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MBC 다큐멘터리 <목숨걸고 편식하다>가 방송된 이후 현미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고쳤거나 요요현상 없는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성공담 뒤에 항상 등장하는 현미. 생명을 간직한 씨앗이라고도 불리는 현미에 대해 알아보았다.
친환경 열풍에 이어 건강한 먹을거리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사람들은 채식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현미밥과 채식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방영되고 드라마에서 채식 요리법인 ‘마크로비오틱’을 다루면서 채식은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이 두 가지 식단에서 공통점을 찾으라면 바로 백미 대신 현미밥을 먹는다는 것. 거칠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멸시받았던 현미가 이제는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 음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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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볍씨를 뿌리고 여름 내내 길러 논밭에서 막 추수한 상태를 벼 혹은 나락이라 부른다. 이 벼를 1차 도정하면 맨 바깥 껍질인 왕겨가 벗겨지는데, 이때 벗겨지는 왕겨는 쌀 알갱이 전체 무게의 25% 정도를 차지한다. 왕겨와 겉껍질만 벗기고 속겨(쌀겨)는 벗기지 않은 1분도 쌀(1번 도정)이 바로 현미로 비타민·미네랄·식이섬유의 보고인 씨눈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살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미와 백미를 물에 담가두면 백미는 얼마 안 가 썩어버리지만 현미는 며칠 뒤에 싹이 트니 말이다.
백미로 밥을 지어 먹으면 녹말가루를 먹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으나 현미밥을 먹으면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가 골고루 든 종합 식품을 먹는 것과 같다.
벼의 겉껍질만 제거한 현미는 섬유질이 풍부하다. 섬유질은 장의 연동을 돕고 배변을 쉽게 할 뿐 아니라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게 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뿐만 아니라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 B군,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제인 토코페롤, 혈당을 낮추는 아라비노자일란이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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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비만, 변비 예방에 유익하다고 알려져 있다. 포만감을 빨리 느끼게 하고 쾌변을 돕는 식이섬유(100g당 2.7g)가 백미보다 9배나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의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순치 박사팀이 2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14~22년간 진행된 세 편의 연구논문을 분석한 결과 현미를 매주 두 번 이상 먹는 사람은 한 달에 한 번 미만으로 먹는 사람에 비해 당뇨병 위험이 11%정도 낮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 현미는 암, 노화 예방도 돕는다. 예부터 씨눈이 남아 있는 식품은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받아 왔다. 몸 안에 쌓인 유해(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 셀레늄, 비타민 E와 피틴산, 식이섬유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 심장병, 뇌졸중, 동맥경화 등 혈관질환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등 혈관 건강에 이로운 지방인 리놀산(불포화 지방의 일종)이 쌀겨와 씨눈에 풍부하게 든 덕분이다. 뿐만 아니라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칼슘과 마그네슘이 풍부해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
이렇듯 몸에 좋은 현미지만 사람들은 딱딱하고 거친 질감 때문에 현미밥 먹기를 꺼려한다. 하지만 현미밥은 씹을수록 달달한 특유의 맛이 난다. 현미는 속껍질에 들어 있는 여러 가지 미네랄 때문에 싱겁지 않으며 씨눈에 들어 있는 지방 성분 때문에 고소하다. 미네랄은 약한 소금 맛, 떫은맛, 쓴맛 등이 어우러진 독특한 맛을 내기 때문에 밥만 씹어도 고소하다. 그런 맛과 영양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밥을 입에 넣고 100번 정도 충분히 씹어야 한다. 현미밥을 백미처럼 대충 씹고 삼키면 껍질이 허물어지지 않아 대변에 껍질 모양이 그대로 나오는 수도 있으므로 속껍질이 으깨지도록 충분히 씹어 현미에 들어 있는 영양소를 모두 흡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미를 구입할 때는 도정한 직후에 구입하는 것이 좋다. 보통 포장지에 도정날짜가 적혀 있으므로 잘 살펴보고오래 된 것은 사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도정일 표시가 없다면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요즘은 즉석에서 도정해주는 경우도 있으니 이러한 현미를 구입하면 좋다. 또 대용량으로 포장된 것보다는 적은 용량으로 포장된 것을 자주 구입하기를 권한다. 또한 현미의 변질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차고 건조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이런 조건을 두루 갖춘 것이 냉동실이다. 일반적으로 쌀을 옹기에 보관하는 경우가 많은데 큰 독보다는 작은 독에 조금씩 넣어두고 먹는 것이 좋다. 물론 서늘하고 바람이 잘 통하고 습기가 많지 않은 곳이 좋다.
현미로 건강 찾은 사람들
요요현상 없는 다이어트 성공은 물론 두통까지 없애다
-심은영 주부
“큰아이를 임신하고 체중이 20kg나 늘면서 고혈압 진단을 받았어요. 그와 동시에 두통이 찾아왔죠. 두통약 한 알로 가라앉던 두통은 시간이 갈수록 2~3알씩 먹어도 듣지 않더라고요. 하루는 심한 두통 때문에 응급실을 가게 됐는데 ‘이대로는 안 되겠구나’ 싶더라고요. 그때부터 고혈압에 좋다는 현미를 먹기 시작했어요.”
아이를 임신하면서 급격히 늘어버린 체중 때문에 고혈압에 의한 두통에 시달려왔다는 심은영 씨는 건강 때문에 현미를 찾게 되었다. 현미가 고혈압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미밥을 먹기 시작했지만 까끌까끌하고 씹기도 힘들어 매번 포기하기 일쑤였다. 그렇게 몇 개월이 흐른 뒤 두통으로 응급실까지 가게 되면서 마음을 굳게 먹고 현미밥을 다시 먹기 시작했다.
딱딱한 현미밥을 좀 더 맛있게 먹기 위해 연구하던 중 ‘부드러운 현미’ 제품을 알게 되었고 지금은 어려움 없이 현미밥을 먹고 있다. 그녀가 현미 생식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자주 드나들던 네이버 카페‘지구인건강식단연구소’의 ‘현미 채식 다이어트 미션’ 때문이었다. 그동안 다이어트 약, 주사, 식이요법 등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독한 마음을 먹고 현미 채식을 시작했다.
현미 채식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7kg이 빠졌고, 요요현상은 없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와 그녀를 괴롭히던 두통까지 말끔히 사라졌다. 일주일에 2~3번씩 복용했던 두통약을 먹지 않아도 될 정도. 또한 아침에 일어나는 것 자체가 힘들었던 그녀가 현미 채식을 시작한 이후 아침 5시면 눈이 저절로 떠질 만큼 몸도 가뿐해졌다. 물론 살이 빠져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머릿속이 한층 맑아진 느낌이란다. 거기에 고혈압도 사라져 이제는 누구보다 건강한 삶을 즐기고 있다.
심은영표 현미밥 즐기기
1 현미밥에 견과류를 섞어 먹거나 죽으로 만들어 먹기
현미밥에 견과류를 넣어 만든 주먹밥은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간편식. 또 마르고 딱딱해진 현미밥은 죽으로 만들어 채소샐러드와 함께 먹는다.
2 향이 강한 채소와 함께 먹기
현미밥은 오래 씹어야 하기 때문에 입 안에 향을 오래 머금을 수 있는 반찬이 잘 어울리는데, 치커리, 청경채, 깻잎 등 향이 진한 채소가 도움이 된다. 굽지 않은 날 김도 곁들이면 좋은 반찬 중 하나. 현미밥의 고소함과 날 김의 담백함이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첫댓글 네~저도 오래전부터 현미먹고 있습니다 정말 너무 너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