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랫쉬맨 시절로 기억된다. 그러니까 1971년 여름방학이 되어 시골에 내려와서 초등학교 친구들과 넷이서 속리산을 가기로 했다.
다른 사람이 보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친구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뛰어든 양복점에 다니는 친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농사와 양계를 하는 친구, 서울에서 동국대를 다니던 친구, 그리고 나, 이렇게 산이라고는 동네 산밖에 가보지 못한 친구들은 속리산을 향했다. 지금은 등산이 생활화 되어 지리산, 설악산도 오르지만, 그 때만해도 1,000 m 가 넘는 속리산은 어떻게 생각하면 무리한 도전이었는지도 모른다. 산을 오르면서 무지하게 힘이 들었던 생각밖에 나지않으며, 한 친구는 배탈이 났는지 내려가자고 신경질을 냈지만, 나는 끝까지 오르자고 한 기억이 난다. 속리산의 정상인 운장대는 오르지 못했지만, 지금 사진을 보니 산길로 정상을 몇 백미터 남겨두고 내려온 것 같다. 수년 전에 속리산에 갔을 때 정상 전의 식당 간판을 본 기억이 난다.
사진을 보니 산행할 때의 추억도 생각이 나지만, 무엇보다도 차림새가 흥미롭다. 그때만 해도 산을 오르는 사람이 흔하지 않아서 일정한 차람이 없었다. 사진에서도 볼 수 있지만, 서울에서 뭔가 보았다는 친구와 나는 그래도 워커에 스타킹은 신고 있었고, 다른 두 친구들은 그저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또 재미난 것은 물통은 군인들이 쓰는 군용 수통에다 탄띠를 두른 것이며, 텐트를 가지고 다녔기에 야전삽도 필수품이었다. 지금처럼 등산이 웰빙시 되지않았던 시절에 등산은 싸우러가는 군인의 차림새에 가까웠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
법주사를 둘러보며 서울에서 왔다는 세명의 여대생을 만났다. 우리는 텐트를 치고 잤지만, 여대생들은 여관에서 잔다고했다. 여자들은 우리들보다 교련복의 왼쪽 상단에 새겨진 신촌의 Y대학교 마크에 더 관심을 쏟는 것 같았고 덕분에 나는 몇마디를 나눌 수 있었는데, 그 때가 그리워진다.
속리산에서 1박을 하고 동학사에서 1박을하고 비를 만나 허름한 군용 삼각텐트가 새 빗물때문에 잠을 설치고 갑사로 넘어오면서 각출한 돈도 다 떨어져서 상월까지 걸어와 집에 돌아온 적이있다.
앨범을 정리하다가 사십여년전의 속리산에 간 사진을 보고 잠시 그때의 추억과 등산 차림을 보고 격세지감을 느껴본다.
탄띠와 군용 수통에 워커를 신은 나. ^^
당시의 산행 복장으로는 최고의 팻션이었다.
야전삽을 어깨에 올려놓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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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수회원으로 등업이 되었네요?
그련데, 아직 카페 돌아가는 것을 모르다 보니 누가 시켜 주었는지도 몰라 이곳에 감사이 댓글을 올립니다. ^^
옛날 생각이 나네요^^
우수회원 되심을 축하드림니다^^
디카프리오님도 젊어서 산을 좋아하셨나보지요?
당시에는 무전여행도 많이 다녔지요... ^^
저도 우수회원이 ?
아름다운 추억의 한 페이지네요~~
감회가 새롭겠습니다~~ㅎ
님도 우수회원이 되셨나요?
축하드립니다. ^^
감회라기 보다도 "그 때가 좋았는데..." 정도랍니다. ^^
아늑한 옛날 모습이 정겹고 세삼스럽네요
추억의 장면 잘 보고 갑니다~~^^*
종종 옛날 사진을 보면서 추억으로 돌아가기도 하지요...
그래서 지금도 인증사진을 다른 사람보다 많이 남기는 편이기도 하지요... ^^
삭제된 댓글 입니다.
풍암님도 당시의 산행 패션을 아시나보지요?
지금 같이 산을 다니지도 않았지만, 산을 간다고 해도 운동화 신고 계곡에서 놀다 오는 것이 고작이었지요...
훈남이시군요~
감사합니다. 훈남이라기 보다 남들이 영락없는 촌놈이라고들 합니다. ^^
지금은..
중엄한 모습..이시겠지요??
세월이 넘 빠르다는...
화살처럼...지나가는 세월이 아쉽기만 합니다..^^*
지금은....
중엄하다고는 할 수 없고....
얼구에 살이 좀 찌고, 머리털도 좀 빠지고, 얼굴엔 주름살도 있는 죽을 날 보다 산 날이 배는 많은 소리님 또래랍니다. ^^
그리운 학창시절의 친구들이 생각이 나는군요 ....
초딩 친구들하고 갔는데, 지금까지 많나는 친구는 아무도 없답니다.
한 친구만 연락이 되는데, 일년에 한 번 만나기도 힘들지요...
인생 무상이라고 할까요? ~~~~~~~~~
아~~~ 옛날이여~~
사진으로 보아도 정말 감회가 새롭네요 쉘부르님 우리 만나서 쇠주나 한잔하면서 세상살아온 이야기나 합시다 ?이번 1박2일 여행 안오시나요? 좌석 얼마 없던데ㅎㅎ
그렇지요? 옛날의 추억이지요....
고맙습니다. 그런데, 가고 싶지만, 그 때 선약이 있어요. 조만간에 봐야지요.... ^^
아
세월의 흔적들이 보입니다
반갑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40년 전이니 까마득한 옛날이지요... ^^
엣날 생각 납니다 요새같이 화려한 등산복은 아니엿어도 그런대로 괜찮은 복장엿지요 지금도 가끔 생각합니다 1971년도인가 갑사 넘어서 동학사 가던중 내리는 폭우로 개천이 넘쳐나서 한동안 꼼짝 못헷던 기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