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지금 남의 걱정할 때인가 --이주혁님
이스라엘이 나쁘다 팔레스타인이 나쁘다 혹은 우크라이나가 착하다 악하다 이런 얘기가 좀 그만 나왔으면 한다.
그렇게 간단히 이분법적으로 좋은 놈 나쁜 놈 이렇게 나눌 수 있는 게 대부분 없기 때문이다. 한 가지 예로 한국전쟁때 이승만과 김일성 중 누가 좋은 놈이고 누가 나쁜 놈이었나? 이승만 정부는 한국 전쟁 이전에 이미 4.3사건과 보도 연맹 사건 등을 벌이면서 전쟁때 사망한 사람보다 더 많은 남한 사람을 죽였었다. 김일성도 마찬가지다. 누가 하얗고 누가 검단 말인가? 미국 군정은 당시 이승만을 위험 분자로 분류했었다.
젤렌스키가 전쟁 중인 작년에 자기 재산을 1조원을 불렸다는 사실도 이미 전세계에 알려져 있고 폴란드 등 우크라이나에 우호적인 나라들이 전쟁에서 발을 빼려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좋은 놈 나쁜 놈이라는 이분법과 흑백논리는 유난히 한국에서만 심하다. 심지어 외교와 정책이 이런 '가치 판단'으로 결정된다는 건 끔찍스럽다.
한국은 자기 코가 석 자다. 수출, 투자, 소비는 트리플 감소. 올해 성장률은 1%에서 간당간당하다. 세수는 없고 금리는 불안하고 환율도 가시밭길. 한국 경제는 사실상 공황이다. 이런데 무슨 17세기 명-청 전쟁에서 어느 나라 편을 들어야 한다고 조선 조정이 가치 논쟁만 벌이고 있을 때처럼 지금도 그러고 있는 듯하다. 다 쓸데없는 짓이다.
어째서 우리 사회의 화두가 경제 불황이 아니고 자꾸 이상한 데 꽂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 판국에 부동산 경기 부양한다고 재건축 공사판 벌인다 하고 특례보금자리론 갖고 집값 끌어올리기 정책을 했는데 결과는 기업 부채를 가계부채로 옮겨놓은 꼴이 되어 버렸다. 집값은 지금 정책 갖고 밀어올릴 수 있는 상황이 못된다. 근데 이 판국에 금리는 더 올라갈 것같다. 달러가 계속 고금리 기조로 갈 게 거의 뻔한데 그렇다면 국내 대출 금리도 내릴 방도가 없다. 더 올라갈 것같다.
우리는 지금 내내 경제 얘기를 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언론이나 정부나 대체 언제 한국 경제 얘기를 메인에 띄울 것인가? 이미 실물 경제는 아수라장이고 은행과 신용카드 연체율은 계속 증가 중, 금융위기설도 지속될 정도로 흉흉하다. 가계도 빚 밖에 없고 기업도 투자 모멘텀이 없는데 그럼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지 않나. 근데도 전 정부의 과실을 부각시켜야 된다는 이념을 갖고 재정 지출 줄이고 꼭 필요한 예산마저 싹뚝 짤라낸다.
이스라엘도 안 망하고 우크라이나도 안 망한다. 이대로 가면 망할 나라는 한국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