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山)의 종묘사직을 위태롭게 하는 이양선의 접근을 막아라(崇). 우리와 다른 세상(海)의 믿음을 전하는 성경말씀(深)에 현혹되는 위태로운 상황을 경계하고 경계하라.”(산숭해심) “예수의 부활과 승천(遊天)이란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백성을 현혹시키는 천주교를 허락하라고 조선연안에 나타나 무력시위를 벌이는(戱海) 서양군함의 출현은 계속될 것이다.”(유천희해)
그는 김정희가 쓴 그림 같은 글씨인 '산숭해심'(山崇海深)을 흔히 '산고해심'(山高海深)으로 바꿔 '산은 높고 바다는 깊다'로 풀이하지만 저자는 추사가 상투적 글귀를 범상치 않게 쓴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숭'(崇) 자의 윗부분에 있는 산(山) 자가 기울어져 있는 것은 배가 침몰하는 장면을 묘사한 것 이고, '심'(深) 자는 긴 수염의 노인이 말을 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산숭해심은 "나라의(山) 종묘사직을 위태롭게 하는 이양선의 접근을 막아라(崇). 우리와 다른 세상(海)의 믿음을 전하는 성경 말씀(深)에 백성이 현혹되는 상황을 경계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추사의 글씨를 흔히 괴기하다거나 호방하다거나 웅혼하다거나들 말을 한다. 중요한 것은 추사의 글씨는 이를 뛰어넘어 글씨와 명호 속에 당시의 코드를 숨여놓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많은 글씨에 300개나 넘는 명호를 쓴 것만 해도 이를 충분히 증명해주고도 남음이 있다.
추사의 글씨에 대한 해석은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분명한 것은 그의 붓글씨로 당시의 시대나 자신의 처지를 메시지로 전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