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同床異夢)의 남북통일론
휴전 후 60여 년 동안 남과 북은 서로 마주 보고 달리는 기차와 같았다. 언제라도 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긴장감이 양쪽 모두에 팽배하다. 그러기에 남과 북 모두 통일을 지상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북한은 적화통일(赤化統一)을 지상 최대의 목표로 삼아 백만 대군을 양성했다. 반면, 남측은 자유평화 통일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 남북 간 통일에 대한 접근은 근본부터 언제나 동상이몽(同床異夢)이었다.
북한은 적화통일 목표를 실현하고자 미사일과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비대칭전력의 우위를 무기로, 때때로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남측을 협박하기도 한다. 실제로 온갖 군사적 만행도 마다치 않았다. 울산 삼척지역으로의 무장간첩 침투, 청와대 습격,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군사적 도발뿐만 아니라, 적화통일을 위해 남한의 정치, 경제, 교육, 노동, 문화, 산업계 등 모든 분야에서 수많은 적색분자를 은밀히 포섭하고 있다. 남쪽의 기밀 정보 수집은 물론 사회의 혼란을 부추기고 나아가 전면전 감행 시 남한 지역에서 선동의 앞잡이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북한은 전면전 감행과 동시에 대규모의 특수부대를 침투시키기 위해 이미 남한의 깊숙한 후방까지 남침용 땅굴을 파 놓고 있다. 정확한 숫자는 확인되고 있지 않으나, 탈북자들의 증언과 언론에 종종 보도되는 각국 정보기관의 추정에 의하면, 40여 개에 이른다.
북한은 무력 도발을 감행 하는 데 주한미군을 가장 큰 장애물로 간주한다. 그러기에 북한은 미국에 줄곧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의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북한이 이를 빌미로 미국에게 주한미군의 철수를 요구할 것은 명약관화하다.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하면, 북한이 남침 해 볼만하다고 오판할 가능성은 농후하다. 남한과 북한의 객관적인 군사력 비교와 무관하게 북한은 이미 핵 능력을 가지고 있고, 전쟁 시 북한을 추종할 종북 세력을 남한에 심어놓았다. 북한의 유일한 목표는 오직 적화통일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세밀하고 교활한 책동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그런데 최근 남한에서는 호전적인 북한이 곧 붕괴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전망이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난무한다. 북한 붕괴 설은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 김정은으로의 삼대 세습에 대한 북한 국내외의 비판, 나이 어린 김정은의 국정 수행능력 부족, 군부의 세력 강화 등에 근거한다. 북한 붕괴론 자들은 장성택 숙청을 북한 권력체계의 균열 징조로 해석하고, 북한 정권의 내구성이 견고하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주변 강대국들은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북한의 후견자 역할을 자처하던 중국에서도 북한 붕괴와 남한으로의 흡수통일이 중국에 가져올 파장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국가전략에 있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은 당연하기에,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국가 간 협의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북한 붕괴라는 하나의 가능성이 지나치게 침소봉대(針小棒大)되고 국민들이 아직 실체(實體)가 없는 남북통일 낙관론(樂觀論)에 경도된다면, 국민의 안보의식(安保 意識)이 점점 느슨하게 풀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북한이 붕괴하고 남한 주도의 남북통일이 앞으로 5년 또는 10년 이내에 달성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도 성급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세기적인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로저스 ‘짐로저스홀딩스’ 회장이 남한이 북한을 흡수하면 최소한 3억 달러 이상을 북한에 투자할 것이라고 공표한 것도, 조기 흡수 통일론을 부추기고 있다. 흡수통일에 대한 희망에 찬 기대를 반영하여, 통일 관련 민간 기관뿐만 아니라 정부 기관에서도 분단비용과 통일편익 관련 연구 결과를 앞 다투어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흡수에 기반을 둔 국내외의 성급한 통일논의는 오히려 우리 국민의 안보의식 약화로 남북통일에 해악(害惡)이 될 수 있다.
1970년대 초 월맹보다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월등히 우세하였던 월남이 패망하여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은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흐트러진 안보의식 때문이었다. 패망 전 월남은 온 나라에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었고 국민의 안보 불감증은 극에 달해 있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국가의 제반 분야에서 좌익세력이 준동하였다. 전쟁으로 인한 월남의 패망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이 월남 패망 직전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백만 대군을 거느린 핵 능력 국가이다. 장성택 숙청은 북한 권력체제 균열의 서막이 아니라, 북한의 공포정치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으며 김정은이 권력을 공고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에서 북한을 안보적 자산이라기보다는 책무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아직도 북한 체제의 안정은 여전히 중국의 최우선 외교 안보 핵심 이익의 하나이다. 즉, 중국은 북한 체제가 붕괴하지 않도록 필요한 지원을 지속할 것이다. 이러한 실정에서 성급하게 정부와 언론이 남한 주도하의 남북흡수통일을 공론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
2014년 새해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은 대박”이라고 언급하였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에서도 연초부터 특집기사로 통일 담론을 이끌어 가고 있다. 필자도 남한 주도 북한 흡수통일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그러나 정부와 언론이 우리 국민에게 성급한 남북통일 낙관론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 남과 북은 아직도 동상이몽중이다. 지금은 오히려 북한의 적화통일 야욕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정부와 언론이 국민의 안보태세를 공고화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이다.
끝으로 성급한 남북 흡수통일론자들에게 다음의 질문을 던지면서 이 글을 마친다.
1. 당신은 북한의 백만 대군과 핵무기의 용도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2. 당신은 무력적화통일이 북한의 유일한 목표임을 정녕 모르는가?
3. 당신은 우리나라 국민의 안보의식 수준을 생각해 보았는가?
4. 당신은 우리나라의 좌익 및 종북 주의자들을 어떻게 보는가?
5. 당신의 남북통일 낙관론이 현시점에서 실현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2014년 01월 14일 牛步/朴鳳煥
첫댓글 통일은 그때가 언제일지는 아무도모를때 살며시 찿아들겁니다 ㅎㅎ
국민들께 통일의 염원은 하나가될수았는 의미있는 단어이지요. 비관보다는 어려운때 통일됀다면??!!!
이런 희망을 함께품으며 시대를 극복할수있는 함이될수았겠지요 ㅎㅎ
자식들에게 틈틈히 대북문제를 가르처주어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중요함을 일깨워주어야하구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