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어있는 사랑
/ 천년바위.
돌아 보면 그녀는 늘 고개를 돌린 채
나를 몰래 바라보고 있습니다.
유리창에 살아있는 뿌연 성애 사이로
너태가 되어 그렇게 서성이고 있습니다.
어쩌다 눈 빛이라도 마주치면
그녀의 동공은 뿌옇게 사라져 갑니다.
내 목소리가 들리는 듯 싶으면
그녀는 놀란 바람이 되어 서둘러 숨어버립니다.
간혹 얼음장 손으로 노크를 하면
손 호호 불면서 길섶을 돌아 부리나케 스치고 갑니다.
다붓하게 바라보고만 있는 나에게
다가오라 손짓 하면서도 늘 숨어 있습니다.
무서리가 내린 이른 아침 처마 아래에서
그녀는 송아리가 되어 방울꽃을 피웁니다.
언제부턴가 아슴아슴 해지는 그녀의 모습이
깨진 질그릇 조각이 되어 내 심장을 찌르고 있습니다.
오늘도 새벽 바람을 등지고 흙다리를 건너 올 때
그녀는 변함없이 꼭꼭 숨어서 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20140109--
* 너테 : 얼음 위에 더끔더끔 덧얼어 붙은 얼음
* 다붓하다 : 떨어진 사이가 그리 멀지 않다
* 송아리 : 열매나 꽃 등이 잘게 한데 모이어 달린 덩어리
* 아슴아슴하다 : 또렷하지 않고 흐릿하고 희미하다
첫댓글 갑오년 자유시 첫글 인사드립니다^^
숨어 지키는 사랑을
가슴에 보듬으셨네요
시인님께서도 알고 계시니
그 사랑 안전지대이군요
첫 시 즐감합니다
영광스럽게도 말이죠
새해에도 건승 건필!
천년바위.님
고맙습니다.
자유시 손 놓은지가 오래된 거 같아요.
그냥 지나는 길에 행시 쓰면서 쉼터를 찾았는데
가끔은 자유시도 쓰면서 살아야 할거 같아요^^
부족한 글 많이 살펴주시고 많은 가르침 부탁 합니다^^
늘 건강 하세요^^
고은글 시심에 머물다갑니다
늘 성필 하시며 편안 하시고
항상 건강 조심 하시고 행복 하소서~
고맙습니다.
늘 고운 시간 되세요^^
좋은 글
새겨보네요
늘
건강하세요
날이 차갑습니다.
따뜻함으로 채우시길^^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고맙습니다.
날이 많이 차갑습니다.따뜻하게 보내기를^^
너태 송아리 아슴아슴 더끔더끔 다붓하다
캬 예쁜 우리말이네요 ㅎ 특히 다붓하다..좋네요 잘 보았네요
ㅗ든게 우리말이고
모든게 아름다움이지요^^
좋은 시간 되세요^^
시인님!
아름다운 시향에 젖어 봅니다.
그냥 즐기는 중입니다.
곱게보아주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