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방바닥에 매트리스만 깔고 지내왔는데
어느 날 아내는 침대 프레임을 짜면 좋겠다며 암묵적인 명령을 내렸다.
내 방에 침대 놓을 공간도 없지만 최소한의 크기로 만들어 보란다.
이 말인즉 좋은 말할 때 무조건 만들어 놓으라는 의미였다.
며칠 동안 고민하며 침대 크기에 맞는 공간을 확보하니 겨우 치수가 나온다.
오래전에 학교 도서관용 책장을 얻어놓은 것이 있어
대략 조립할 도면을 그려놓았다.
비가 오지 않은 틈을 노렸지만
한창 뜨거운 오후 무더위에 급히 작업을 시작했다.
한 시간가량 나무와 각목과 합판을 도면 규격대로 자르고 다듬었다.
모처럼 땀 흘려 무리한 작업을 했는지 몸이 이상하였다.
어지럽고 복통도 나면서 힘이 쭉 빠졌다.
대충 하던 일을 정리하고 몇 군데 침을 놓아 안정을 찾으니 겨우 정상이 되었다.
저녁에 조립을 마무리하고 그 위에 침대 느낌이 나는 매트리스를 올리고 잠을 잤다.
훨씬 편하고 활용할 공간도 생겼다.
작업할 때는 투덜거렸지만 편한 잠자리를 생각해 보니 아내 말 듣길 잘했다 싶었다.
말씀에 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주추를 반석 위에 놓은 사람과 같다고 하였다.
아내의 말을 들어 침대 프레임을 만들고 편안한 잠자리를 얻으니
짜증 났던 작업은 보람으로 바뀌었다.
주님께 나아와 말씀을 듣고 행하는 일이 쉽지 않다.
사람의 일이 당시에는 짜증 내고 투덜거려도 행함의 끝에는 언제나 은혜와 감사가 이어진다.
하물며 하나님의 일 일진데 어찌 기쁨과 축복이 없겠는가?
주님께 온전히 나아가서 말씀을 듣고
즉시 행하는 자로 사는 성도가 되면 좋겠다.
내게 나아와 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마다 누구와 같은 것을 너희에게 보이리라[눅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