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 《주역》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나?
○ 앞서 말한 대로 《주역》은 경(經)과 전(傳)의 두 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64괘로 구성된 ‘경’은 상하(上下) 두 편으로 되어 있다. 상경은 건․곤(乾․坤)괘로부터 감․리(坎․離)괘가지 30괘로 이루어져 있고, 하경은 함․항(咸․恒)괘로부터 기제․미제(旣濟․未濟)까지 34괘로 이루어져 있다.
○ ‘경’은 ‘서(筮)․괘(卦)․효(爻)․사(辭)’로 만들어졌고, ‘전’은 공자께서 ‘경’을 해설한 10익을 말한다. 《주역》이 만들어진 역사적인 과정으로 볼 때 ‘서’가 먼저 있고, 그 다음 ‘괘․효․사’가 생겼으며, ‘전’이 맨 나중에 만들어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순서대로 좀 더 상세히 풀어보겠다.
1). 서(筮)와 서법(筮法)
① ‘서’:
○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이를 알아보려는 노력이 꾸준히 이어져 왔고, 《주역》의 출발도 그러한 인간심리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발전한 것이 ‘복(卜)’이라고 하는 거북의 껍질이나 짐승의 뼈를 태워 나타나는 균열의 상(象)으로써 점을 치는 방법과, ‘서’라고 하는 ‘산가지’를 일정한 원리에 따라 여러 번 뒤섞고 셈하여 나오는 수(數)를 가지고 점을 치는 방법이다. ‘복’과 ‘서’가 만들어진 순서에 대해서는 《좌전》에 한간(韓簡)의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거북 껍질로 치는 ‘귀(龜)’는 상(象)으로 나타내는 것이고, 산가지로 치는 ‘서(筮)’는 수(數)로 나타내는 것이다. 만물이 생기고 나서 상이 있게 되고, 상이 있은 다음에 자라게 되고, 자란 다음에 수가 있게 된다”라고 하였다. 또 진(晉) 헌공(獻公)이 여희(麗姬)를 부인으로 맞으려고 할 때, 먼저 복(卜)을 하여 ‘불길(不吉)’하다고 하였으나, 뒤에 서(筮)를 하여 ‘길(吉)’하다고 하였다. 이에 헌공은 ‘서’를 따르려고 하였지만, 복인(卜人)은 “‘서’보다는 ‘귀’가 더 낳습니다. 더 나은 방법을 따르는 것만 못합니다”라고 하였다. 이런 기록들을 보면 ‘상’을 나타내는 ‘귀’ 혹은 ‘복’이 가장 먼저 있었고, 그 다음 ‘서’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점의 결과를 해석을 하는데 있어 ‘복’이 가지는 객관성의 부족이 ‘서’라는 보다 합리적이고 발전된 방법을 만들어내었다고 생각된다. ‘복’에 대한 기록은 많지 않아 어떤 방법으로 ‘복’을 하였으며, 그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였는지를 정확히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에 더 설명을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서’에 대한 것은 <계사전․상․9장>에 상세한 기록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 방법에 대해 뒤에서 다시 상세하게 정리하겠다.
