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술붕어입니다.
내 닉을 술붕어로 정한 것은
낚시꾼으로 낚시 가서 잡으라는 붕어는 안 잡고
술만 잡아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을 닉으로 쓴 것입니다.
한 때 세상의 모든 술은 마셔 없애야 한다며
밑 빠진 독에 술 붓기로 마셨는데
요즘은 속을 배려 막걸리만 홀짝 거리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을 보낸 우리 집은 금강 인근 이었습니다.
따라서 장마 때가 되면
새물을 따라 올라온 붕어와 미꾸라지들이
마당까지 올라오기도 했는데
동네 친구들과 함께 개울에 나가 물고기를 잡곤 했습니다.
그때는 물고기가 많아
한 양동이 물고기를 잡는 것은 일도 아니었는데
물고기를 잡으러 깨를 거르는 채를 가지고 나갔다가
밑이 빠져 어머니에게 혼났던 기억이 납니다.
더불어 외가가 평야 지대인 김제였는데
한물진다고 장마 때 큰 비가 온 뒤 수로에 나가보면
흙탕물에 산소부족으로 붕어들이 주둥이를 물 위에 내밀고
뻐끔거리고 있는데
수로가 온통 붕어들의 주둥이일 정도로 어마어마하여
잠자리채로 입이 큰 붕어만 골라잡아
가마솥에 끓여 말려 겨울에 묵은지 넣고 지져먹으면
술꾼들의 술안주로 최고였습니다.
여주 농장이 남한강 인근인데
이번 장맛비로 밭에 도랑이 생길 정도로 물이 흘렀는데도
과거 같으면 물고기들이 새물을 따라 올라왔을텐데
눈 씻고 봐도 물고기가 올라 온 흔적이 없었습니다.
그만큼 남한 강에 물고기가 없다는 이야기인데
주인아저씨 이야기로 과거에는 가물치 등 큰 물고기들이
많이 올라왔다 했습니다.
붕어빵에는 붕어 없듯
남한 강에 붕어 없습니다.
낚시꾼의 입장에서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