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에는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 '생각의 중지'가 있다. 호흡은 거칠고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이 무거움이 이어지면 생각을 멈추게 하고 의지만 남는다. 소위 후설의 판단중지 단계에 들어가는 입구 정도 되겠다. 무의식적으로 이 순간을 기대하고 산에 오는지도 모를 일이다. 복잡한 생각이 사라지고 간간이 보이는 스몸비 상태인 모습도 사라진다. 그럴 때 고개 돌려 보는 가까운 숲과 먼 산은 일순간 자연과 일대일이 아닌 그냥 자연을 존중하는 자세를 갖게 된다. 능선을 지나 응달만 있는 내리막에 눈은 이미 빙판을 만들어 위험했을 때, 아이젠을 준비 못한 발걸음은 초인의 집중력을 갖게 한다 오직 발바닥에 집중하고 한 걸음 또 한 걸음. 발걸음에 이렇게 진심이었던 적은 있었나 싶을 정도의 집중력. 이 순간이 모든 것을 잊게 하고 머릿속에 오만가지 잡생각은 모두 지워진 상태다. 아는 척을 하면 베르그송의 기억과 물질의 신경계의 기억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순간이다.
송암님 승승장구님 한길님 유도사님 도정님 쏘롱라님과 후미에서 능선길을 걸으며 냉기가 담긴 봄을 호흡할 수 있어서 좋은 점도 있었다. 이번 산행처럼 능선길에 나무가 넘어진 사례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넘어진 나무 밑으로 기어가고 넘어가다가 나무에 난 구멍들을 보았다. 애벌레가 부화하고 떠난 집 같았다. 이 나무는 나비의 태반이 있었던 어미가 아닐까? 나무는 지금 동면에 들어있다는 생각이 연결되어 넘어가는 것이 조심스러울 때는 돌아서 가곤 했다. 내가 돌아서 가다 보면 그곳이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연초록 신록도 내가 지난 길을 따라오지 않을까? 오 월의 신록은 참으로 경배할만한 아름다움이 있으니 말이다. 해인리 하산길 전망대에서 본 잔설이 남은 먼 산과 그 너머의 지평은 아직도 미지의 배경으로 남아 있다. 이 순간에 무슨 생각이 있을까? 무슨 불안이 있을까? 오직 자연 앞에 서 있는 한 남자일 것이다.
첫댓글무쏘꿈,님.! 오딧세이가 시 였다고 알고 있기에,, 한길,행님.! 산행기 중 일부도 시라고 여기며 보는데, 님의 더 긴 문장 산행기는,, 빙산의 일각같은 시.! 그 자체입니다. 그래도 이번은 몇 개 없는 숨김 으로, 독자들의 이해가 쉬이 될 듯 하오. 오랫만에 함께. 걸으니 좋았고, 내얘기 잘 들어 주어 고마웠오.
저녁 먹을 때마다 음료를 찬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은 것 같지만 참으로 큰 행운을 제가 누리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무슨 시겠습니까 일기 쓰듯 슥슥 정리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대간길에 만난 사람들과 그 순간의 자연과의 조우를 잊지 않기 위한 기록 정도일 뿐입니다 다음 구간에서 건강하게 뵙길 바랍니다
첫댓글 무쏘꿈,님.!
오딧세이가 시
였다고 알고 있기에,, 한길,행님.! 산행기 중 일부도 시라고
여기며 보는데,
님의 더 긴 문장
산행기는,, 빙산의 일각같은 시.!
그 자체입니다.
그래도 이번은
몇 개 없는 숨김
으로, 독자들의
이해가 쉬이 될
듯 하오. 오랫만에 함께.
걸으니 좋았고,
내얘기 잘 들어
주어 고마웠오.
저녁 먹을 때마다 음료를 찬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은 것 같지만 참으로 큰 행운을 제가 누리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무슨 시겠습니까
일기 쓰듯 슥슥 정리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대간길에 만난 사람들과 그 순간의 자연과의 조우를 잊지 않기 위한 기록 정도일 뿐입니다
다음 구간에서 건강하게 뵙길 바랍니다
@무쏘꿈 명사 단어 더하기 명사는
시라고,, 시는
어렵다고 하는
나에게 한 말.!
난 기억하고 있다오.
예상보다 잔설이 많아
미끄럽고 경사가 심하였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웃음과 안전한 산행할 수 즐거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잔설이 많아 얼마나 용을 썼는 지 지금도 왼쪽 무릎이 씨큰거립니다
그래도 즐거운 산해이었습니다
철학이 녹아있는 산행기는 어렵지만 깊이 있는 생각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도 느낍니다.
수준 높은 산행기 멋집니다.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