○ 이와 같은 점치는 행위를 통해서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 방향을 결정지었다. 그렇다면 ‘서’는 점이라고 하는 단순한 미신적 행위로만 봐야 할 것인가?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설괘전>에 “옛날 성인께서 《역》을 만드실 때 그윽이 신명을 도와 시초(蓍草)로써 점을 치는 방법을 고안하였고, 천수(天數)와 지수(地數)를 뒤섞어 숫자에 의거(依據)하고, 음양의 변화를 보아 괘를 만들었다”라고 하고, 또 “옛날 성인께서 《역》을 만드신 것은 그것으로 성명(性命)의 이치에 순응하려고 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계사전>에서는 “《역》이란 무엇을 하는 것인가? 《역》이란 사물이나 그 법칙을 처음 만들고 그것을 완성하는 것으로, 천하의 도리가 그 가운데 다 들어 있다. 그와 같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이 《역》으로써 천하 사람들의 뜻을 통하게 하며, 천하 사람들의 할 일을 정해주며, 천하 사람들의 의문을 판단해 준다”라고 하고, 또 “그렇기 때문에 시초의 성질은 융통성이 많으면서도 신묘하다. 괘의 성질은 확실하게 정해서 가르쳐준다. 6효의 뜻은 변역(變易)을 통해서 사람에게 결과를 알려준다. 성인이 이 시초와 괘와 효를 가지고 그들의 마음을 깨끗이 하여, 은밀하게 《역》의 도리를 시초와 괘효에 감추어 두고, 길흉에 백성과 함께 근심을 같이하여, 신묘한 능력으로써 다가올 일을 미리 알고, 지혜로서 지나간 일을 간직하고 있으니, 누가 이와 같이 할 수 있겠는가? 옛날 총명하고 예지로워 신묘한 무예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백성들을 죽이지 않고 나라를 잘 다스렸던 사람일 것이리라!”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내용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옛날 나라를 잘 다스리려고 하는 성왕(聖王)이 《역》을 만들어 백성들을 본성(本性)대로 살면서 무리를 하지 않도록 하려는 뜻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천도의 신묘한 변화를 살피면, 4계절의 변화가 어긋나지 않는다. 성인이 이러한 신묘한 천도의 변화를 본받아 백성들에게 교화를 베푸니, 천하가 복종하였다”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성인이나 《역》을 만든 사람은 신도(神道)를 자연의 규율로 이해하지만, 백성들은 어리석어서 귀신(鬼神)의 도라고 믿으니 이 귀신의 도를 빌려 교화에 이용하였던 것이다. 어린 백성들이 하루하루를 어떻게, 무엇을 하며, 어디로 가서 바라는 것을 구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삶의 주된 일이었던 때, 지도자가 점을 치는 방법, 즉 ‘서(筮)’를 고안하여 백성들이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다[吉]’는 방향을 제시해주고, 그것이 잘 맞는다면 어느 백성이 따르지 않겠는가? 이것이 점이 가지는 깊은 뜻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곧 앞서 말한 “옛날 총명하고 예지로워 신묘한 무예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백성들을 죽이지 않고 나라를 잘 다스렸던 사람일 것이리라!”라는 뜻이 있는 것이다.
○ 《주역》이 만들어질 때 가장 먼저 있었던 것이 ‘복’이나 ‘서’로서 점을 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앞서 말한 대로 의문이 생겨 스스로 해결하기 힘들 때, 신명(神明)에 물어보고 싶었던 것이 출발점이라고 보아야 하기 때문에 ‘서’의 기원(基源)도 ‘복’보다는 뒤지겠지만, 원시사회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학문적 체계를 갖추는 데는 오랜 세월과 위대한 지성이 필요했을 것이다. 자연에 나타난 현상을 보고 그것이 가지는 음양(陰陽)의 성질을 파악하고, 거기에다 부호로 표시할 수 있었다는 것은, 아날로그(Analog)의 세계에서 디지털(Digital)의 개념을 이끌어낸 탁월한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만물에는 음(陰)적인 성질과, 양(陽)적인 성질이 있는데, 이를 ()과 (−)의 부호로 표시하였다는 것이다. 이것이 《주역》이 만들어지는 기본이다. 물론 이 음양의 이전에 태극(太極)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모든 사물에 내재(內在)한 통일적 속성(屬性)으로, 사물이 아무리 분화하더라도 이 속성은 지니고 있는 보편적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음양에도 태극의 성질은 들어있고, 음양이 나뉘어져 4상(四象)이 되어도, 8괘나 64괘가 되어도 그 안에는 태극의 속성이 들어 있는 것이다.
