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없이 사유할 수 있을까? 언어는 의사를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는 하지만 때때로 언어는 사람을 죽이는 달콤한 독(毒)이기도 하다. 이 점을 중요하게 생각한 불교에서는 <말을 잃어버린 자리에 진리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말을 잃어버린 자리에 진리가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진리라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게 아닐까?
[1] 당신이 이해할 수 없는 언어를 쓰는 외계에 던져졌다면 어떻게 그곳의 주민들과 의사소통을 할 것인지를 밝히시오. 단, 이 외계는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개념이 하나도 적용되지 않는 곳이다. 예컨대 남자와 여자, 어린아이와 노인도 없으며, 먹고 배설하고 휴식하는 생명체의 기본적인 행위조차도 벌어지지 않는 곳이다.
사실 이런일이 일어난다면 내 박약한 의지력만으론 살아가는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극단적(?)인 생각을 맨 처음 하게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죽을힘으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마음을 고쳐먹고 일단은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어서 외계인들을 관찰해야 한다. 무턱대고 외계인들과 대면했다가는 어떤일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조심스레 행동하는 것이 좋을듯 싶다. 우리 사람도 전혀 새로운 생물체를 접하게 되면 경계하고 멸시하며 심지어는 파괴적인 본능을 드러내기도 하지 않는가?
그들의 생활을 계속 관찰하다보면 분명 그들만의 의사소통법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서로 파괴하지 않고 사회를 구성하고 살아가고 있는것만으로도 그들 사이에 의사소통이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사실 우리같은 문자화된 언어를 사용한다면 단기간에 그들의 의사소통을 파악하는건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갓난애기가 아닌이상 자신의 언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습득하려면 학습을 거쳐야 하기 떄문이다. 차라리 일정한 패턴의 소리나 몸짓, 신호 등이 그들의 의사소통법이라면 훨씬 수월할 것이다.
어느정도 그들의 의사소통에 대해 파악하게 되면 계속 숨어서 관찰만 할순 없기 때문에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 죽임을 당하든, 환영을 받든간에. 만약 얘기가 잘 진행되어서 그들과 최소한의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면 나는 그들에게 도움을 구해 다시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 애쓸것이다. 왜냐면 그곳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삶의 방식'에 대해서 알게됐다고 하더라도 난 그들과는 다른 생명체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욕구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된다면 죽게될 것은 뻔한 일이다. 만에 하나 그곳에 내가 먹을 수 있는것이 존재해서 그걸 먹고 몰래 배설하고 잠을 잔다고 쳐도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이가 한명이라도 없으면 미쳐서 죽을거 같기 때문이다. 지구로 돌아올 방법조차 없다면 그냥 앉아서 죽는걸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거 같다.
[2] 진심을 전달할 수 없어서 오해받았던 경험을 쓰고, 그 때 어떻게 오해를 풀었는지를 자유로운 형식으로 알려주시오.
2001년 여름에 있던 일이다. 당시 여름방학이라서 서면에서 알바를 새벽까지 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첫차올 시간이 다 됐기 때문에 좀 피곤해도 택시않타고 버스를 기다렸다. 늘상 있는 일이지만 서면같은 번화가에는 술이 떡이되서 길 바닥이 자기 안방인것처럼 드러누워있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엔 보도블럭에 걸터앉아 있던 어떤 아저씨가 뭐라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고나선 도로쪽으로 벌렁 드러누워버리는 것이었다. 이른 새벽이라 차가 얼마 다니지는 않아서 그리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위험한지라 귀찮아도 그 아저씨를 일으켜세울려고 "아저씨 여기 위험하니까 안쪽으로 들어오세요." 라고하고 손으로 일으켜 앉혀서 부축해 드릴려고 했다. 그랬더니 술이 만취되서 완전 곯아떨어진줄 알았던 그 아저씨가 갑자기 날더러 자기 지갑 훔쳐갈려던게 아니었냐며 엄한 소리를 헤대는 것이었다. 취해서 제정신이 아니다 싶어 이런 소리를 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지만 좋은일 하려다 봉변당하는게 딱 이꼴이다 싶어서 한참을 멍하니 그 아저씨를 쳐다보고 있었다. 기분도 나쁘고 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그 아저씨를 차도로 굴려버리고 싶었다. 피곤한데다 버스도 않오고 기분도 더러운지라 그냥 택시를 잡아서 타고가려던차에 잡은 택시문을 열고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그 술취한 아저씨를 보고 "아저씨, 이거 타고 가실래요?" 하고나서 그 아저씨를 부축해서 태워드렸다. 그제서야 그 아저씨도 나에 대한 오해가 풀렸던지 아까는 미안했다고 하는 것이었다. 솔직히 이제는 길에서 만취해서 굴러다니는 사람들 봐도 자발적으로 도와주고 싶은 맘이 않드는건 그 때 일 때문인듯 하다.
[3] 언어가 없어도 생각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고, 자신의 견해를 밝히시오.
언어가 없어도 생각할 수 있을까? 난 여기에 단언코 없다라고 말하겠다. 보통 일반적으로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건 우리 사람들에 국한되어 있다. 동물들도 나름대로의 의사소통 방법이 있겠지만 그런건 언어라고 볼 수는 없다. 생각이라는건 어떤 상황에 대해서 감지하고 판단한 후 말이나 행동에 옮기기 위한 방편인데 동물들의 그것은 일시적 생리현상에 대한 방편일 뿐이지 생각했다라고 보기는 힘들다. 예를 들면 동물들은 다른 어떤것에 대해 적개심을 느끼면 우리가 전쟁할때처럼 선전포고를 한다던지 그런것이 없이 바로 즉각 몸으로 반응을 보인다. 이것은 언어가 없기 때문에, 생각을 하고 반응을 했다기 보다는 본능적으로 보인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언어라는것이 성립될려면 반드시 생각에 수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로 언어가 없으면 생각할 수 없다고 볼 수 있다.
첫댓글 [2] 좀더 독특한 예를 들어주셨으면 좋겟네요.수고하셨습니다.
[2] 잘 읽었습니다. 좀더 논리적이고 구체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생각을 전개해주셨으면 좋았을 듯 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2]3번 물음에 대한 님의 의견이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잘읽었습니다..
[2] 1번문항에서 보인 표현이 타 문항에서 보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 일정한 패턴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으며, 그것이 일정한 패턴이라는 건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