, 90년대 중반부터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주민이 직접 뽑는 지방자치시대가 본격 출범하였다. 지역민의 욕구가 폭발적으로 분출하고 삶의 질적 향상을 위해 공직자들의 행태도 크게 변화하는 역동의 시절이었다.
국가발전의 양적성장을 추구 할 때는 공무원의 역할이 관리․지도․계도라는 권업행정 이었다면 민주화 지방자치화 되면서 부터는 공무원의 역할은 시민의 발이 되고, 봉사자 ․ 심부름꾼․ 머슴역할을 하면서 주민의 아픈 곳,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공직자가 친절공무원, 우수공무원인 시대가 되었다. 가난에 찌들고 배고팠던 시절에 공직에 입문하여 공직자로서의 6대의무(성실 ․ 복종 ․ 친절공정 ․ 청렴 ․ 비밀준수 ․ 품위유지의무)를 수행하면서 40여년의 세월을 공직자로서의 자부심과 뿌듯한 마음으로 마무리 하고 은퇴하였다.
은퇴 후 “노년의 즐거움”이란 책을 읽고서 나의 인생 2막을 고민하게 되었다.
“노년은 三光(노을 빛, 흰 눈빛, 별빛)을 겸한 三老(老熟함, 老鍊함, 老壯당당함)의 나이, 그것이 耆老(기로 : 60을 넘긴 나이)이고 눈부신 노년의 즐거움이다.”라는 구절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밤낮없이 나를 괴롭혔다.
-이제 나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인가? 많은 고민을 하던 중 전원생활을 하기로 결심하고, 내가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신명을 바쳐 뒷바라지 해준 아내와 전원주택을 짓고, 텃밭 가꾸기와 상추 아욱 땅콩 토마토도 심고, 할머니 할아버지 찾아 온 손자 손녀 돌보며 알콩 달콩 살아 볼 요량으로 “柳 &梁의 작은 쉼터”를 마련하고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40여년 공직생활로 다져진 몸과 마음은 ‘편안한 생활’을 원하는 것이 아님을 느끼기 시작했다. 너무 복에 겨운 소리인지 몰라도 이것이 과연 내가 갈고 닦은 三老(老熟, 老鍊 老壯)인가? 웬지 무언가 모를 허전한 마음이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도 하고 면도도 하고 어디론가 옷갓하고 나가서 친구도 만나고 싶다. 나 혼자만의 즐거움이 과연 노년의 즐거움 인가? 하는 생각을 하니, 아! 이것이 ‘47년간 다져진 직장생활의 산물’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하여 내가 찾은곳이 ⌜퇴직공무원협동조합(이사장 한찬희)⌟이다. ⌜퇴직공무원협동조합⌟은 전국에 계신 모든 퇴직공무원들이 그동안 축적된 공직경험과 재능으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우리의 이웃과 따뜻한 나눔을 실천할 목적으로 2013년 11월에 문을 열었다.
설립한지 겨우 1년반 이지만 전국에서 퇴직공무원들 700여명이 조합에 가입하였고 이런추세라면 얼마안가서 참여하는 조합원이 1만명을 상회할 것으로 짐작된다.
⌜퇴직공무원협동조합⌟에서 주로 활동하는 사업은 재능나눔과 사회공헌 사업, 국가.지자체 시책사업, 아름다운 짝맺기(결혼중개)사업, 시.도지사 추천 지역특산품 판매사업, 맞춤형 재능나눔 일자리 제공등 지역사회와 조합원에게 다양한 혜택을 드릴 수 있는 일터가 될것으로 확신한다. 이곳에서 지역사회와 조합원 모두를 위한 심부름꾼으로 성실하게 일하면서 ---- -청춘보다 더 아름다운 노년을 보낼 것이다.
-퇴직공무원협동조합 이사 류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