○ 태극이 음양으로 나누어진다는 것은 철학적인 개념이다. 음양이라는 물질(物質), 즉 기(氣)라고 표현하기도 하는 것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4상으로 나누어지고, 이어 8괘와 64괘로 분화되는데, 이는 시간적인 앞뒤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개념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② ‘서법’:
○ <계사전․상․9장>에 나오는 ‘서법’에 관한 글은 3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단계는 천지수(天地數) 즉 대연수(大衍數)에 관한 것으로 ‘서법’의 수학적 기초가 되는 것이다. 둘째 단계는 ‘서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부분으로, 어떻게 설시구괘(揲蓍求卦)하는가를 다루었다. 셋째 단계는 건곤(乾坤)괘와 더불어 64괘 모두 책수(策數)와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건곤괘는 천지를 대표하기 때문에 그 책수가 1년의 날자에 해당하고, 64괘는 만물을 대표하기 때문에 책수가 만물의 수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i) 첫째: “천수 1․지수 2․천수 3․지수 4․천수 5․지수 6․천수 7․지수 8․천수 9․지수 10이다. 천수가 다섯 개이고 지수가 다섯 개이니, 다섯 위(位)가 서로 짝을 이루며 각각 합할 수가 있다. 천수는 합하면 25가 되고, 지수는 30이 된다. 천지의 수는 모두 55가 되는데, 이것으로 변화를 일으키고 귀신과 같이 신비한 일이 이루어진다.”
○ “천수 1․지수 2……”라는 것은, 홀수인 1․3․5․7․9는 천수이자 양수이다. 짝수인 2․4․6․8․10은 지수이자 음수(홀수=천수=양수, 짝수=지수=음수)라는 말이다.
○ “천수가 다섯 개이고, 지수가 다섯 개다”라는 것은 1․3․5․7․9의 5개 홀수와 2․4․6․8․10의 5개 짝수를 말한다.
○ “다섯 개의 위(位)가 서로 짝을 이룬다”는 것은 1과 2, 3과 4, 5와 6, 7과 8, 9와 10이 서로 짝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 “각각 합할 수 있다”는 것은 5개의 천수를 합하면 25가 되고 5개의 지수를 합하면 30이 되는 것을 말한다. 천수와 지수를 모두 합하면 55가 되는 것이 “천지의 수는 모두 55이다”라는 것이다.
○ “이것으로 변화를 일으키고 귀신과 같이 신비한 일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천지수 55에 의해서 7․8․9․6의 수가 나오고, 이 7․8․9․6의 수로부터 효(爻)가 만들어지고 괘가 이루어져, 마침내 《주역》의 모든 변화와 신비하여 예측하기 어려운 일들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 귀신은 홀수와 짝수가 만들어지는 굴신왕래(屈伸往來)를 말한 것이다.
ii) 둘째: “대연수(大衍數)는 50인데, 점을 칠 때는 시초 49개를 사용한다. 그것을 처음에 둘로 무작위로 나누어 양의(兩儀)를 상징한다. 두 번째는 나눈 것 가운데 한 뭉치에서 하나를 뽑아 왼손의 4-5째 손가락 사이에 끼워서 천․지․인 삼재(三才)를 상징한다. 세 번째는 나눈 것 가운데 한 뭉치에서 4개씩 헤아려서 4시(四時)를 상징한다. 그렇게 헤아리고 남은 것을 왼손 3-4째 손가락 사이에 끼워서 윤년(閏年)을 상징한다. 윤년은 5 년 만에 2번 있기 때문에 두 번을 헤아려야 하는데, 양쪽 손에 있는 것을 모두 헤아리면 2번이 된다. 2번째 헤아린 것을 왼손 2-3째 손가락 사이에 끼운 다음, 이때까지 끼운 모두를 빼내어 앞에다가 건다.”
○ “대연수”는 ‘천지수 55’를 말한다. 현대 중국의 김경방(金景芳)은 《역통(易通)》에서 “‘대연수 50’은 ‘55’의 잘못이다. 《역위․건착도(易緯․乾鑿度)》에 ‘대연지수, 오십유오(大衍之數, 五十有五)’라고 하였는데, 뒤에 필사(筆寫)를 하면서 ‘유오(有五)’ 두 자가 빠졌다”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대연수는 천지수와 같은 것이 되어 많은 선유(先儒)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대연수’의 문제는 해결되어 버린다. 나도 김경방의 설에 따라 ‘대연수 55’로 본다.
