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8일 주일설교
**기억합시다(눅 24:13-35)
*오늘 설교를 준비하면서 내 카톡 프로필을 바꿨다.
-‘신앙은 신학이 아니라 실천이다.’는 글귀를 ‘하나님의 손이 나를’로 변경하였다.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선한 목자이신 하나님의 손이 우리를 붙들어 선한 길로 인도하심을 늘 기억하자.
*오늘 본문의 내용에 4월의 어느 날, 두 사람은 참담한 가슴을 부여잡고 터벅터벅 엠마오 향하는 길을 걷는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온 낯선 나그네에게 하소연에 가까운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예수라는 사람과 함께 지내며 꿈꾸던 새로운 세상과 그에 대한 희망, 얼마 전 예루살렘에서 맞은 그의 비극적인 최후, 사랑하는 선생님을 지키지 못하고 배신한 것에 대한 죄송함, 그 후 자기들에게 찾아온 절망과 어둠의 마음들은 뿌연 안개와 같은 짙은 회한으로 다가왔다.
-나그네는 그들에게 ‘메시야는 고난을 겪을 수밖에 없고, 그 고난을 겪은 후에야 하나님의 영광에 들게 되신다 하지 않았느냐’고 묻는다.(26절)
-지금 제자들은 엠마오의 길에서 스승인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다.
-예수님은 “그 고난을 겪은 후에야 하나님의 영광에 들게 되신다 하지 않았느냐”(26절)고 하시면서 “그게 메시아의 운명이며 내가 평소에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느냐”면서 제자들의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기억한다는 것은 참 중요하다.
-기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삶의 의미를 떠올린다.
-부모님께서 고생 중에도 베푸신 온갖 정성을 기억하면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게 되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남편이나 아내의 여러 가지 살가운 정과 나누었던 사랑을 기억하면 미운 감정도 고운 정으로 바꾸어 보듬을 수 있다.
-친구들 간에도 옛날의 그리운 그 시절의 좋은 일들을 떠올리면 지금 조금 소원하더라도 반가운 만남을 계속 가질 수 있게 된다.
*기억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삶 자체를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그래서 치매라는 질병이 무서운 것이다.
-인격과 삶 자체가 없어져 버린다.(치매를 앓으신 큰 형님의 안타까움)
-우리의 신앙생활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일은 신앙생활의 시작과 끝이다.
-세상에서 받은 상처를 부여잡고 울고 있을 때, 우리를 가만히 안아주시고 일으켜 세워 주셨던 기억, 그 기억의 힘이 우리를 다시 나아가게 한다.
-목자이신 하나님, 십자가에서 우리를 구원하시고 영생을 주신 주님, 우리가 꿈을 꾸면 하나님은 일하심을 잊지 말고 꼭 기억하자.
*29-31절의 말씀을 보니, 두 제자는 엠마오 마을에 함께 도착한 나그네를 위해 정성껏 식탁을 차린다.
-나그네는 축사하며 감사기도를 올리고 나눠주셨다.
-그 때 두 사람의 눈이 열렸다.
-제자들은 주님과 함께 나눈 아주 작고 평범한 것을 통해 비로소 예수를 기억하고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오병이어의 기적 때도 축사 후 떡을 나누게 하심, 마지막 만찬 때도 축사하시고 떡과 잔을 나누심)
-누구나 일상은 소중하면서도 매일 반복되는 일이라 뻔하고 지루하다.
-그래서 특별한 음식을 먹고, 좋은 옷을 입으며 특별한 사람을 만나면 행복한 일상으로 생각한다.
-신앙생활도 특별한 하나님의 계시를 받으면서 특별한 기적을 체험하면 행복하고 멋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남들은 멋지고 행복한 일상을 누리는 것처럼 보이고, 나는 권태롭고 비루한 일상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의 믿음은 지루하게 반복되는 신앙의 일상 속에서 조금씩 나도 모르게 자라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늘 하나님께 특별함을 원하지만, 특별한 것 없이 그저 그렇게 반복되는 신앙의 일상 속에서 믿음을 키우지 못한다면 결코 성장하지 못한다.
-오늘 두 제자는 특별함 없이 반복되는 일상의 식탁에서, 작은 것으로 성심을 다하여 나그네를 섬겼을 때 비로소 그들의 눈이 밝아지고 주님을 만났다.
-그리하여 그들은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품고 절망하였던 세상, 예루살렘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주님을 만난 제자들은 이제 예루살렘으로 돌아간다.
-주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후 제자들은 실패의 길을 걷고 있었다.
-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주님이 함께하심으로 어느새 그 길은 새로운 회복의 길로 바뀌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삶도 그럴 때가 많다.
-분명 나는 힘들고 어려운 길, 실패의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며 의기소침했는데 나중에 돌이켜 보면 오히려 회복과 영광의 길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있었지 않았나?
-우리는 길을 걷고 있다.
-하나는 실망과 낭패의 엠마오로 가는 길이고, 또 다른 길은 회복과 희망과 결단이 있는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이다.
-하지만 그 길은 두 개가 아니라 하나의 길이다.
-불투명하고 모호한 안개가 가득 찬 길처럼 우리의 삶도 때로는 두 길이 섞여 있을 때가 많다.
-그러나 성숙한 신앙의 길은 모호하고 불투명함을 견뎌 내는 일이다.
-견디고 버텨낼 때 두려워하거나 주저하지 말자.
-실망하고 의기소침해진 제자들을 엠마오 길로 찾아오셔서 바로 곁에서 희망을 주시고 용기백배하게 하신 그 주님이 행복한교회의 우리 곁에도 함께 하시고, 늘 곁에 주님이 함께하심을 우리는 기억 속에서 순간순간 경험하게 하실 것이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 심장외과에 걸려 있는 ‘어떤 환자의 시’(작가 미상)한편을 소개한다.
-이 시에는 고난 중에도 하나님을 바라보는 감사와 신앙이 담겨 있다.
-“하나님, 때때로 병들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인간의 약함을 깨닫게 해주시기 때문입니다.
고독하고 외롭게 하심도 감사합니다.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허무함을 느끼고 몸이 늙어 아프게 하심도 감사합니다.
그러므로 영원을 사모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밤,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게 하신 것도 감사합니다.
병들고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기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신 것에 더욱 감사합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복은 세상이 말하는 복과 다르다.
-모든 상황 속에서 함께 하시는 주님을 기억하고 그분을 만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를 드리는 희망과 용기의 삶을 살게 된다.
-특별함이 없는 평범한 인생이라도 주님이 곁에 계심을 믿는다면, 그리고 그 주님을 영적으로 만난다면 우리는 이미 특별한 삶을 사는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