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쏟아지던 7월의 어느 날, ‘비전로드’가 긴 방학을 끝내고 돌아왔습니다. 4년 만에 돌아온 비전로드는 열여섯 명의 후원자와 함께 아프리카 남쪽에 위치한 잠비아로 떠났습니다.
비전로드란?
월드비전의 지역개발사업 현장을 직접 경험하는 여행입니다. 후원아동 및 지역 주민과의 만남, 봉사활동 등을 통해 후원의 진정한 의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꼬박 24시간을 날아와 새벽부터 해 질 녘까지 잠비아 충고 사업장 구석구석을 누볐습니다. 차에서 내릴 때마다 모두를 반기며 불러주었던 노래와 춤, 낯을 가리나 싶더니 이내 답싹 안겨 오던 아이들,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하는 마을 주민들과 우리가 더 고맙다는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어느덧 열여섯 명의 후원자는 누구보다 월드비전 후원에 진심이 되었습니다.
오랜 세월 후원자로 살아왔지만, 현장에 와서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면서 후원자로서의 가치 있고 보람된 삶을 더욱 체감했고 주변의 모든 사람을 후원자로 만들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남효자 후원자님
도대체 비전로드는 어떤 프로그램이기에 떠나기만 하면 다들 이토록 진심이 되어 돌아오는지 궁금하셨을 분들과 또 언젠가 함께 이 길을 떠날 분들을 위해 후원자님들이 매일 돌아가며 쓴 교환 일기 속 문장으로 비전로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세 가지를 소개합니다.
비전로드에서 할 수 있는 경험 세 가지1.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이 직접 전하는 변화
비전로드를 떠나면 변화의 현장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나의 후원금이 어떻게 아이들과 주민들의 삶을 바꾸고 있는지 직접 보고, 이야기 들으며 후원금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딥 탱크’에 대한 설명 및 운영 방식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셨다. 각자의 소를 일렬로 세워 차례로 욕조 시설에 뛰어들도록 유도하는데, 이때 욕조에 담긴 물은 진딧물 등을 제거하는 일종의 약욕이었다. (…) 말씀은 통역되기 전임에도 그 말엔 “투와룸바”란 단어가 정말 많이 들어감을 인지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투와룸바는 “감사합니다” 였다. 사실 큰돈을 기부하는 것도 아닌 내가 ‘Donor’로 불리며 이분들의 거대한 압도적 감사를 받는 기분이 들었고, 진심으로 송구하고, 작은 손길이 모여 만든 효과를 실시간으로 체험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철민 후원자님
세이빙즈 그룹은 마을의 부녀회로 구성된 저축그룹이다. 구성원들이 모여 규칙을 정하고 현금을 저축한다.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거나 수입이 적은 이들도 목돈 마련이 가능하다. 지역사회가 주체가 된 소득증대 활동이다. (…) 마을, 지역이 경제활동의 주체가 되었고 나아가 소득을 늘려가는 모습을 보았다. 작은 변화가 더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월드비전을 통해 지원받고 교육과 모니터링으로 그룹이 생기고 지속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정동원 후원자님
이 집의 아이 중 한 명이 후원자에게 여러 차례 선물금을 받았는데 그 금액을 잘 운용해 많은 가축을 길러내고, 아이들 교육도 잘 시키고, 지역에 나누기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며 마중물의 의미를 생각했다.
김수진 후원자님
2. 아이들과 가까워지는 봉사활동
이번 비전로드는 문즈웨 초등학교에서 집중적으로 봉사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수업을 준비했고, 특별한 급식을 선물하며 배식 봉사도 했습니다. 수업 내용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어떻게 전해주지 걱정하며 시작했지만, 말 한마디 통하지 않아도 어느새 함께 웃고 함께 뛰게 되는 놀라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시간을 보내고 나면 이 곳과 아이들에게 빠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점심시간에는 저학년들에게 식사 배식을 했는데 아이들도 좋아했고, 후원자님들도 열심히 참여했다. 닭을 키우고 오렌지 나무를 심고 수익을 얻어서 언젠가 월드비전의 사업이 종료되어도 스스로 자립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남효자 후원자님
첫 활동으로 “태극기 바람개비 만들기”는 두 나라의 국기를 보여주며 각 나라의 국기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고 태극기를 소개하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밖으로 나가 이리저리 달리며 태극기 바람개비를 돌리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천국을 보는듯 했습니다.
이영옥 후원자님
3. 내가 이곳에 온 이유, 후원아동과의 만남
비전로드 준비하며 모두가 가장 기대하는 순간은 후원아동과의 만남입니다. 이번 비전로드에서도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어 캐리어를 가득 채워온 후원자님과 후원자님이 날 좋아해 줄지가 궁금한 아이들의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시간 이곳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만해지는 느낌은 비전로드에서만 경험할 수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자꾸 눈물이 나는 걸 애써 참고 있는데 루스도 나를 알아보고는 생긋 웃어 보이는 게 아닌가. 순간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과 감격스러움에 왈칵 눈물을 쏟고 말았다. 엄마 무릎에 안긴 아기였을 때부터 성인이 되어 독립한 지금까지의 모습이 짧은 순간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며 잘 자라주어 고마운 마음과 더 많이 지원해 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얽히고설켜 자꾸만 눈물이 흘렀다.
서진영 후원자님
충고 사업장에서 내 손자 미얀자를 소개받는 순간 나도 모르게 뛰쳐나가 꼭 안아주었지. 작은 체구, 똘망똘망한 눈망울 함께 오신 어머니마저 왜소해서 안쓰러웠다. (…) 헤어짐은 슬픈 것. 하늘도 구름 한 점 없이 파랗고 파래서 우리 맘을 아는 것 같다. 부디 건강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선한 삶으로 나누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하며 꼭, 꽉. 안아주었다.
최병길 후원자님
한이와 후원 아동은 서로의 꿈을 나누었는데 사람을 돕고자 하는 동기가 같아 놀라웠다. 내가 놀란 이유는 둘이 생김새도 성격도 닮았다고 생각하던 참이기 때문이다. 후원 아동의 아버지도 둘이 닮았다고 했다. 어린아이와 같이 순수한 수줍음과 미소를 가진 두 사람은 어쩌면 이미 지구 반대편의 단짝이 된 듯하다.
임예빈 후원자님
마지막으로 이번 비전로드에 함께 했던
후원자님이 정의한 비전로드를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나에게 비전로드란, 기대!
정말 바뀌는구나 알았어요.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하고 조금은 바뀔 나를 기대해요.
더 많은 분들이 후원을, 비전로드를 기대하길 바라며.
다음엔 함께 떠나요, 비전로드!
첫댓글 너희가 주라...
주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