○ “점을 칠 때는 49개를 사용한다”는 것은, 49개의 시초를 사용해야만 ‘4번 경영하고, 18변을 하여’ 7․8․9․6의 수를 얻고 이것을 통해서 효를 얻고 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55개의 시초로는 불가능하다.
○ “둘로 나누어 양의를 상징하고……5년에 윤달이 두 번 있기 때문에 두 번 끼운 다음에 거는 것이다”는 것은 ‘4영 즉 4번 경영한다’는 것을 말한다.
○ 설시를 구체적으로 말하면 다음과 같다.
① 49개의 시초를 임의대로 둘로 나누어 양손에 쥔다. 왼손의 것을 천책(天策), 오른손의 것을 지책(地策)이라 한다. 이는 양의(兩儀)를 상징한다.
② 나눈 두 묶음 가운데 어느 쪽 것에서든 시초 한 개를 빼어 왼손 4-5 손가락 사이에 끼운다. 왼손의 천책(天策), 오른손의 지책(地策)과 손가락 사이에 끼운 것까지 합하여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를 상징한다.
③ 왼손에 있는 시초를 4개씩 헤아린다. 사시(四時)를 상징한다.
④ 4개씩 헤아리고 남은 시초(하나에서 4개까지 남을 수 있다)를 역시 왼손 3-4 손가락 사이에 끼운다. 윤달을 상징한다. 그런데 윤달은 5년에 두 번 있기 때문에 두 번 끼워야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 오른손에 쥐고 있던 시초를 마저 4개씩 헤아려, 남은 것을 왼손 2-3 손가락 사이에 끼운다.
⑤ 이렇게 헤아리고 남아서 손가락 사이에 끼운 시초를 모두 빼내어 앞쪽에 놓는데, 왼쪽 편부터 놓아 간다. 이것은 ‘괘(掛)한다, 즉 건다’는 뜻이다. 헤아리고 남은 시초를 알 수 있도록 표 나게 모아두는 것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지금까지를 ‘4영’이라고 하고, 이것이 한 번 변역(變易)을 한 것이 되고, 본문의 “사영이성역(四營而成易)”이 이것이다. “성역(成易)”에서 ‘역’이란 ‘변역’을 말한다.
⑥ 위의 단계를 거쳐 1변(一變)이 이루어지고 나면, 그 다음은 남은 시초를 가지고 다시 ①~⑤까지의 단계를 거쳐 2변(二變)을 이룬다. 그렇게 하고 난 뒤에도 남은 시초가 있게 되는데, 이것을 가지고 ①~⑤까지의 단계를 거쳐 3변(三變)을 이룬다. 이렇게 3변을 통해 1효를 얻는다. 3변을 세 번 거듭해서 9변을 거치면 세 효를 얻는다. 이것을 소성괘(小成卦)라고 하고, 18변을 마치고 6효를 다 얻으면 이것을 대성괘(大成卦)라고 한다.
○ 위와 같이 3변을 거칠 때마다 각각 7․8․9․6의 수 가운데 하나를 얻게 되는데, 그 원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49개의 시초를 임의대로 둘로 나누어 양손에 쥐게 되면, 이 순간 7․8․9․6의 수가 결정이 된다. 왜냐하면 첫 단계인 ‘분이(分二)’ 때만 임의대로 나누고 그 외에는 모두 정해진 수에 따라 설시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즉 두 번째 단계인 ‘괘일’ 때는 하나를, 세 번째 단계인 ‘설사’ 때는 네 개씩 정해진 대로 헤아려 변수(變數)가 없기 때문이다.
