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사 고려의 군사제도

[바투]

고려의 군사제도

1. 중앙군

-고려의 중앙군은 전형적인 삼군법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후삼국 시대의 종결을 알리는 일리천 전투에서 고려군은 우천군(祐天軍) 1천명, 천무군(天武軍) 1천, 간천군(杆天軍) 1천을 중군(中軍)으로 삼고, 지천군(支天軍) 1만명, 마군(馬軍) 1만명을 좌강(左綱. 좌군), 보천군(補天軍) 1만명, 마군(馬軍) 1만명을 우강(右綱. 우군)으로 편성했다고 합니다.

이러던 것이 고려 성종 14년에 6위를 설치를 시작으로 고려 중앙군인 ‘2군 6위‘가 만들어지고, 이후 목종 때에는 이들의 직제, 복장, 군영 등의 체제가 정비되었습니다. 2군 6위는 고려 최고의 정예부대였습니다. 전국에서 선발한 장교와 병사들이 교대로 2군 6위에서 근무했습니다.

고려 시대에는 ‘무과’가 없었던 관계로 2군 6위의 군관들이나 병사들의 선발권은 2군 6위의 지휘관들인 장군들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장군들은 시험이나 혹은 추첨을 통해서 2군 6위의 군관, 병사들을 뽑았습니다.

‘2군 6위’ 중 2군은 응양군(應揚軍)과 용호군(龍虎軍)으로 구성된 국왕의 친위부대였습니다. 병력은 응양군은 1천명이었고 용호군은 2천명이었습니다. 이 둘 중에서도 응양군의 지위가 높아 응양군의 상장군은 반주(班主)라고 불리며 무반(서반)들의 대표자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용호군은 고려 후기에는 친어군(親御軍)이라 개칭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군을 제외하고 실질적인 중앙군의 주력인 6위는 좌우위(左右衛), 신호위(神號衛), 흥위위(興威衛), 금오위(金吾衛), 천우위(天牛衛), 감문위(監門衛)로 불렸습니다. 그리고 각 위는 1천명으로 구성된 영(領)이라는 단위부대로 구성되었습니다.

명칭	총병력	구성
좌우위	13000	보승(保勝) 10령, 정용(精勇) 3령
신호위	7000	보승 5령, 정용 3령
흥위위	12000	보승 7령, 정용 5령
금오위	7000	정용 6령, 역령(役領) 1령
천우위	2000	상순(常順) 1령, 해령(海領) 1령
감문위	1000	1령

각 위에 딸린 영들 중 전투부대는 보승(保勝)과 정용(精勇)으로 불린 영들이었습니다. 보승과 정용의 구분에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보승은 보병, 정용은 기병으로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지방에 배치된 정용들에는 마대(馬隊), 쇠뇌부대인 노대(弩隊), 보병 등으로 구분이 되기도 했고, 정용과 함께 배치된 보창(보승)에는 이러한 구분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것으로 보았을 때, 보병과 정용은 순수 보병, 기병 부대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보았을 때는 정용은 기병뿐만 아니라 다양한 임무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부대이고 보승은 병력의 주력이 보병으로 구성된 것을 일컫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용과 보승이 배치된 좌우위, 신호위, 흥위위는 2군을 제외한 6위의 총병력 4만 2천명의 75%에 해당하는 3만 2천명의 병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좌우위, 신호위, 흥위위는 따로 3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들은 평상시에는 수도 개경을 방비하고 방수(防戍)라 하여 1년 단위로 변방 수비에 복무하고, 전쟁 시에는 출정군으로 편성되기도 하였습니다.

금오위는 지금으로 말하자면 경찰과 비슷한 존재(단 군사적 색채가 매우 강한)로써 비순위(備巡衛)라고도 했습니다. 수도인 개경의 치안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임무를 맡았으므로 이들에게는 보승보다는 더 강한 전력인 정용이 6령이나 배치되었습니다. 하지만 도성의 치안뿐만 아니라, 도성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잡일을 처리하기 위해 사역부대인 역령도 1령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천우위는 왕의 행차를 호위하거나 행사에서 활동하는 의장대 역할을 맡은 부대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역할 뿐만 아니라 궁중에서 사용하는 물자들도 해령이라는 부대를 통해 수송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하네요. (이건 제가 참고한 책의 이야기들이고 저의 생각으로는 해상에서 개경을 지키는 것+개경의 외항인 벽란도의 치안 담당도 하고 있었지 않나 싶네요. 물론 근거는 없으므로 .. 무시하셔도 됩니다.)

마지막으로 감문위는 도성의 모든 성문 방비를 맡았다고 합니다.

부대	병력수	지휘관	품계
대(隊)	25명	대정(隊正)
오(伍)	50명	오위(伍尉)/교위(校尉)	정9품
? (알려진 바 없음)	200명	낭장(郎將)	정6품
		별장(別將) - 보좌	정7품
		산원(散員) - 보좌	정8품
영(領)	1000명	장군(將軍)	정4품
		중랑장(中郞將) - 보좌	정5품
군(軍), 위(衛)	1000명~13000명	상장군(上將軍)	정3품
		대장군(大將軍) - 보좌	종3품

2. 지방군

-고려의 지방군은 군사적으로 중요한 지역인 양계(陽界)에 배치된 주진군(州鎭軍)과 나머지 5도에 배치된 주현군(州縣軍)으로 구분되었습니다.

5도 주현군을 구성하는 병종으로는 보승, 정용, 일품군(一品軍) 등이 있었습니다(물론 이품군(二品軍), 삼품군(三品軍)도 있었습니다만 일품군보다 급수가 낮은 병사들로써 전투보다는 거의 노역일을 더 많이 하는 부대)이 있었습니다. 5도의 주현군 총병력은 보승이 8601명, 정용이 19754명, 일품군은 19882명으로 모두 48237명이었습니다.

주현군의 장교는 그 지역의 향리들이 맡았습니다. 이들은 궁술을 시험해서 실력과 직제에 따라 교위와 대정으로 임명되었습니다. 하지만 전시에는 그 지역 출신의 장군, 중랑장, 낭장 들이 중앙에서 파견되어 이들을 지휘했습니다.

양계를 지키는 주진군의 전신은 태조가 만든 개정군(開定軍)에 있었습니다. 태조는 북계의 골암성에 개정군 3천명을 보내 수비하게 하고, 안북부에 성을 쌓고 박권을 진두(鎭頭)로 삼아 개정군 7백명을 지휘하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개정군은 훗날 주진군으로 이어졌습니다.

북계 주진군에는 초군(抄軍), 좌군(左軍), 우군(右軍), 보창(保昌)의 기본 병종과 신기(神騎), 보반(步班), 백정(白丁: 노역도 하고 전시에는 전투부대로도 참전.) 등이 있었습니다. 동계 주진군에는 초군, 좌군, 우군, 영새(寧塞)의 기본 병종과 공장(工匠), 전장(田匠), 투화(投化), 생천군(?川軍), 사공(沙工) 등이 있었습니다.

주진군은 그 지역의 백성들뿐만이 아니라 중앙군이나 이민족 부대, 용병 등을 포함하여 부대를 구성하였습니다.]

*출전: 고려 거란 전쟁 (안주섭 지음), 전쟁과 역사2 -거란, 여진과의 전쟁- (임용한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