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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자꾸가는데도 이젠 조급해지지도 초조해지지도 않는다.
블로그에 글을 올린지 6개월을 훌쩍 넘겼는데도 그다지 염려하지 않는다.
오늘이 어제가 내일인 시각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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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V 탁자
언제부터인가 숙제를 안고 있는 것처럼 부담되었던 누워있는 맏동서에게 필요한 TV탁자.
그냥 대충 각목으로 처리해서 만들어 줄 만큼 무성의하긴 싫어서 이렇게 잡다한 시간을 포함시켜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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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NC 업그레이드
그간 미뤄왔던 CNC의 상판을 새것으로 바꾸고 내친김에 눈에 띄는 대로 계획없이 뜯고 치장하면서 더운 여름을 이겨냈다. 그다지 재미있는 작업은 아니었지만 남들이 쓰는 것들 중에서 일부분만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나도~ 하면서 채워 나갔다.
교체한 상판의 바닥평을 맞추고 번데기나사도 새것으로 바꾸고, 대각으로 정위치 체크
거의 오차없는 캘리브레이션과 스핀들 회전각 조정까지 나름 완벽함에 흡족.
늙으막에 날 심하게 공부시킨 솔레노이드밸브. 원하는 에어라인 하나를 얻기 위해 수많은 지식수급도 마다하지 않는 열정을 원망하며 나만의 썩소를 짓다.
부품 하나만으로 간단히 구성할 수 있는 밸브가 없기에 각종 솔밸브의 원리에 대해 이해하고서야 새로운 길을 찾아 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얻은 지식에 비해 자동화로 진화된 기쁨은 별로였다.
CNC 날개를 알루미늄으로 교체하면서 만들고 있을 당시는 이때 쓰일 것이라고 의식하지 못했지만, 그때 남겨 두었던 귀퉁이 조각의 크기와 두께가 적당하여 프로브 플레이트를 제작해서 사용하고 있다. 그때만 저렇게 불고 닦고 샤방샤방~
Z축 구동부분에 먼지가 들어가지 않게 하려고 아코디언 벨로우즈 커버라는 방진천도
구입해서 부착했는데 나무로 틀을 짜고 맞추었지만 노력에 비해 그 성과는 미미했다.
기존에 쓰고 있었던 전원 및 신호선용 케이스와 레이저 케이스들을 다시 제작하였다.
바닥판에 가로와 세로로 센티자와 센터라인을 레이저로 그려놓았다.
넘나드는 먼지들을 안쪽으로 담아두려고 투명 아스테이지로 내부가 보이게 둘렀는데 상황에 따라 고정할 방법에 대한 고민이 또 나를 괴롭혔다. 결국 여는 방식으로 나무 문을 만들고 자석으로 닫게끔 했다. 폼나라고 전통창문 모양으로 양각하고 남은 공간을 여백으로 남기기엔 나뭇결이 별로라 레이저로 걍 조사부렀다.
캠 클램프도 몇개 만들어서 좀 더 편한 작업환경으로 발전시켜 보기도 하고, 레이저시스템의 안정화를 위한 내부 구조와 소프트 업데이트도 진행하였다,
그작저작 머리 쓸 일을 만들어 안그래도 무더운 여름을 더 더웁게 보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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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작업대 테일바이스의 손잡이
평범했던 자루형 손잡이를 나름 오래전부터 구상했던 배의 키 핸들과 같은 형상으로 제작했다. 가운데 포인트는 아리랑 담배갑에서 춤추는 여인을 소환해 황동으로 조각하여 꽂아 놓았다. 그러니 이제서야 내 루보스타일의 작업대에 화룡점정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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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할리 데이비슨 바이크 안장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벗같은 사나이를 만나 모처럼 환담도 나누고, 그의 취미인 바이크에 장식하는 것 중의 하나인 안장의 라인업을 늘리려는 취지에 나의 기능을 기부하기로 하고 위와 같은 목업을 제작하였다. 섬세한 샌딩과 도막은 그 느낌을 위한 배려로 벗을 위하여 남겨 두었다. 아직 완성되어 장착된 모습을 보지 못하고 글에 올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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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커팅보드 겸 트레이
처음엔 Drunken Cutting Board를 위아래로 두개 합친 스타일로 만드려고 했는데, 하나만으로 쓰기엔 아까워서 다른 면은 트레이용으로 조각하여 합쳐서 두개를 만들었다. 이 보드 디자인 또한 오래전부터 기억함 속에 꼬불쳐 넣어 두었는데 마나님의 엄명이 열쇠가 되어 아주 자연스럽지만 징하게 힘든 역경속에서 제작하게 되었다. 아는 이는 안다.
마음에 들게 만들었지만 지금은 내게 없다. 또 만들면 된다지만 어디 그게 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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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쿠룬타
요가하는데 쓴다는데, 집에서는 그냥 허리나 펴고 있으려나 싶어서 만들다 보니 길이별로 세개씩이나 만들게 되었다. 우리집 여인들은 유연하기를 서로 뽐내지만 나는 경악을 했다. 누우니 뒤통수가 닿지 않는다.
자라목이든 뭐든 나의 안정화된 자세에 대한 도전이다. 난 지금이 좋다고 외면한다.