② 양손에 쥔 시초 가운데 하나를 빼어 왼손 4-5 손가락 사이에 끼우면, 양손에 쥐고 있는 시초의 수는 모두 48개가 된다.
③ 이 48개의 시초를 4개씩 헤아리면, 남는 시초의 수는 양손 각각 1-4개가 될 수 있다. 남는 것이 없을 때는 4개가 남은 것으로 한다.
④ 왼손에 남은 시초가 1개이면 오른손에는 3개가 남게 되고, 2개이면 2개, 3개이면 1개가 되고, 남는 것이 없을 때는 오른손의 것도 남는 것이 없으니, 앞서 말한 대로 4개로 계산한다. 그러니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양손에 있는 시초를 4개씩 헤아려 남는 수를 합하면 4가 아니면 8이 되고, 이를 ‘괘일’때 끼워둔 1개와 합하면 5나 9가 된다. 이것이 1변이다.
⑤ 1변을 마치고 나면 남은 시초의 수는 44개가 아니면 40개가 된다. 이것을 다시 4개씩 헤아리면 남는 수는 역시 4가 아니면 8이 된다. 이것이 2변이다.
⑥ 2변을 마치고 나면 남는 시초의 수는 40개, 36개, 32개가 될 수 있다. 이것을 다시 4개씩 헤아리면 남는 수는 역시 4가 아니면 8이 된다. 이것이 3변이다.
⑦ 정리를 해 보면 4개씩 헤아리고 남은 시초의 수는
1변 때: 5 혹은 9
2변 때: 4 혹은 8
3변 때: 4 혹은 8이 된다.
⑧ 3변을 마쳤을 때 나올 수 있는 남은 시초의 수의 조합(組合)은 다음과 같다.
5․4․4 : 작은 수 즉 젊은 수만 3개가 된다. 3소(三少)
5․4․8, 5․8․4, 9․4․4 : 많은 수 하나와 작은 수 둘이다. 일다양소(一多兩少)
5․8․8, 9․4․8, 9․8․4 : 작은 수 하나와 많은 수 둘이다. 일소양다(一少兩多)
9․8․8 : 많은 수만 3개가 있다., 3다(三多)라고 부른다.
⑨ 시초를 4개씩 ‘헤아리고 남은 수’를 모아둔 것은 마치 컴퓨터의 검색기와 같은 것이니, 그 자체가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다. ‘헤아린 수’가 컴퓨터의 본체에 해당하는 것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를 다시 정리해 보면, ‘헤아린 시초의 수’는
5․4․4가 나왔을 때 : 36개
5․4․8, 5․8․4, 9․4․4가 나왔을 때 : 32개
5․8․8, 9․4․8, 9․8․4가 나왔을 때 : 28개
9․8․8이 나왔을 때 : 24개가 된다.
⑩ 이 36․32․28․24를 각각 4로 나누면 각각 9․8․7․6의 수가 나온다. 이러한 방법으로 18변을 하여 6효를 얻는다.
○ 6효를 얻고 난 뒤의 문제에 대하여 계속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① 앞서 말한 대로 홀수는 천수이자 양수이고, 짝수는 지수이자 음수이다. 그러니 위의 9․8․7․6 가운데 9와 7은 양수이고, 8과 6은 음수이다.
양은 나아가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7보다는 9가 더 나아갔다. 그러니 나이가 더 들었다고 노양(老陽)이라고 한다. 7은 9보다 젊다고 소양(少陽)이라고 한다.
음은 물러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6이 8보다 더 물러났다. 그러니 나이가 들었다고 노음(老陰)이라고 한다. 8은 6보다 더 젊다고 소음(少陰)이라고 한다.
자연 현상은 어떤 것이던지 늙으면 변한다. 그러니 노양인 9는 변해서 소음인 8이 되고, 노음인 6은 변해서 소양인 7이 된다.
