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
많은 희생자가 나온 며칠간의 집중호우 끝에 느닷없이 맑은 하늘을 맞은 많은 이들이 ‘왜 더 빨리 그치지 않았냐’며, 야속하고 슬픈 마음에 눈물지어야 했다. 그 눈물이 마르지도 않았는데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할 말인가. 11일 오전, 동작구 수해 피해 지역을 찾은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라는 사람의 발언이다.
온 국민이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집에서 돌아가신 홍OO 님과 가족들의 죽음은 사회 구조적 원인으로 빚어진 비극이며 국가와 사회의 도움이 미치지 못해 일어난 참극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그런데 책임을 통감해야 할 국회의원이 유가족의 가슴에 또 한 번 대못을 박은 것이다. 고인들을 추모하며 슬픈 마음을 추스르던 시민들도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뿐인가. 사고 현장을 배경으로 국정 홍보물을 제작해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윤석열 정부는 어떠한가. 현 사태 해결에 책임 있게 나서야 할 서울시와 윤석열 정부는 고인들의 빈소를 찾고 사과하기는커녕 언론을 통해서만 메시지를 발표할 뿐 그 흔한 조화도, 단 한 마디 추모의 뜻도 직접 전하지 않았다. 요란하게 약속을 발표하기에 앞서 희생당하신 분들에게 먼저 예를 갖추고 유족들을 위로하는 것이 도리 아니겠는가. 이러한 서울시와 정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에 급히 내놓는 대책에도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모 구청장은 빈소에 찾아와 “인재가 아니라 자연재해”라는 망발을 일삼기까지 해 분노를 자아냈다.
슬픔이 가시지 않는다. 그런데도 재난에 희생당한 이들을 추모하고 더 이상의 비극은 막아내자는 것이 온 국민의 진심 어린 마음이다. 부디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국민의 슬픔에 공감하고 진정성 있게 재난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우리가 전하는 이 분노마저도 더 나은 사회를 기원하는 국민의 분노임을 공감하길 바란다.
2022년 8월 11일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