************ 후 기 ************
올 하반기의 대부분은 CNC의 2차 업그레이드에 보냈고, 좋지않은 날씨의 연속으로 유튜브 속에서 유영한 시간이 꽤 되었다. 그 안에 있을수록 부글거리는 가슴앓이가 심해지지만 눈을 떼고 있기도 또한 거시기하였다. 그리고 또 하나의 올해의 사건으로 다가 온 것은 AI이다. 어떻게 해보고 싶지만 목표가 없는 상태에서는 퀭한 눈으로 잡식찌꺼기만 모이고 있을 뿐이다. 나날이 눈깜빡할 사이에 진보되는 것을 보고 있자니 따라 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AI - 취할 것이냐 버릴 것이냐? 아직도 이런 것에 혹하는 나는 한심한겨 속이 없는겨?
첫댓글 전문용어도 다 알아묵고 전국에서 미소짓는 목공예술가들이 꽤 있으실듯.아리랑 춤추는 여인은 저도 기억납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글이 리듬있고 생기가 넘칩니다. 개성만점!
남이 선뜻 만들지 않는 소재를 선작자의 개념으로 제작하는 것이 내 목공취미의 본질이 되었나봅니다. 요즘 인공지능의 시대에 이런저런 아이템을 얻고자 하지만 실제로 제작으로 이어지기는 쉽지않네요. 여튼 건강 잘 돌보시다가 담에 뵙시다^^
안녕하시군요^^
황동조각도 하시고 그저 대단하다며
감탄하고 있어요
생활밀착형 예술품들 마나님은 얼마나
행복하실까
주문만하면 뚝딱 맹글어주시니~
고양이 캣타워를 몇번 교체했는지
디자인이 맘에들면 튼튼하지가 않고
튼튼하겠다싶어 구매하면 자리많이 차지하여 답답하고 ~~
목탁 한개 완성하는데 3~5년 걸리는 인고의 과정을 보았어요
백마님도 어느경지에 오른 달인 이네요
느리게 쉬멍 놀멍 '^^
한번 볼때 되지않았나요?
사실 캣타워도 멋진 디자인이 눈에 들어오면 제작은 쉬운 편에 속하지만, 항상 눈여겨 볼 일이 없는 것이 저는 멍족이라서요^^
잘 지내시지요? 약간씩의 불편함도 감수해가며 살아가는 지혜있는 노인이 되어 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맨발로 걷기 같은 것도 발바닥이 약한 내게는 쥐약인 운동인데도 귀가 솔깃해지니까요.
쉼서놈서 그러다가 곧 또 뵐 날이 있겠지요^^
먼말인지 하나몰라도 끝까지 다읽고 감탄하게 되네 대단해 대단해~
친구의 격려가 던져버린 연장을 다시 줍게하는 원동력의 일부분이지요^^
그나저나 곧 이사한다메요? 오랫동안 정든 동네에서 떠나기가 퍽 아쉽겠네 잉~
나도 여기 오기전 30년을 한 동네에서만 살다가 왔지요. 지금도 때때로 그곳이 생각나네요.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만년의 즐거움이 끊임없기를 기원하우다^^
집 앞 공원체육시설에서 보이는 쿠룬타로 건강한 겨울 보내시는 빛가람마 부럽습니다.
아뉘... 사진은 오일발라서 일광욕시키고 있던중 찍은 사진,
지금은 침대옆에 붙여 놓고 교대로 늘어지는 중임^^
@빛가람마 잘 늘어지심이 젊어지는 비결
쿠룬타란걸 나만 몰랐는갑군,쩝.
만들기 전엔 나도 전혀 몰랐숨.. 동지!
늘그막에 좋은 취미 갖고 있는 백마 님 부럽소.
먼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쿠룬타 라는 거는 상상만으로도 뒷목이 션한 느낌이 드네요~
아들과 나만 뒷목에 부담이 많이 감다.
시원해질거란 생각하신다니 체질인갑소야.
장만하시고 누운 운동이라도 하나 더 보태시라요^^
젤~로 잘 지내고 계신것같습니다요.작업장모습만봐도 대단하시고요. 거기서 나오는 작품마다 백마님의 깊은 애정으로 채워져나오니 세상부럽습니다 건강도 잘 살펴가면서 작품활동 하시고요~
잘 지내시고 있겠지요, 오키씨!
거의 다람쥐챗바퀴 세월을 보내는거쥬.
때때로 알만한 노래가 들리면 우리 땅친카페 대표가수의 모습이 디죨브되는데 몸디션관리 잘하시구라. 담에 만날때 추억을 들려줄걸로 기대하고라. 올해 해피마무리~^^
@빛가람마 참 그 때는 술한잔에 소리도 잘나왔지요ㅎㅎㅎ
지금은 목소리가 닭울음처럼 나와요ㅠㅠ
정말이지 자주 안불러서인가 저절로 음정도 틀려부러요.인자는 기억만으로 지내야 할 듯 싶어요~ 😂
@초록 지우산 ㅋㅋㅋ 닭울음!
@초록 지우산 우리 [인연]이 어디 보통인가요?
비록 그 전만 못하게 나올지언정 그 감성 충분히 잘 전달될테니 [걱정말아요그대]
@빛가람마 와따미.대단한 기억력에 응용력에 창의력!백마님은 최소 치매없이 100세는 보장인줄 아뢰오.대단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