② 위와 같이 3변을 하여 음양의 수를 얻으면 이를 각각 아래와 같은 부호로 표시를 하는데, 기록은 아래에서부터 한다. 이유는 나무가 밑에서부터 위로 자라 올라가는 것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노양: □나 ○
소양: −
소음:
노음: ×
③ 18변을 마치고 6효를 얻으면 한 괘가 만들어지고, 그것을 위의 부호로 표시하게 되는데, 초효부터 상효까지 헤아리고 남은 나온 수를 가지고 예를 들어보자.
초효 : 5․4․4가 남았다면 합이 13이 되고, 49-13=36, 36÷4=9가 되니, □나 ○
이효 : 5․8․4가 남았다면 합이 17이 되고, 49-17=32, 32÷4=8이 되니,
삼효 : 5․8․8가 남았다면 합이 21이 되고, 49-21=28, 28÷4=7이 되니, −
사효 : 9․8․8이 남았다면 합이 25가 되고, 49-25=24, 24÷4=6이 되니, ×
오효 : 9․8․4가 남았다면 삼효와 마찬가지니,
상효 : 9․4․4가 남았다면 이효와 마찬가지니, −로 표시한다.
④ 이것으로 괘를 만들어 보면:
−(9) 노양이니 음으로 바뀌어
(8) 소음이니 음이 그대로
−(7) 소양이니 양이 그대로 −
(6) 노음이니 양으로 바뀌어 −
(8) 소음이니 음이 그대로
−(7) 소양이니 양이 그대로 −
왼쪽에 있는 본래의 괘를 본괘(本卦)라고 하고, 노양과 노음이 각각 바뀌어 소음과 소양이 되고 난 뒤에 만들어진 괘를 ‘바뀌어 간 괘’라고 지괘(之卦)라고 한다.
그러면 본괘는 화뢰서합(火雷噬嗑)괘가 되고, 변해서 얻은 지괘는 뇌화풍(雷火豊)괘가 된다.
iii) 셋째: “건(乾: 1)괘의 책수는 216개고, 곤(坤: 2)괘는 144개이다. 둘을 합하면 360개가 되어 1년의 날 수에 해당한다. 상하 두 편의 책수는 11,520개이니 만물의 수에 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4번 경영하여 ‘역’을 이루고, 18번 변역하여 괘가 이루어진다. 8괘가 만들어지면 ‘작게 이루어 진 괘’ 즉 소성괘(小成卦)라고 한다. 이 8괘를 끌어서 거듭하고, 같은 부류끼리 불려나가면, 천하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역》은 도를 드러내고 덕행을 신묘하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불어 수작(酬酢)을 할 수 있으며, 신묘함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였다. 변화하는 도를 아는 사람이 정말 신의 하는 일을 알 수 있는 것 같다.”
○ ‘책’은 시초를 말한다. 1책은 1개의 시초를 말한다. ‘건책’이란 건(乾)괘가 나오기 위해 필요한 시초의 수이고, ‘곤책’은 곤(坤)괘에 필요한 수이다. 건괘와 곤괘는 6효 모두가 양효나 음효로 이루어져 있다. 《주역》은 변하는 것으로 점을 치기 때문에 노양과 노음을 각각 ‘건곤의 책수’로 생각한다.
① 건괘가 나오려면 모두 216 책수가 필요하다. 즉 ;
4개씩 헤아려 손가락 사이에 끼운 시초의 수 : 13개
4개씩 헤아리고 남은 수 : 36개(49-13=36)
건괘 6효는 모두 노양이므로 : 36×6=216이라는 수가 나온다.
② 곤괘가 나오려면 모두 144 책수가 필요하다. 즉 ;
4개씩 헤아려 손가락 사이에 끼운 시초의 수 : 25개
4개씩 헤아리고 남은 수 : 24개(49-25=24)
곤괘 6효는 모두 노음이므로 : 24×6=144라는 수가 나온다.
그러면 ‘건곤의 책수’는 216+144=360이 되고, 이 수는 1년에 해당하는 날이다. ‘기(期)’는 1년이니, ‘당기지일’은 1년에 해당하는 날이다.
