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빚은 안 갚아도 된다?" 슈 도박사건에 관한 7가지 궁금증

[the staff of a bank]

‘국민요정’으로 불렸던 걸그룹 S.E.S 멤버 슈(본명 유수영)가 억대 도박빚 소송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슈는 지난 2월 해외 상습도박 혐의로 형사재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는데요. 이와 별도로 슈에게 도박 자금을 빌려준 지인 박모씨는 슈를 상대로 3억 5000만원에 달하는 대여금 청구 반환 소송을 냈습니다.

이 재판에 앞서 법원은 조정기일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조정이 불성립되면서 결국 정식 재판으로 이어지게 됐는데요. 서울중앙지법은 다음달 29일 첫 번째 변론 기일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흔히 “도박빚은 안 갚아도 된다”는 말이 있는데요. 그렇다면 슈는 왜 억대 도박빚 소송을 당한 걸까요? 네이버법률이 슈 도박사건을 둘러싼 핵심 궁금증들을 정리했습니다.

1. 슈 ‘도박사건’은 처음에 어떻게 시작됐나?

슈의 도박 혐의는 지난 2017년 슈가 사기 혐의로 피소되면서 드러났습니다. 슈가 서울의 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지인 2명에게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는 건데요.

이들은 슈가 3억5000만원과 2억 5000만원 등 총 6억원을 도박자금으로 빌리고도 갚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슈를 포함해 세 사람이 함께 도박을 했고, 슈가 빌려간 돈을 특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2.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한국인 슈는 어떻게 입장했나?

대한민국 국민은 원칙적으로 강원랜드를 제외한 국내 카지노에 출입할 수 없습니다. 관광진흥법은 카지노사업자의 준수사항으로 ‘내국인 입장 금지’를 규정하고 있는데요.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강원랜드만 이  ‘내국인 입장 금지’ 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슈는 분명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한국인입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론 일본 영주권자인데요. 일본 영주권 취득자는 해외이주법상 ‘현지 이주’를 한 사람으로 ‘해외이주자’에 해당합니다.

관광진흥법 상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출입을 금지하는 내국인 범위에 해외이주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일본 영주권자인 슈는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얼마든지 출입할 수 있었던 거죠.

3. 슈, 상습도박 혐의 ‘유죄’인 이유는?

슈는 국내 카지노뿐 아니라 마카오 등 해외 카지노에서도 여러 차례 도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행법상 도박은 엄연한 불법입니다. 다만 관광진흥법에 따라 예외적으로 해외이주자가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이용하는 건 합법인데요.

이마저도 마카오나 필리핀처럼 해외 카지노에선 상황이 달라집니다. 현행법상 해외 카지노 이용과 관련해선 해외이주자라고 예외를 봐주지 않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해외 카지노에서 ‘일시 오락’ 수준을 넘은 판돈을 걸고 도박을 했다면 도박죄 적용을 피할 수 없습니다.

슈는 마카오 등 해외에서 무려 26차례에 걸쳐 총 7억 9000만원 규모의 도박을 한 점이 인정돼 상습도박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4. ‘3억원대 민사소송’은 왜?

슈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박모씨는 2017년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슈를 처음 만났습니다. 이후 슈는 박씨에게 도박 자금 4억여원을 빌려 이중 일부만 갚았다고 하는데요. 이에 돈을 돌려받지 못한 박씨가 슈를 상대로 민사소송인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5. 도박빚은 정말 안 갚아도 될까?

슈 측 변호인은 “도박을 용도로 빌린 돈이기 때문에 갚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도박빚은 갚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인데요. 정말 그럴까요?

우리 민법은 ‘불법원인급여’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민법 제746조는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예컨대 불법행위인 도박에 사용되는 것을 알면서 도박 자금을 빌려준 경우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돈을 빌려준 사람은 상대방이 돈을 갚지 않더라도 대여금 반환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슈 측 변호인 역시 박씨가 도박에 쓰일 것을 알고도 돈을 빌려줬기 때문에 이를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6. “빚 갚겠다”는 계약서 쓰고 돈 빌렸다면?

만일 도박 자금을 빌리면서 ‘반드시 갚겠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고 빌렸다면 어떨까요?

도박빚 상환을 목적으로 한 계약은 법적으로 '무효'입니다. 민법상 선량한 풍속 및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이기 때문인데요.

민법 제103조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선량한 풍속과 기타 사회질서'란 우리 생활의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지켜야 할 규범을 말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인륜에 반하는 행위, 정의관념에 반하는 행위, 개인 자유를 극도로 제한하는 행위, 도박 등 사행행위를 꼽을 수 있는데요. 마약 밀수입을 위한 자금대여나 인신매매 계약, 신체포기 각서 등도 모두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로 법적으로는 무효입니다.

도박 역시 불법행위로 당연히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에 해당하는데요. 따라서 도박을 하다가 빚을 지게 된 경우나 도박자금을 빌리는 계약은 원칙적으로 무효이므로 갚지 않아도 됩니다. 이때 차용증을 작성했다고 해도 그 차용증은 법적으로 효력이 없습니다.

7. 슈의 도박이 ‘합법’이었다면 도박빚 갚아야 할까?

이렇게 현행 민법대로라면 슈가 도박 자금을 반환할 의무는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슈가 했던 도박이 불법이 아니라면 어떨까요?

박씨 측은 슈에게 도박 자금을 빌려준 곳이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였다고 주장합니다. 즉 이 카지노는 국가에서 허용한 곳이고, 일본 영주권자인 슈가 이용하는 것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기 때문에 도박 자금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리입니다.

실제로 2012년 창원지방법원은 합법적 도박을 위해 빌린 자금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당시 법원은 "강원랜드 카지노는 특별법에 따라 운영하는 카지노로 내국인도 출입이 허용되는 것으로 비추어, 강원랜드 도박을 위해 돈을 대여하는 금전거래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 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불법원인급여로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합법적인 도박을 위해 빌려준 돈을 갚아야 하는지, 안갚아도 되는지 아직 대법원 판례는 나오지 않았는데요. 슈의 억대 도박빚 소송이 어떻게 결론 날지, 앞으로 재판 결과가 주목됩니다.

[수봉사랑]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수봉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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