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우산峰 -神仙봉 -갑하山 산행 후 현충 원을 참배하다.

[팡팡]

대전, 우산峰 -神仙봉 -갑하山 산행 후 현충 원을 참배하다.

                                                      (대전광역시 유성구, 충남 공주시 반포면)

다음 불 로그:-kims1102@

가을의 문턱에서 자연이 부르는데 한낮의 태양은 뜨겁기만 하다.

가끔 하늘을 덮는 먹장구름과 멀리서 올라오는 태풍소식 모두가 다 아직

한 여름의 느낌을 우리에게 던져준다.

그런데 달력을 보면 어느덧 입추가 지났고 이젠 또 다른 계절을 준비해야하는

시간들이다

처서가 지나면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조석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려나.

 

당신이 기쁘게 해주실 때면

저는 이따금 생각해요

이제 죽어도 좋겠노라고

이 목숨 끝까지

행복하게 살 거라고요

먼 훗날 당신이 늙으시면

그리하여 나를 생각하시면

나는 지금과 같은 모습이겠지요.

아직도 젊은 여인을

당신은 여전히 간직하실 테지요     (베를톨트 브레히트의 詩 “사랑의 노래”)

 

 어제는 칠석(七夕)날이었는데 비가 내렸다.

칠석은 전설 속의 견우와 직녀가 서로 만나는 날로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는

음력 7월 7일에 각 나라의 전통적인 행사를 지낸다.

칠석날 저녁에 은하수의 양쪽 둑에 있는 견우성(牽牛星)과 직녀성(織女星)이

1년에 한번 만난다고 하는 전설에 따라 별을 제사지내는 행사이다.

옛날에 견우와 직녀의 두 별이 사랑을 속삭이다가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사서

1년에 한번 씩 칠석 전날 밤에 은하수를 건너 만났다는 전설이 있다.

이때 까치와 까마귀가 날개를 펴서 다리를 놓아 견우와 직녀가 건너는데

이 다리를 오작교(烏鵲橋)라고 한다.

칠석 때는 더위도 약간 줄어들고 장마도 대개 그친 시기이나 이때 내리는 비를

“칠석물”이라고 한다.

이 시기에는 호박이 잘 열고, 오이와 참외가 많이 나올 때이므로 민간에서는

호박부침을 만들어 칠성님께 빌었다.

오늘 새벽에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대전 갑하山산행이 불가능할 것 같았는데

아침에 일어나 바깥을 내다보니 구름만 끼어 있고 비는 그쳐있었다.

부랴부랴 산행준비를 하고 광주역광장에 도착하니 아침 공기가 시원하다.

비는 더 이상 올 것 같지는 않은데 심약한 회원들이 무더기 산행취소로

오늘은 29명의 회원만 갑하山산행에 참여했다.

“한솔산악회”는 비 때문에 산행을 취소했다고 한다.

산행버스가 대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날씨가 점점 풀리고 해가 나왔다.

해가 나오면 무척 더울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모레가 처서다.

처서(處暑)는 입추와 백로 사이에 드는 절기로 이 무렵이 되면 입추 무렵까지

기승을 부리던 더위도 한풀 꺾이면서 아침, 저녁으로 제법 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처서(處暑)”라는 말은 바로 여기서 비롯되었다 한다.

이때가 되면 논둑이나 산소(山所)의 풀을 깎아 벌초를 하는데 처서가 지나면

풀도 더 자라지 않기 때문이란다.

또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속담처럼 모기의 극성도 사라지고,

농부들은 여름내 매만지던 쟁기와 호미를 깨끗이 씻어 갈무리한다.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에서 김수영 詩 “풀”)

 

산행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되었다.

오늘 산행코스는 반석마을에서 출발,

흔적골산 -우산峰 -금배峰삼거리 -신선봉 -갑하山 -국립대전현충원주차장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거리는 10km, 약 4시간소요 코스로 하산시간을 오후 3시로 정했다.

아파트가 들어서고 도시의 급격한 발전으로 산행초입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다

동네사람에게 길을 물어 세미래공원에서 우산峰을 오르는 입구를 찾았다.

오늘은 연로한 2분을 제외하고 27명 회원이 모두 산행1팀으로 합류했다.