○ ‘두 편’이란 《주역》 상경과 하경을 말한다. 상하경 64괘 384효 가운데는 음양효가 각각 192개씩이다. 그러니 ;
양효의 책수는 192×216=6912
음효의 책수는 192×144=4608
두 편의 음양 책수는 6912+4608=11520이 된다. 이것이 만물의 책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 만물의 ‘만’은 실제로 10000개라는 뜻이 아니고, 대영수(大盈數)로 사물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 ‘영營’은 경영한다는 말이다. 4번 경영한다는 것은 ‘분이․괘일․설사․귀기’의 4단계를 말한다. ‘역易’은 변역을 말한다. ‘4영’을 하면 1변이 이루어지고, 3변을 하면 한 효가 만들어지며, 18변을 하면 6효가 만들어져 한 괘가 되는 것이다.
○ 9변을 하여 3획이 되면 내괘(內卦)를 얻는 것이다.
○ 8괘는 만물의 8가지 성질을 대표한다. 그러나 만물을 다 포괄할 수도 없고, 더욱이 만물의 운동변화는 나타낼 수 없다. 그래서 64괘를 만들어 그러한 것들을 나타낸 것이다.
○ ‘引而伸之’는 ‘8괘를 겹친다’는 것과 같은 뜻으로, 8괘를 겹쳐 64괘를 얻는 다는 말이다.
○ ‘觸類而長之’도 ‘인이신지’와 비슷한 뜻이지만, 다른 것은 384효가 펼쳐지는 것을 말하였다.
○ 64괘 384효가 만들어지고 펼쳐지면 천하의 모든 일이 그 가운데 있게 된다는 말이다.
○ ‘현(顯)’은 드러내는 것이고, ‘도(道)’는 만물에 들어 있는 보이지 않는 규율이다. ‘현도’는 숨겨져 있어 잘 보이지 않는 만물의 규율을 《역》이 음양변화를 통하여 알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 ‘신(神)’도 ‘현’과 마찬가지로 동사로 쓰였고, ‘덕행(德行)’은 사람의 덕행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방향을 결정짓지 못할 때가 있다. 이때 《역》이 시초로 점을 쳐서 괘를 구한다는 것이 설시구괘(揲蓍求卦)이고, 이러한 행위를 통해서 어떻게 하면 길하고 어떻게 하면 흉한지를 알려주어서, 그 사람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가르쳐 준다는 것이다.
○ 이런 경지에 이르게 되면, 생활 가운데 일어나는 문제나 의문을 《역》에 물어보고 대답을 들을 수도 있게 되어, 마치 서로 응대하는 것과 같은 것이 ‘가여수작(可與酬酢)’이다. 또 천지의 신묘한 화육(化育)하는 공을 도울 수 있는 것이 ‘가여우신(可與祐神)’이다.
○ 여기서 ‘子曰’이라고 한 것도 <계사전․상․7장>과 마찬가지로 제자들이 공자가 한 말을 적은 것이다.
○ ‘변화의 도’는 위에서 말한 설시구괘하는 법을 말한다. 이 변화의 도가 곧 ‘신이 하는 일’과 같다는 뜻이다.
○ 《역》은 변화를 말한다. 그러므로 《역》에서 말하는 역(易)․도(道)․신(神)은 모두 변화를 뜻하는 말이다. “낳고 낳는 것이 역”이라고 하면 역(易)은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말이고, “한 번 음이 되고, 한 번 양이 되는 것이 도(道)”라고 하면 한 양과 한 음이 끊임없이 변화하여 나아가는 것이라는 말이니 곧 변화의 규율을 말하는 것이며, “음양을 미리 알 수 없는 것이 신(神)”이라고 하면 시초를 사용하여 점을 칠 때 음이 나올지 양이 나올지를 미리 알 수 없다는 말이니, 역시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도’는 변화의 규율이 가지는 필연성을 말하는 것이라면, ‘신’은 이 도가 표현될 때 나타나는 우연성을 말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