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펼치는 순간 제목이 흥미를 끄는데 내용은 다음 페이지를 넘기고 싶을 만큼의 흡인력은 없는듯. 요즘은 문학도 레트로 열풍이 분다는데 독자의 한 사람으로 즐겁게 읽으려 노력 했는데 소설속 주인공 재아가 게스트 하우스에서 낯선 풍경과 마주한 그곳의 그림이 마치 실제 여행을 통해서 생생함을 사진이라는 물건으로 영상으로 보여 주듯이 그린 것등이 좋았지만 글속에 빠져서 무엇인가를 어린시절 소풍에서 마치 보물 찾기를 할 때 처럼 흥미를 가지고 등장인물의 동선을 따라 그들의 몸짓이나 대사를 열심히 들여다 보아도 흥미 요소가 없다.
여행작가가 각국을 다니면서 흥미로운 요소를 글로 옮긴듯 그곳에서 나눈 이야기를 통해 소설속 화자로 탄생하는 것처럼 작품 속에서 작가 자신이 직접 겪었거나 경험 했을 법한 서사 속에서 낯설게 흥미롭게 읽혀 진다. 글을 끝까지 읽었지만 마음에 들어오는 어떤 극적인 감동이 없다. 단 이국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우연히 알게된 그들 호경 오반장 송기호의 이야기가 지금 우리들이 사는 세상에서 매일 만나고 부딪치는 그리고 스쳐 가는 인물이 아닐까. 예술가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분화구 가득 고인 호수 위로 뽀얀 물안개가 띠 처럼 떠있다. 나는 그들 사이에 섞이고 싶은 마음과 그들 사이를 엉클어뜨리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진자 운동을 거듭했다. 심벌즈를 뒤집어놓은것처럼 가운데가 오목한 연잎들이 서로 다른 높이에서 빗물을 튕겨 내며 흔들리는 풍경이 꽤 근사했다. 빗물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아래로 당겨진 입과 부릅뜬 눈의 대비가 섬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