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상태에서 깨어난 뒤 스스로 호흡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치료 중인 독일 병원에서 가족과 함께 기뻐하는 사진을 15일 SNS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의 나발니 계정에 올라온 사진에는 병원 침대에 앉은 그를 둘러싸고 아내 율리야와 딸 다랴, 아들 자하르가 활짝 웃고 있다. 또 “나발니입니다. 난 당신들이 그리워요. 여전히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만, 어제는 하루 종일 혼자 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고 적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앞서 '나발니가 완치 후 귀국을 원한다'는 외신 보도에 "러시아 국민(나발니)이 건강을 회복한다면 모두가 기뻐할 것"이라며 "모든 러시아 국민은 출국하고 귀국할 자유가 있다"고 논평했다.
모스크바행 기내에서 쓰러진 뒤 지난 달 22일 독일 베를린 샤리테 병원으로 이송된 나발니는 인공 호흡기를 떼고 잠시 침대를 떠날 정도로 호전됐다고 병원측은 밝혔다.
독일 정부측은 "나발니 검진에서 신경작용제 '노비촉' 계열의 물질이 검출됐다"며 "노비촉 중독 현상으로 쓰러졌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스웨덴 연구소도 이를 확인했다고 한다.
그러나 쓰러진 그를 응급처치한 러시아 병원은 60번의 생화학 검사를 실시했으나 나발니에게서 독극물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러시아 검찰청 측은 14 일 독일 측에 나발니 검진및 치료에 관한 자료를 거듭 요청했다. 이에 대해 독일측은 본인(나발니)의 동의를 얻어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나발니는 이미 자신에 대한 독일과 러시아의 공동 조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입원 자료 역시 러시아 당국에 넘어가는 것을 반대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독일 보안기관의 고위 관계자를 인용, 나발니가 현지에서 치료를 끝낸 뒤 독일에 망명하지 않고 러시아로 귀국해 해오던 일(반부패재단)을 계속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나발니가 자신의 상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가 어디에 있는지 완전히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