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대통령과 앞집 사나이.(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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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봄 마을에 큰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곳은 청정마을이라 소. 돼지 한 마리 없는 마을이었다. 쑥스러운 얘기지만 소. 돼지 한 마리 기르지 못하게 바탕을 만든 게 나였다. 내가 경매에 넘어간, 소를 기르던 축사를 아예 없애며 마을에 엄포를 놓았다.“만약 누구라도 소. 돼지를 기르면 나는 이 자리에 전보다 더 큰 대형 축사를 지을 것이라며...(속 사정을 다 얘기하면 책 한 권으로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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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런 청정마을에 하필이면 마을 입구에 염소를 기르는 가정이 생긴 것이다. 그 사실을 이장을 비롯한 바로 위의 사나이를 포함한 소위 마을에서 방귀 꽤나 뀌는 인물들이 술 몇 잔에 묵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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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그 사실을 안 내가 난리를 치며 주민소집을 했고 그 책임을 물어 이장까지 교체한 적이 있었다, 아무튼 쇄신 차원에서 마을을 발칵 뒤집어 놓는 과정에서 사나이와 감정이 좀 상한 것이다. 그렇게 마을에 입김이 센 친구가 주안상 몇 차례에 넘어간 것도 그렇고 나중에 비난받을 일을 빠져나가기 위해 공작(?)까지 한 사실에 나는 분노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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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뭐...15년을 가까이 지낸 사이인데 그런 식으로 등 돌릴 이유가 없기에 나는 별로 개의치 않게 그를 대했고 뭣이라도 생기면 그 댁으로 가져다주며 별일 없이 지냈다. 그렇게 몇 달인가 시간이 지나고, 그해 6월 나는 아내와 함께 캐나다에 있는 딸들의 집엘 가서 한 달여 지내다 돌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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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며 마을 친구들에게 조그마한 선물이라도 할량으로 캐나다 명산인 꿀이며 메이플 시럽 등 이런저런 선물을 무겁게 들고 와 특별히 가까운 이웃들에게 고루 분배(?)를 해주었는데, 그 과정에서 특별히 사나이에겐 다른 집보다 하나씩 더, 그리고 특별히 나나 그 사나이나 사내들이 나이 들면 제일 신경 쓰이는 전립선에 관한 영양 보조제“쏘팔xx”를 두 달치(1년치를 한꺼번에 사 두었기에...)를 함께 아내를 통해 보내 주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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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이라면 일반적으로 누군가에 선물을 받았으면‘고맙다‘는 인사 한마디 있어야 하는데, 사흘 나흘이 가도 인사 한마디 없는 것이었다. 솔직히 좀 섭섭했지만 뭐...바빠서 아니면 깜빡 잊었나 보다...나 역시 잊고 지내는데, 일주일 후 쯤인가 그의 아내가(차라리 안 왔더라면 이토록 썰의 주인은 안 됐을 것이다.)우리 집으로 왔는데, 시커먼 비닐봉지에 감자 다섯 개(잊을 수 없는 게 크지도 않은 감자 다섯 개를 가져왔다. 성을 五가로 착각을 했는지...)를 내놓으며 누가 묻기를 했나 따지기를 했나...“우린 그런 거 필요 없어요~!”단호하게 얘기하는 것이었다. 아니~!? 필요 없는 걸 반납이라도 하면서 했다면 억울하기나 덜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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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늦었지만 전화 대신 직접 오신 거라 얼마나 반갑게 맞이 했는데.. 그 기에 감자까지 가져오셨으니 더욱 반가웠는데“우린 그런 거 필요 없어요~!”라니? 처음엔 그 말뜻을 몰랐는데, 내가 준 두 달치“쏘**”을 내놓으며 덧붙여 말하기를“유효기간도 며칠 지났던데...”라며 첨언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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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썰을 읽는 분들은 어떡하시겠습니까? 뭐... 다들 다르시겠지만 나 같으면 조용히 버리고 아예 그 얘기를 안 끄냈을 것이다. 그런데 유효기간 지난 ’쏘**‘을 나는 3개월 이상 다 먹었다. 그게 효과가 있고 없고를 떠나 의약품도 아니고 식품 아니든가.(아니 약품이든 식품이든 안 처먹고 버렸으면 이 사달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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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녀가 돌아간 이후 사나이가 왜 나 보기를 돌같이 하는지 알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똑같이 행동할 수 없어, (매년 연례행사로...) 지난 초겨울 제주 사는 아들 내외에게 제주 감귤 스무 상자를 올리게 한 후 역시 몇몇 댁에 적당이 분배를 해 주었다. 당연히 사나이에게도. 시간이 지났으면 마음을 풀고 전화라도 주겠지... 감감무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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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얼마지 않아 페친 한 분 중에 전라도 보성에서 크게 어업을 하시는 분이 계셔서 벌교의 꼬막과 세발낙지 약간을 주문하여 역시 친분 있는 마을 분들과 나누면서 또한 사나이에게 또 보냈겠다. “잘 먹었습니다.”전화 한 통화면 매일 음주가무라도 할 판인데... 역시 감감 무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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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을 보내며 마지막으로, 노년을 편히 보내기 위해 은퇴 후 눈곱만한 미니빌딩이 하나 마련했다. 그 아래층에 유명한“L리아”가 있다. 그곳 근처에 사는 처조카가 있다. 그 아이 내외가 이곳에 올 때면 일부러 그곳에 들려 20세트 정도 택배를 시킨다. 친한 가정에 역시....물론 그 사나이에게도 또...그런데 역시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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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화가 났다. LA~! 개xx~!! 너 같은 건 이제 인간 취급을 않겠다. 오늘날까지 그렇게 1년이 지나갔다. 덩치는 남산만 한 인간이 소갈머리라곤 밴댕이 소갈딱지 만도 못하니...왜 모든 걸 마누라에게 의존하고 마누라에게 꼼짝 못하며 살아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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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내가 이웃의 그 사나이를 상대로 이런 썰을 풀 생각까지는 안 했다. 그냥 마음속으로 간직하고 언젠가 아니다, 내 계획으로는 이달 말쯤 두 부부를 충주나 제천의 멋진 식당으로 불러 내 화해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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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것은 앞으로의 계획이고, 사나이를 보며 문득 생각난 사나이가 바로 우리 윤석열 대통령이다. 하는 짓이나 생긴 모습이나 어쩌면 앞집 사나이처럼 옹졸하고 치졸(稚拙)한지... 물론 지지하는 극성 팬들의 눈에는 마치 개딸이 이재명에게 환호하듯 하겠지만, 오히려 그 지지하는 꼴이나 모양새가 대통령 본인에게 위해가 가는 줄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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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허우대 멀쩡한 놈이 오히려 속 빈 강정 같다고 하더만, 앞집 사나이나 대통령이나...한심한 저 인간들을 어쩐다냐? 내 자식이나 동생 같으면 맞아 죽더라도 쥐어 박아 교육이라도 시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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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어쩌겠나? 내 손을 뽑은 대통령을,.. 그리고 가장 가까운 이웃 덩치 큰 사나이를,.. 미리 얘기했지만 앞집 사나이와는 이달 말쯤 날을 잡아 화해를 하겠다고 아내와 상의를 하고 합의를 봤다. 당연히 아내도 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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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윤석열 대통령을 미워하는 게 아니다. 제발 마누라에게 쥐어살지 말고 자신의 정치를 하라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아직 안 늦었다. 10.16일 보선 이후 한동훈 대표와 독대를 한다니 무엇이 중하고 급한지 마지막 위대한 결정을 하여 이 난국을 헤쳐 나가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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