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연 김진민 서예 8폭 병풍
사마광(司馬光 1019~1086)- 독락원기(獨樂園記)
迂叟平日讀書 上師聖人 下友群賢 窺仁義之原
探禮樂之緖 自未始有形之前 曁四達無窮之外
事物之理 擧集目前 可者學之未至 夫可何求於人
何待於外哉 志倦體疲則投竿取魚 執衽采藥
決渠灌花 操斧剖竹 濯熱盥水 臨高縱目
逍遙徜徉 惟意所適 明月時至 淸風自來
行無所牽 止無所柅 耳目肺腸 卷爲己有
踽踽焉洋洋焉 不知天壤之間 復有何樂
可以代此也 因合而命之曰獨樂
“나 우수(迂叟, 사마광의 號)는 평소 독서함에 위로는 성인을 스승삼고
아래로는 여러 어진 이를 벗하며 인과 의의 근원을 살피고
예와 악의 실마리를 탐색한다.
만물의 형체가 형성되지 않았을 때부터 사방에 이르는
끝없는 외부 세계까지 사물의 이치가 온통 눈앞에 모이게 된다.
가능한 것도 다 배우지 못하는데 어찌 남에게 배우기를 구하겠으며
어찌 밖에서 배우기를 기대하겠는가?
마음이 권태롭고 몸이 피곤하면 낚시대를 던져 고기를 낚으며
옷자락을 걷어 쥐고 약초를 캐거나 아니면 도랑을 내어
꽃나무에 물을 주거나 도끼를 잡고 대나무를 쪼개거나
한 대야의 물로 더위를 씻어버리거나 높은 곳에 올라
눈 가는 대로 경치를 바라보고 이리저리 거닐며
오직 마음이 내키는 대로 하노라.
밝은 달이 때마침 떠오르고 시원한 바람이 저절로 불어오면
이끄는 바 없이 나아가고 말리는 이 없어도 멈추곤 한다.
귀도 눈도 폐도 장도 모두 거두어 내 소유로 하게 되니
홀로 마대로 걸어 거칠 것 없이 넓도다. 모르겠노라,
하늘과 땅 사이에 다시 어떤 즐거움이 있어
가히 이것과 바꿀 수 있겠는지를.
그런 까닭으로 이를 ‘독락(獨樂)’ 이라 명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