발 빠른 산행1팀의 선두는 눈 깜작 할 사이에 우리들 시야에서 멀어져 버렸고

13명의 후미 팀이 한 조가 되어 생사고락을 같이 하기로 했다.

잘 관리되고 있는 세미래공원을 빠져나오자 우산峰으로 오르는 산길이 나왔다.

산행이 시작되면서 바람이 멈춘 숲길은 햇살까지 비추면서 무척 더웠다.

온몸에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더위와 싸워야하는 여름산행은 체력이 문제다.

 

 -우산峰(雨傘)은,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있는 높이 573m의 산으로,

계룡산 천황峯(845m) 산줄기가 백운峰(536m), 갑하山(469m)을 거쳐 금강에

이르기 직전에 솟은 봉우리란다.

계룡산의 꼬리에 해당하는 산으로,

이름 그대로 정상이 마치 우산을 편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산의 등마루에는 소나무가 많아서 걷기에 편하며 암릉과 암벽으로 이뤄진

산세가 만만치 않았으며 계룡산의 모습이 멀리 보였다.

우산峰에서 점심을 먹고 금배峰삼거리를 지나 신선봉으로 향했다.

여성회원 한 사람이 점심 먹은 게 체해서 응급조치를 하느라고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신선봉(神仙峯)은,

충남 공주시 반포면에 있는 570m의 계룡산 연봉 중의 하나로 신선봉이라는

명칭은 흔한 산봉우리 이름 중 하나라 한다.

봉우리의 모습이 신선의 모습 또는 봉우리에 올랐을 때 자신이 신선(神仙)처럼

느껴진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산이 능선으로 이어져 걷기가 좋았으며 아파트가 밀집된 대전 시내의

전경(全景)이 내려다 보였다.

반대편으로는 한적한 시골모습도 보였으며

여니 산처럼 바위가 많았고 내려다보는 주변 풍광이 아름다웠다.

-갑하山(甲下)으로 올라갔다.

갑하山은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있는 높이 468m의 그리 높지 않는 산이었다.

계룡산국립공원 근처에 있는 산으로 암릉과 숲이 잘 어우러져 있었으며 전망이

매우 뛰어났었다.

이 지역의 옛 지명이 갑소였으며 이후 갑골, 갑동으로 부른 데에서 산 이름이

유래한다고 했다.

세 개의 봉우리가 불상(佛像)을 닮았다고 하여 삼불峰(三佛)이라고도 하는데

주변에는 계룡산국립공원을 비롯하여 산 아래에 국립대전현충원이 있었다.

 

산 정상에서 시계를 보니 산행 마감시간인 3시가 이미 넘어버렸다.

산행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환자가 발생해 시간이 늦어진다는 내용과 먼저 온

회원들에게 전파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후미 팀들의 보행속도가 너무 늦고 더위에 지친 체력으로 속도가 나지 않는다.

특히 오늘 산은 물 한 방울이 없는 매 마른 산으로 여름 산행지가 아니라는

어느 회원의 얘기가 생각난다.

전원(田園)마을로 내려와 위치를 물어보니 갑동마을이란다.

산행버스는 국립대전현충원주차장에 있다고 했다.

시간은 오후 4시를 훨씬 넘었으며 회원들이 지쳐있어 산행버스를 불렀다.

하산시간을 지키지 못했다고 불평하는 회원들이 있었지만 불가항력이었다.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 묘소참배를 위해 발 빠른 선두 그룹 중 “로즈”는

부친묘소에 “기 자매”는 친척묘소를 참배하고 왔다한다.

나는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우리민족이 반만년의 오랜 역사를 지켜오면서

찬란한 민족문화를 꽃피우고

타민족의 무수한 침략을 물리치며

오늘날까지 민족사의 정통성을 굳건히 지킬 수 있었다는 것은

강인한 민족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보훈(報勳)의 성지(聖地)에서)

    

                                                                            (2015년 8월 21일)

[팡팡]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고귀한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국군장병의 영령앞에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팡팡]

자격증자료제공 N 비밀2015.08.22 17:24답글 | 차단 | 삭제 | 신고 알찬포스팅~ 팡팡님 잘봤어여~ 친구되어요.

[여우짱]

사진 때문에 글이 돋 보이네요. 멋지네요.