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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상 선생님을 만나 약 한 시간 동안
‘네트워크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먼 길 왔다며 점심식사도 대접해 주셨습니다.
2009년 11월로 네트워크 사업은 종료되었고
현재 이 네트워크 사업과 함께 다른 업무도 병행하며
계속 지역사회를 두루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사업은 당사자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사업
네트워크 사업을 진행하면서 중심 기관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네트워크 사업은 각 기관이 그 위치에서 잘 역할하면서
서로 필요한 부분에서 협력하는 것 아닌가.
그러니 각 기관의 독립성을 잘 유지하면서
함께 해야 하는 부분이 잘 협력될 수 있도록 조정하는 일이 네트워크 사업이다.
금천구 네트워크 사업은 금천구 안에 계시는 어려운 이웃,
특히 여성 가장의 소외에 집중하고 있다.
여성 가장을 돕는 촘촘한 그물망을 만드는 것이 본 네트워크 사업의 목적이다.
사업의 첫 해는 조금 힘들었다.
각 기관마다 서로의 입장을 확인해야 했고 기관들이 서로 어떤 일을 하는지 몰랐다.
한 지역에 있는데도 말이다.
복지기관끼리 관계가 이정도면 다른 영역, 시민단체 등과의 관계는 더 하겠구나 싶었다.
그러나 이런 기관들의 관계를 주선하면서도 핵심을 놓치지 않았다.
네트워크 사업은 기관들끼리의 네트워크만 형성하려 하다가
자칫 정말 중요한 당사자의 네트워크를 소홀히 하기 쉽다.
지역 안에서 여성 가장을 잘 도울 수 있는 당사자 중심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 지역에 여성가장이 계시면 그 분이 어떤 기관의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잘 안내한다.
그리고 그 분을 담당하는 기관과도 협력하여
다른 기관에서 담당하는 여성 가장이 그 기관의 도움도 받을 수 있게 연계한다.
또한 지역사회 다양한 기관, 단체들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여
여성 가장이면서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는 분이 계시지 않게 살피고 있으며,
그러한 네트워크로 인해 여성 가장으로 살아가기 어렵지 않은 지역사회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첫 해에 약 500여 가정을 방문하여 조사하였고
지금까지 새로운 가정만 약 400여 가정을 만났다.
여성 가장이 느끼는 큰 어려움이 자녀 양육 문제와 주거문제인데,
자녀양육의 문제는 지역아동센터연합회와 잘 협력하여 풀어가고 있고
주거문제 또한 다양한 정보(무료임대, 전세임대 등)를 관공서 등과 연계하여
수시로 살피면서 제공하고 있다.
(이런 일을 맡고 있다면 이는 여성가장지원센터나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은 아닌지 궁금했습니다.
네트워크 사업의 정체성에 맞게 일하는 것은
각 기관의 협력구조를 만드는 것은 아닌지 여쭸습니다.)
기관간의 협력을 위한 밑거름
그 동안 우리 구 안에 기관들은 각자의 사업 안에서 열심히 일해 온 경향이 있다.
서로를 잘 모르고 이렇게 일하게 되면 갈수록 협력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지역의 변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성 가장이 살기 좋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혼자 해낼 수 없다.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 여성가장을 여러 기관이 함께 도와보자는 취지로 협력하는 것이다.
우리 구 안에서 계신 여성가장 중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하시는 분,
특정한 정보를 필요로 하시는 분 등 어려움에 처한 분이 계시면
적절한 기관을 소개하고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을 안내한다.
이런 방식으로, 여성 가장을 지원하는 것을 구실로
각 기관들이 협력하여 일할 수 있게 네트워크 센터가 거드는 것이다.
공동모금회의 3년 지원 사업으로 이 네트워크가 운영되고 있는데,
이 사업이 끝나도 이렇게 조금씩 만들고 다져가는 네트워크를 통해서 여성 뿐 아니라
아동, 노인, 장애인 등의 어려운 이웃이
이를 통해 계속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며 노력하고 있다.
여성가장을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잘 도왔던 경험이 쌓이면
다른 일에서도 이런 ‘네트워크’를 이야기 할 수 있다.
혼자가 아님을 느낄 수 있게
여성가장 지원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복지관의 지원은 한계가 있다.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 할 수 있게 돕는 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어쩌면 불가능한 일을 목표로 삼고 일하게 되면 복지관도 힘들어진다.
또한 경제적으로 안정되게 도왔다고 하자.
그 결과 수급대상자나 여성가장 지원 대상에서 탈락되었다면,
그래서 당사자의 삶이 더 힘들어졌다면 어떻게 할까?
우리의 지원이란 것이 다른 목표를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렵고 힘든 삶이지만 그래도 힘들 때 찾아가 상의할 사람이 있다,
부탁할 사람이 있다,
같은 처지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네트워크 사업에서도 크게 관심 갖는 것은
여성가장들의 모임과 그 가정에 관심 갖고
이웃이 되길 원하는 분들과 관계 맺게 해 드리는 일이다.
물론 3년이라는 시간적 한계가 있다.
그러나 옳다고 생각하는 뜻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게 되면 좋은 결과들이 찾아온다.
끝으로
사회복지사들이 조금 더 자유롭게 일했으면 좋겠다.
자원봉사자들은 주말에도 활동한다.
그러나 사회복지사들은 주중에만 근무한다.
만나는 지점이 다르다. 일하는 시간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일하는 장소도 자유로워야 한다.
특히 복지관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는 지역사회를 두루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많이 만나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이런 방식으로 일해야 한다.
그렇다고 새로운 방법, 새로운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변화를 원한다면 당장 내 일에서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조금씩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단계를 촘촘히 만들어 하나 씩 이뤄가면서 나아가다 보면 가능할 것이다.
- 끝
첫댓글 "당사자 중심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핵심" vs.
"네트워크 사업의 정체성에 맞게 일하는 것은 각 기관의 협력구조를 만드는 것은 아닌지?"
안산에도 네트워크센터가 있어 사업을 했었는데, 직접적인 서비스 보다는 기관간의 네트워크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것이 결국은 이호상 선생님의 말씀처럼 당사자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지요. / 변화를 원하다면 당장 내 일에서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 공감합니다. 한 번에 다 바꿀 수 없으니 조금씩.. 조금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