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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가볼만한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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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은 바다와 커피, 그리고 옛 거리의 향수가 깃들어 있다. 딸에게는 인생 사진을 얻기 좋은 핫 플레이스가 많고, 엄마에게는 국도7호선의 추억이 잔잔한 울림을 안겨 세대를 넘나든다. 꽃 피는 4월, 엄마와 딸이 함께 떠나는 여행지로 최적이다. 특히 명주동은 소담한 골목과 공간이 모녀의 수다를 이끈다.
강릉은 삼국시대에 하슬라, 통일신라 때 명주라 불렸다. 명주동은 도시의 옛 지명이 동네 이름이다. 그에 걸맞게 고려에서 조선까지 이어진 강릉대도호부 관아(사적 388호), 강릉부의 행정 읍성인 강릉읍성, 일제강점기 적산 가옥 등이 자리한다. 강릉시청도 2001년까지 명주동에 있었으니 약 1000년 동안 강릉의 중심지 기능을 했다. 몇 해 전부터 오래된 것의 가치가 재발견되며 작고 아름다운 뉴트로 풍경이 부쩍 늘었다. 지금은 남문동까지 아우른다.
명주동 여행은 ‘작은공연장 단’ 앞 삼거리에서 출발하는 게 좋다. 작은공연장 단은 교회 건물을 개조해 120석 규모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꾸몄다. 연극과 음악 공연 등이 펼쳐진다. 작은공연장 단 앞에는 적산 가옥 담장 밖으로 가지를 뻗은 향나무가 시선을 끈다.
그 옆은 1940년대 지은 방앗간을 개조한 카페 겸 갤러리 ‘봉봉방앗간’이다. 커피 좋아하는 이들이 꼭 들르는 명주동 방앗간이다. 홍상수 감독이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칠이 벗겨진 노란 벽과 담쟁이덩굴, 커다란 나무 문, 너른 유리창, 고딕체로 쓴 낡은 간판, 빨간 자전거 한 대가 한 편의 영화처럼 설레게 한다. 명주동을 찾는 이들이 카페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는다. 엄마 세대에게는 오렌지 음료를 떠올리게 하는 카페 이름 봉봉(bonbon)은 ‘좋아좋아’를 뜻하는 프랑스어다
봉봉방앗간 오른쪽은 낡은 주택 같지만 외과 병원이 있던 자리다. 마을 사람들이 ‘강릉 최초의 병원’이라고 이야기할 만큼 유서 깊은 건물이다. 맞은편 파랑달은 명주동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는 협동조합이다. 파랑달이 4월 첫선을 보이는 ‘시나미, 명주 나들이’는 명주마실코스(수~목요일)와 명주시나미코스(금~일요일)로 나뉜다. 시나미는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을 뜻하는 시나브로의 강원도 말이다.
명주마실코스는 마을 해설 미디어 트레킹이 주를 이룬다. 빨래터나 성벽 등 미리 촬영한 명주동 골목 영상을 태블릿 기기로 보며 마을을 구경한다. 영상에는 무월랑과 연화 낭자의 사랑 이야기가 거리 연극처럼 담겼고, 이야기꾼 김시습, 그래피티를 하는 허난설헌 등 강릉의 위인이 등장해 흥미롭다. 태블릿 기기를 보며 이동하니 지나가는 차량에 유의해야 한다.
명주시나미코스는 마을 해설사의 육성을 빌려 동네를 여행한다. 마을 해설사는 명주동 할머니들이다. 운이 좋으면 그들의 이웃집인 옛 적산 가옥을 들여다볼 기회가 주어진다. 할머니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가꾼 길가 화단 ‘작은정원’도 반갑다.
프로그램 참여 없이 돌아보고 싶을 때는 근현대 의상으로 멋을 내보자. 파랑달은 명주동 인포메이션센터 역할과 근현대 의상 대여소를 겸한다. 엄마와 딸이 ‘모던 걸’처럼 옷을 맞춰 입고 추억을 남겨도 좋다. 마침 명주동에는 근현대 의상과 어울리는 장소가 많다. 작은공연장 단이 자리한 다음 골목에는 적산 가옥을 활용한 카페들이 눈길을 끈다. 옛 풍경 속에서 시간 여행자인 양 커피 한 잔 마시며 쉬었다 갈 만하다. 동쪽으로는 옛날 강릉의 정치 1번지 ‘청탑다방’ 주변이 포토 존 역할을 한다.
남대천 가까이 1940년대 여인숙을 개조한 카페도 흥미롭다. 방이 7칸 있던 여인숙이 어떻게 카페로 바뀌었는지 살펴보면 한층 재미나다. 여인숙 맞은편에 무속인의 점집과 카페가 이웃한 모습 또한 명주동의 지난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마을 사람들의 옛 생활을 자세히 보고 싶다면 햇살박물관에 가자. 인쇄소로 사용하던 2층 주택이 2017년, 명주동과 남문동 주민의 생활용품과 소장품을 모아 박물관으로 변신했다. 마을 풍경을 찍은 흑백사진, 다이얼 전화기와 책상 TV, 옛 가수의 브로마이드 등이 향수를 자극한다. 햇살박물관은 ‘시나미, 명주 나들이’ 운영 시간 중심으로 개방하니 방문 전에 확인해야 한다.
햇살박물관 앞 남문길은 한적한 동네 도로 같지만, 과거에 시외버스가 지나는 대로였다. 가구점이 많아 가구거리로도 불렸다. 30년 가까이 그 자리에서 장칼국수와 해장국을 파는 집이 번화하던 시절을 증언한다. 빵과 수프를 내는, 주인장이 낙타를 닮았다는 아담한 가게와 상큼한 꽃집 등도 다정한 모녀처럼 자리한다. 나란히 걷거나 마주 앉아 봄 햇살을 누리기 좋다.
정동심곡바다부채길이 정동진역에서 가깝다. 강릉 정동진 해안단구(천연기념물 437호)를 따라 조성한 탐방로는 정동진썬크루즈 주차장에서 심곡항 사이 약 2.86km 구간이다. 바다 쪽으로 부채를 펼쳐놓은 모양이다. ‘국내 최대 해안단구’라는 가치가 아니더라도 정동진 바다 풍경만으로 거닐 만하다.
미술관 역시 엄마와 딸이 함께할 만한 정동진 인근 여행지다. 바다 옆 하슬라아트월드는 현대미술관과 조각공원, 바다카페, 뮤지엄호텔이 어우러진 복합 예술 공간이다. 건물 안팎을 넘나드는 이동로, 색감과 형태가 흥미로운 작품, 무엇보다 그 사이로 보이는 바다 풍경이 율동감을 더한다. 작품과 어우러진 포토 존이 다양해, 모녀의 여행을 추억할 사진 한 장 남겨봄 직하다.
유의사항
※ 위 정보는 2020년 3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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