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내력의 고풍스러움이 잘 간직된 이문설농탕의 식탁에 앉아,
이남장 특설렁탕 스타일의 푸짐한 건데기와
마포옥의 묵직한 국물이 담긴 설렁탕 뚝배기에
영동설렁탕의 깍두기 국물을 붓고,
봉희설렁탕의 김치 삼총사를 반찬삼아 먹어주는 것...'
<'김형사는.왜.설렁탕을.먹었을까?'에서 발췌>
상기의 글은 9년 전, 갑판장이 설렁탕에 대해 쓴 글의 한 대목입니다. 소시적부터 설렁탕을 즐겨 먹었고, 또 어느 집 설렁탕이 더 입에 맞는지 두루 돌아뎅겼기에 각각의 식당에서 갑판장의 취향대로 추려 조합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 상상을 해 본 것입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아직도 9년 전에 조합했던 설렁탕을 최고라 여기고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언급된 다섯 식당 중 네 집은 이젠 아니지 싶습니다. 100년.전통의.식당은 이전을 했고(史跡인 독립문 조차 위정자들에 의해 원래의 자리에서 70m 옆으로 이전이 됐으니 더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푸짐한.건데기로.소문난.집은 두 차례나 불미스런 일(위생불량, 원산지허위표기)로 지탄을 받았습니다. 두 집은 함께 언급하는 것 조차 민망할 정도로 경우가 상이하지만 갑판장이 최고로 꼽은 이유가 훼손 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깍두기국물이 인상적이던 집은 달달한 맛으로, 김치를.사다.먹던.집도 평범한 김치맛으로 하향평준화 되었음에 계속 최고의 자리에 두기가 민망합니다. 묵직한 국물로 갑판장의 입맛을 사로잡던 집은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때까진 유효했는데 그 때가 4년 전이라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한 때는 경복궁.옆에.있는.설렁탕집 (이.집의.초심이 궁금하다면 클릭)에도 자주 들락거렸었습니다. 양지에 도가니, 갈비, 꼬리, 양 등 다양한 부위를 푸짐하게 담아내는 특곰탕을 안주삼아 쐬주 마시기를 참 즐겼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설렁탕, 특곰탕은 물론이고 고가의 모둠수육과 갈비찜까지 예전만 못하다 싶더니만 기어코는 원산지허위표기를 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로 아예 발길을 끊었습니다.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지만 을지로통의 건데기가 푸짐하던 집의 경우를 보면 한 번이 두 번 되더라는 쓰디 쓴 추억이 있습니다.

설렁탕특(포장)/삼미옥, 서울대입구사거리
한동안 설렁탕을 멀리 했습니다. 나름 단골로 드나들던 설렁탕집의 기만행위에 분노하기도 했고, 가급적 기름진 음식을 피하라는 주치의의 말을 듣는 척이라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결정적인 이유는 주변에 편히 출입할 만한 설렁탕집이 없기 때문입니다. 독산동 태휘정, 신길동 양고바우설렁탕, 보라매역 대운설렁탕 등을 가끔 출입을 하긴 하는데 기성복을 건친 듯 갑판장의 구미에 딱 맞진 않습니다. 갈비탕, 육개장, 해장국, 순댓국, 개장국, 삼계탕 등을 먹기도 하지만 설렁탕은 아닙니다. 설렁탕으로 인한 아쉬움은 설렁탕으로 풀어야 합니다. 몇 주 전에 서울대입구사거리를 차를 타고 지나는데 돈뼈락연탄갈비가 떠올랐습니다. 그 옆 골목에 삼미옥도 있는데...맞다!
삼미옥은 1980년대 혹은 그 이전에 개업을 한 설렁탕집입니다. 초창기의 모습이 어땠는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상당히 오래 전부터 서울대입구사거리 모태산부인과 옆골목의 3층짜리 건물 1~2층을 단독으로 사용중인 큰 식당입니다. 예전에 갑판장이 다녔던 회사랑 (차로)멀지 않았고, 또 관악산 자락이라 악우들과도 몇 차례 들렸었습니다. 회사동료들과는 주로 해장용으로 설렁탕을, 악우들과는 수육을 안주삼아 하산주를 마셨었습니다. 마지막 방문은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거리는 것으로 봐서 10년은 넘은 것 같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설렁탕보단 (푸짐한)수육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지 싶습니다. 생각난 김에 검색신공을 발휘하니 특설렁탕을 포장해 오면 강구막회의 영업을 마친 야심한 시각에 갑판장의 안주겸 딸아이의 식사로 훌륭하겠단 궁리에 이르렀습니다.
"특설렁탕 2인분과 그냥 설렁탕 2인분을 기름빼기로 각각 1인분씩 나눠 포장해 주실 ㅅ..."
"안 되요. 2인분씩 포장 가능합니다."
"으쓰..."
우여곡절 끝에 포장을 해왔습니다. 보통 설렁탕(9천원/2015년 1월 기준)엔 양지수육이, 특설렁탕(1만4천원/2015년 1월 기준)엔 양지수육에 쇠머리, 우설(혀), 지라(비장=만하) 등이 더해져 안주삼아 쐬주 한 병을 비울 만 합니다.
"국물이 깊네~"
곰탕스런 누르스름한 국물임에도 딸아이의 입맛에 맞았는지 표현이 구수합니다.
<갑판장>
& 덧붙이는 말씀 : 토토가보다 10년 전 맛.
첫댓글 저도 어제 갑자기 돈뼈락이 생각나던데 말이죠.
강구막회를 시작할 무렵에 즐겨 다니던 고깃집인데 한참 뜸했네.
여전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